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2022년 2월 23일(음1.23.)네번째 엄마 면회 - 아흔네번째 엄마 생신 본문
아흔 네번째 엄마 생신,
코로나19 확산세에 면회가 금지되면서 갑작스레 요양원으로 모시게 된 엄마를 설에도 만날 수 없었다.
코로나19 변이종 오미크론인가 몬가는 땅 넓은 줄 모르고 확진자를 늘려나가고
설 지나 면회를 다녀온 큰오빠네가 코로나19 때문에 당분간은 면회가 안된다며
요양원에서 면회허용 연락올 때까지 면회가지 말라고 한다.
이러다 엄마 생신에도 면회가 안될 것 같아 마음이 불안불안~
설에 볼 줄 알고 세번째 면회 때 별 말씀 안드렸는데 논네 많이 서운해하고 기다릴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혹시나 면회가능 연락이 생신 전엔 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기다렸으나 벌써 낼모레가 생신.
막내도 설 병원올 때 시간 좀 내려다 직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설 병원행이 미뤄졌다.
더 이상 기다리기만 할 수 없어 21일 저녁 요양원으로 문자 한통을 보냈다.
혹시 면회 거절당할까 가슴 두근대며 답 문자를 기다리고 있을 때 걸려온 원장의 전화~
몹시 흥분해 자신은 면회를 금지한 적이 없다고 오빠에게 따지란다.
이게 몬소리? 몰 따지라는거~!
느닷없이 전화해 오빠에게 따지라니 내가 따지려 문자를 한 것도 아니고
엄중한 때라 조심스레 부탁 아닌 부탁을 한건데..... 웃기는 ㅇㅇ같으니라구~
속이 상해 몬소리냐 같이 블라블라~
결국 면회와라, 와서 자신에게 전화하면 직원에게 문열어주라하겠다로 정리.
그동안 필요에 따라 혼자하는 아무말 대잔치더니
그 아무말의 끝판을 보여주는거 같아 전화를 끊고도 부글부글!
어쨌든 엄마생신에 면회를 갈 수 있게 되었으니 그나마 참 다행이다.
간단하게 밥과 미역국, 작은 케잌 하나만 준비하면 되니 그닥 바쁠 것도 없다.
엄마 생신 전날 밤, 큰아들이 할머니와 생일이 같은 엄마와 할머니를 위해 끓인 미역국!
엄마생신이며 내 생일인 아침,
아~ 미역국이랑 밥이 따듯해야 하는데 어떻게 가져가지~?
도시락 쌀 일이 없었으니 보온도시락도 없고 낭패다. 잠깐 고민, 그래~ 보온도시락을 하나 사자.
화서시장으로 장보러 막 나가려는 때 걸려온 큰오빠 전화,
내가 보낸 문자 받고 전화했던 원장이 나랑 전화 끊고 바로 큰오빠에게 전화해 블라블라한 모양.
원장이 직접적으로 면회를 금하진 않았고, 사무장 서슬에 알아서 긴거라나 모라나 에궁~ '이거야 참'이다.
어쨌든 원장과 통화한 내용가지고 큰오빠에게 블라블라 속풀이를 하고 화서시장으로 호다닥~
보온도시락 하나, 케잌과 딸기, 포도, 엄마가 좋아하셨던 해파리냉채를 한팩 산다.
점심먹기 전 엄마에게 갈 준비는 끝이 났다.
어제 옆지기 수술실 들여보내고 병실에 있을 때 '엄마생신 어떻게 한다냐?' 묻는 큰언니 전화를 받고,
원장과 했던 통화내용 다시 전하며 큰언니도 엄마생신에 함께 가기로~
드뎌 엄마 생신 챙기러 두 딸이 안흥으로 출발한다.
나름 잘찍고 싶었던 동영상은 엉망진창 지맘대론데, 엄마는 기분이 아주 좋다.
'저녁드시기 전 간식처럼 엄마 생신 미역국 두 숟가락만 드셔요.'
손주가 끓인 미역국이라니 철이가 미역국도 끓일 줄 아냐며 기특하다고 맛나게 드신다.
코로나 시국이라 면회를 어떻게 오겠느냐고 엄마 걱정하지 말라고, 밥도 잘먹고 잘지낸다고,
잠을 못자 힘들지만 잠 안오는 건 늘 그랬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편하게 말씀도 많이 하시고
화가 나서 눈 감은 채 쳐다보지도 않던 엄마가 눈을 떴다.
별일 크게 없던 지난해 10월쯤의 엄마로 돌아가 자식들에게 고맙다고~
이제 코로나19가 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 엄마에게 안가도 될 것 같다.
사무장은 지속적으로 기분 나쁜티를 팍팍 내고,
그렇잖아 오미크론 확진자 늘어나는 때에 살짝 온 면회라 우리도 맘이 편하진 않은데
사무장은 그것을 파고 들며 툴툴거리는 말과 행동으로 계속 우리를 공격?한다.
그래도 우린 꿋꿋하게 할 건 다했다.
외부 음식이라 안된다며 화내는 사무장 눈을 피해 눈치껏 엄마에게 미역국도 먹여드렸고
케잌에 촛불켜고 '생신축하합니다~' 노래도 불렀다.
수다도 떨고 마무리 기도(주모경)도 잘바쳤다.
30분 좀 넘은 시간, 우리의 면회가 두고두고 못마땅했던 사무장이 이러는 게 효도가 아니라며
자기 맘대로 엄마 휠체어를 밀고 들어가면서 또한번 언니와 나를 '생각없는'사람 취급을 한다.
'이럴거면 면회 안된다 거절을 할 것이지, 오라고 해놓고는 참~!'
동창 친구네 가게에서 찐빵을 사며 덤도 넉넉히 받고, 엄마생신이라 요양원에 왔다가는 길이라며
눈물바람인 내게 생일축하 감자떡도 통크게 한봉지 선물한다.
친구야 디따 당케, 잘먹을게~
어쨌든 별일없이 엄마 면회도 하고 우리가 원하던 것은 다 했으니
돌아오는 차안, 그래도 맘이 넓은 우리가 ㅎㅎ 웃으며 이해하기로 한다.
그래~ 혹시 모를 불상사, 감염의 위험 때문에 사무장은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 거고,
우린 아쉽게나마 엄마 생신 챙겨드릴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된거고, 모두 잘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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