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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화서시장 나들이?를 나갔다가 꽃소풍에서 보게 된 함수화, 식물들이 살기에 그닥 마뜩잖은 아파트 거실에 더는 화분을 들여 식물들을 괴롭히지 않으리라는 결심은 꽃소풍 한켠에 서있는 함수화를 보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때맞춰 큰아들이 꼭 엄마만 위해 쓰라고 두둑히 쏴준 생일 축하금! 에고~ 때맞춘 실탄탓을 해야 하나 의지박약을 탓해야 하나? ㅎㅎ 요즘 아파트는 거의 모두가 집을 넓게 쓰려 모든 베란다가 확장된 상태다. 울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겨우 안방쪽에만 베란다가 남아있다. 이 베란다 한켠에 다른 식물친구가 살다가 떠난 빈 화분 몇 개가 있었지. 그중 하얀도기 화분에 함수화를 이사시켰다. 수형도 나름 균형잡히고 꽃망울도 풍성한 함수화를 꽃소풍 사장님이 가져오셨다. 베란다엔 이미 올망졸망 화분 몇 개와 내사랑..
오렌지자스민이 정말 오랜만에 꽃을 피웠다. 며칠 전 물을 주다 문득 눈에 들어온 올망졸망 제법 부푼 꽃망울에 '오~ 곧 꽃이 피겠네' 기특했는데 드뎌 오늘 뒤따르니 이 녀석이 꽃을 피웠다. 베란다에 나서자 알싸하게 풍겨오던 향기, 쌀알만하게 부푼 꽃망울이 향기 뿜으며 피어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떠난 앞서니보다 잎도 키도 거의 배 가까이 작았던 뒤따르니의 약진에 괜히 실실 웃음이 난다. 꽃과 함께 오랜만에 새순도 쑥 자라나와 이제야 잎끝까지 잰 키높이가 13cm정도..... 아! 참 다행이다~! 시름시름 하더니 그래도 앞서니랑 같이 떠나지 않고 잘버텨줘서.....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겨울 바람이 불며 바로 거실로 옮겨 온 오렌지자스민은 이번 추위를 간단히 비껴갔다. 기온이 오르고 햇살이 퍼진 오늘, 뒤늦게 덮어준 이불을 걷어 확인한 베란다에서 얼어버린 친구들 모습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제발 뿌리래도 성하길~ 베란다에 있던 친구들이 뜻하지 않게 동상을 입은 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는 친구들~ 근데 일찍 거실로 들어온 오렌지자스민도 뭔가 이상하다. 가루이인가? 아님 진딧물? 게다가 앞서니는 큰잎 하나에 병흔이 보인다. 햇살이 퍼져 좀 더 따뜻해진 시간 베란다 그늘에서 약을 뿌려주고...... 다시 자세히 살핀 오렌지자스민에 벌레흔적이 여전하다. 아~ 동백이에게 붙어 끈질기게 살아남아있는 고약한 그녀석이다. 다시 약을 흠뻑 뿌려주고 제발 잘 이겨내기를...... 세번째 약뿌려주기-..
펜덴스 Cotyledon pendens 돌나물과 남아프리카 원산의 다육식물. 여름에 분홍빛이 도는 주황색의 꽃을 피운다. 다른 다육이들과는 달리 잎꽂이는 잘안되고 삽목으로 번식. 햇빛과 물을 좋아한다. 속명 코틸레돈은 '떡잎'이라는 뜻으로 남아프리카 지역에 60여종 분포한다. 시누이네 농장에서 남편이 이 녀석을 데리고 온건 지난해 가을, 다른 화분들과 같이 베란다 한켠에 두고, 기분 내킬 때 물 한번씩 주는 게 다였다. 다육이(선인장)는 물을 자주 주는게 아니라는 기본 상식에 충실하게....그렇게 있는듯 없는듯 겨울이 지나고 2-4월은 코로나19에 정신팔린채 조마조마 총선까지 치루느라, 5월은 국가에서 처음으로 받아본 재난지원금에 행복해 하며 지나갔다. 햇빛이 그리운 녀석은 고개를 창쪽으로 쭈욱 내밀고 ..
해마다 봄이 되면 우리집 베란다엔 키큰 철쭉 두 그루가 화사하게 피어났다. 그런데 지난 겨울을 나면서 스물 세해를 변함없이 꽃을 피우던 한 녀석이 갑자기 떠나버렸다. 봄이 오면서 스므 해를 함께 한 다른 녀석이 시름시름 병색이 짙어지더니 그 많던 꽃망울 하나도 맺지 못하고 결국 다시 가버렸다. 농장에서, 꽃집에서 굵고 튼실하게 자라있었으니 최소 30여년을 꽃피웠을터, 때가 돼서 떠나셨는가~ 3-4년 전에 찍어 놓았던 사진~ 3단으로 모양을 만들고, 베란다 천정 근처까지 간 키도 정리해주었었지~ 스물 세해(울집에 와 산 햇수) 철쭉이 살던 화분 - 이곳에서 스물세해를 살아 꽃피느라 힘들었을까? 이 화분에서 또 한녀석은 스므해(울집에 온 햇수)를 살았다. 거의 서른해 이상을 품었던 철쭉을 떠나보낸 화분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