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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5월8일(막내)

babforme 2022. 5. 21. 16:00

어버이날, 오늘 엄마는 아주 기분이 좋은듯하다.

아버지가 지은 집에서 가장 오래 끼고? 산 막내딸이 요양원을 찾았으니......

신명 날 일 없이 더디게만 흘러가는 엄마의 요양원살이에서

그래도 어린이날에 이어 어버이날 엄마를 찾은 자식들이 엄마에게 위로였을까?

코로나가 만들어놓은 일상의 조건들이 의무가 된 삶의자릴 이해할 수 없는 엄마에게

  한동안 찾지않는 자식들은 서러움이거나 노여움이었겠지.

아니 잊혀짐이었을지도 몰라!

 

막내딸이 준비한 엄마 간식~
막내딸이 좋은 엄마는 온전히 눈을 뜨고
요양원에서 준비한 어버이날 특식?(갈비찜이 통째 올라간)-첨이다.
막내딸이 쥐어준 손고상을 꽉 쥐고 입에 있는 밥이 아직 넘어가지도 않았는데.....
막내딸과 즐거운 한 때

엄마를 만나고 직장이 있는 경상도 먼길을 되돌아가야하는 동생이 꺼이꺼이 전화기 너머로 울고 있었다.

미처 마음준비도 제대로 못한 채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신 뒤 취약시설의 면회가 금지되고

엄마도 동생도 두오빠네도 마치 차례가 된 것처럼 코로나19 변이종 오미크론이 당연히? 찾아온 날들~

일상의 조건이 엄마와 자식들을 막고 있었다.

그렇게 요양원살이 4달째인 엄마를 처음으로 면회한 동생은 가슴에 꾹꾹 눌러놓았던 아픔을 토해낸다.

산청에 있는 한 수도원,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는 동생눈엔 엄마가 계신 친정동네 요양원이 참 그런가 보았다.  

내차로 모시고 간 엄마를 요양원 침대에 뉘어두고 나오며 살펴본 후줄근한 시설,

면회 때마다 거슬리던 시시콜콜한 것들이 이제는 눈에 익어

시골에 있는 사설요양원이라 그러려니 애써 마음을 다잡는 내게 동생은 다다다 푸념을 한다. 

'앞세울게 헛된 말뿐인, 영업만 일삼는 떠들썩한 원장과

일단 유사시 계단말고는 변변한 대피시설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건물, 입소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도 없이

정원에 무한대로 쏟아져 내리는 게 햇살과 바람인데 해바리기도 바람맞이도 한번 못한채 사육당?하는 엄마......'

 

그래, 어쩌지 못해 속상한 맘에 풀어대는 니 맘 안다. 그래도 그곳에서 자식들이 지들 사느라 못하는거 해주잖니.

어찌됐든 음식을 거부하던 엄마가 거기선 맘대로 굶을 수 없어 억지로라도 세 끼니 드시고,

한달에 두번은 촉탁의도 찾아와 시늉뿐이라해도 청진기를 대보니 슬프지만 집에 계신 것보다야 나은거지.

 

'엄마가 전화기가 있음 좋겠대. 그래도 자주가는 언니가 하나 개통해서 갖다드려줘. 나더러 날마다 전화하래.

막내딸 목소리라도 듣는다고......'

 

그래~ 먼길 조심해서 운전해라, 엄마의 먹먹한 현재가 우리의 내일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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