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수수부꾸미 (5)
소소리바람이 불면~
1주가 참 빠르게 흐른다. 지난주엔 큰언니랑 엄만테 다녀왔는데, 그날 좋았던 컨디션을 엄마가 지속하고 있으려나? 엄마는 오늘도 쾌청하다. 한가위부터 최상의 컨디션~ 바로 숸딸 ㅁ수니가 왔다고, 목소릴 가마니 들어보니 ㅁ수니가 맞다시네~. '엄마~ 오늘은 딸이 수수부꾸미 가져왔다. 옛날에 엄마가 수수부꾸미 잘만들어줬잖아. 롯데몰에 갔는데 수수부꾸미를 팔더라구, 그래서 옛날생각하면서 드셔봐. 수수부꾸미?' 엄마는 손톱만큼 떼어 넣어드린 수수부꾸미를 두어번 받아드시곤 이내 딸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커피 안가져왔니? 커피 가져왔음 커피줘~ ㅇㅎㅎ~ 알써요. 딸을 기다린게 아니라 커피를 기다린거쥬?' 농을 던지는 딸에게 '아니야, 딸이 더 좋은데 딸이 커피를 가지고 오니까 커피도 맛있는 거지......' ㅎㅎ ..
간단하게 간식 챙겨 엄만테 가는 길, 지난주 마치 조증이 발현된 것처럼 방방 들떠 계시던 엄마는 오늘 어떤 모습을 딸에게 보여줄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지난주와 확연히 다르다. 지난주엔 마치 조증처럼 방방 들떠 행복하시더니 오늘은 새초롬한 새색시가 되셨다. ㅎㅎ 이거야 참나원이다~ '누가 왔을까요? 몰라요. 엄마 이름은요? 저요? 제 이름은 유춘자예요. 정말 엄마 이름이 유춘자가 맞아요? 네, 유춘자예요. 아닌가요? 아니 맞아요. 유춘자씨~ ㅎㅎ 연세는요? 아흔다섯, 나이를 많이 먹었어요. 그렇네요. 아흔다섯이면...... ㅎㅎ 근데 엄마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글쎄요. 누구신지..... 엄마가 좋아하는 커피 가지고 오는 사람인데 누굴까? 커피요? 커피갖고 왔어요? 네, 그럼 커피주세요. 커피 ..
롯데몰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수부꾸미 매대~ 늘 있는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생겼다 없어지는 매대였지. 옴마~ 반가운거, 예쁘게도 구웠네. 크기도 좋다. 1장에 3,000원 4개들이 1팩에 1만원씩 팔고 있는 수수부꾸미를 2팩 사들었다. 냉동실에 잘 얼려두었다가 한가위 명절, 요양원에 계신 엄마 면회갈 때 챙겨다드려야겠다.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그리운 음식 중 하나~ 어려서 엄마는 설 무렵이나 대보름 앞뒤로 아주 가끔 수수부꾸미와 총떡을 만들어주시곤 했었다. 기름냄새 귀했던 그 시절, 엄마가 소당에 들기름 휘리릭 두르고 구워주던 수수부꾸미는 천상의 맛이라 할만큼 맛있었지. 그래서였나~? 소꿉놀이 할 때도 진흙을 물에 개어 수수부꾸미 만드는 시늉을 하며 놀았다는~. 뜨거운 소당에 수수가루 반죽을 두손으로 꾹..
본당 식구들 모두 열심히 준비했던 본당의 날 기차 여행! 드뎌 오늘이다. 맡은 역할에 따라 봉사자들은 6시 20분까지, 교우님들은 6시 40분까지 숸역 2층 대합실로 모이기~ 인원 파악하고, 기차에 오르기까지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 무사히 탑승완료, 8호차 탑승완료 보고를 끝으로 자리에 앉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타는 기차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따뜻하다. 엄마 품같은 평안한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지..... 우리 8호차는 가장 끝에 있어 물리적으로 타는데도 내려서 나가는데도 가장 많이 걸어야 하는 자리, 근데 우리 차에 다리가 편찮으신 어르신이 계셨다는게 문제~ ㅠㅠ 숸서 출발할 때는 쉬엄쉬엄이 가능했으나 목적지에서는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여야 하니...... 게다가 제천시에서 제공한 관광버스도 ..
엄마가 기다리던 손주 후니가 9시 반 쯤 도착하고 성당에서 끓여온 청국장으로 아침을 차린다. 당신은 안드시면서 자식들 밥먹으라 성화시던 엄마 앞에서 짐짓 더 웃고 떠들며? 밥을 먹는다. 요양사선생님이 출근하고 엄마가 준비한 용돈도 받고 집을 나선다. 시간 넉넉한 후니도 할머니 앞에서 울 것 같아 더 못있겠다고 우리 나설 때 같이 나간단다. 후니는 다음 일정에 맞춰 원주로 우리는 우울한 기분 바람이나 쐰다고 엄만테 오기전에 계획한 치악산으로 출발!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있는 아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천천히 찻길 옆에 잘 만들어놓은 데크를 따라 걷는다. 구룡야영장을 지나고 한참을 걸어 드디어 신흥주차장에 도착, 옆지기는 여기도 주차장이 있는데 저 아래 주차장에서부터 걸어왔다 억울해하고 나는 ㅎㅎ 웃으며 구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