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함수화 본문
화서시장 나들이?를 나갔다가 꽃소풍에서 보게 된 함수화,
식물들이 살기에 그닥 마뜩잖은 아파트 거실에 더는 화분을 들여
식물들을 괴롭히지 않으리라는 결심은
꽃소풍 한켠에 서있는 함수화를 보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때맞춰 큰아들이 꼭 엄마만 위해 쓰라고 두둑히 쏴준 생일 축하금!
에고~ 때맞춘 실탄탓을 해야 하나 의지박약을 탓해야 하나? ㅎㅎ
요즘 아파트는 거의 모두가 집을 넓게 쓰려 모든 베란다가 확장된 상태다.
울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겨우 안방쪽에만 베란다가 남아있다.
이 베란다 한켠에 다른 식물친구가 살다가 떠난 빈 화분 몇 개가 있었지.
그중 하얀도기 화분에 함수화를 이사시켰다.
수형도 나름 균형잡히고 꽃망울도 풍성한 함수화를 꽃소풍 사장님이 가져오셨다.
베란다엔 이미 올망졸망 화분 몇 개와 내사랑 동백이가 꽃을 피우고
더하여 동백이가 앓고 있는 끈질긴 깍지벌레에 감염이 될까 걱정이 되어
함수화를 거실 창가에 자리를 잡아 주었지.
건조하고 훈훈한(?) 실내에서 잘버텨주려나 걱정이 앞서지만, 어쩔 수 없다.
따로 불을 넣지 않았어도 훈훈한 거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함수화가 피기시작했다.
더하여 잎사귀도 몇 개 떨어져 있고~
그리고 한주간 사이에 그 많은 꽃망울들이 활짝 피었다.
더 많은 나뭇잎들이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고~
처음 이사올 때 제법 풍성했던 함수화는
늦가을나무처럼 휑한 가지를 보여준다.
아파트 거실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잘이겨내 내년에도 함수화는 이쁜 꽃을 피워줄까?
식물친구에게 또 못할 짓을 한 건 아닐까 싶어 눈길이 자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