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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2022년 1월 21일, 엄마 요양원 입소 뒤 세번째 면회

babforme 2022. 1. 22. 23:34

재택하는 아들과 점심을 먹고 엄마에게 간다.

미리 준비해 놓은 유기농 작은 음료 세트를 챙긴다.

엄마가 기다리는 요양원으로 출발이다. 오~ 근데 몬가 이상하다.

시동을 걸면서 차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신호가 들어오고 차가 기우뚱하다.

몬일이지? 통행로 가장자리에 붙여 차를 세운다. 이런~ 운전석 쪽 앞바퀴가 바람이 쫙 빠져 찌그러져 있다.

어제 주차할 때까지 멀쩡했던 차가 웬일? 어제 생협다녀온 것 밖에 없는데....

타이어에 박힌 커단 못이 원흉~

보험사에 타이어펑크 고장 접수하고 초조하게 기다린다.

엄마에게 갔다가 6시 무렵엔 동수원 톨을 빠져 나와야 세남자 저녁시간 맞추는데 이러다 못갈수도 있겠다.

엄마 많이 기다릴텐데...... 어쩐다? 고민하며 아들에게 톡, 엄마 차 타이어 펑크나서 할머니에게 못갈 것 같아~

펑크 때우고 감 되죠, 몬 걱정~ 쿨한 아들! 

그래, 타이어 펑크 때우고 걍 갔다오자. 퇴근시간 걸려 늦으면 좀 어떠리~

펑크가 나지 않았으면 여주 근처를 지날 시간인데, 엄마를 만나는 시간만큼 늦어졌다.

 

평소보다 한시간 남짓 늦게 도착한 요양원,

미안하다며 늦은 까닭을 설명했는데도 요양원 조리사(원장부인)가 대놓고 싫은티를 팍팍낸다.

바쁜 직원(요양사)들은 다른분들 보살펴 드리도록 면회시간을 따로 하지 않고

식당에서 엄마 저녁밥을 내가 챙기겠다는데도 짜증을 내며 궁시렁거린다.

외부인이라 안된다, 원래 면회가 안되는데~ 블라블라

그러면서 또 계속 불러대는 찬송가! (글쎄 그분이 즐겨받으실지 모르겠다.)

'어느 때든 면회된다 하지 않았냐? 그래서 엄마 여기에 모신거다.

내가 못올 곳 온 것도 아니고 타이어 펑크 때문에 늦어졌다고 양해 구하지 않았냐?

왜 자꾸 말이 바뀌냐? 몹시 불쾌하다.' 맞받아치는 내게

'그게 아니라~ 사모님은 어쩌구 저쩌구~' 직원이 중재를 하고

 

세번째 만나는 엄마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입을 꽉다물었다.
엄마의 저녁밥

쌀밥과 배추와 두부가 들어간 된장국, 김, 김치국물, 돼지고기가지볶음, 명란젓 약간으로

간단한 엄마의 저녁상이 차려졌다.

 

엄마에게 밥을 먹여주는 직원, 평소엔 반찬만 놔드리고 엄마가 수저질을 하신단다.
저녁 한상을 다 드신 엄마-이제 굶어 돌아가실 일은 없다.

직원은 친절했다. 조곤조곤 설명도 하고 내게 사모?(원장부인, 조리사) 변호?도 하며

엄마의 저녁 시간을 도와주었다. 엄마는 집에서보다는 좀 급하게 밥을 드시는것 같았으나

엄마몫으로 차려진 저녁밥을 직원 손길 도움받아 말끔하게 비우셨다.

이제 울엄마 살아계신 동안 생으로 배고플 일은 없겠구나 싶어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저녁을 드시고 딸과 함께 기분이 좋은 엄마- 면회차 식당으로 나오실 때와 다른 표정~
엄마와 다시 인증샷을 찍는다.

저녁을 다 드셨으니 엄마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간,

한시간 남짓했던 면회시간을 오늘은 늦어진 관계로 좀 빨리 끝낸다.

방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주모송이라도 바치자는 딸말에 엄마가 성호경을 긋는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딸과 함께 바치는 주모경 - 엄마 기억은 아직 문제없다.

기도를 끝내고 인증샷을 찍고 돌아서는 내게 직원이 한마디,

오늘 따님 기분좋게 돌아가겠네요. 밥도 다드시고, 기도도 틀리지 않고 잘하시는걸 확인했으니......

 

돌아오는 고속도로엔 어둠이 내리고

다음주엔 설이라 자식들 모두 함께 엄마를 보리라 기대?하며

엑셀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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