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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면회를 신청하고 한참 뒤에 엄마가 나오신다. 컨디션이 좋으신지 면회실로 나오며 'ㅁ수나~' 하고 크게 이름을 부르는 엄마다. '엄마, 난줄 어떻게 알고 이름을 불러요? 내가 올 줄 알고 있었어? 그럼~! 니가 ㅁ수니잖아. 오~ 대단한데, 딸이 온 걸 알고 이름을 부르다니......' ㅎㅎ 시작은 좋다. '섬바골(선바위골)에 배 떠있는거 봤니? 어~ 섬바골에 배가 있었나? 엄마 난 못봤는데..... 신이 떠내려갔어. 섬바골 그 깊은 물에 엄마 신이 떠내려갔다고? 내가 가서 건져올까? 그래, 갈아앉아있음 건지면 되는데 떠내려가서 없지? 엄마~ 없네, 떠내려갔나봐. 이왕 떠내려간거 걍 한켤레 다시 사지뭐~ 신발이 없다. 신발이 없어. 신을 잊어버렸잖아~ 어떻하지? 신을 챙겨와야 집에 가는데...... 너 집에..

그동안 생각으로만 넘치던 오랜 기억 한자락을 블로그에 기록.정리하기 시작했다. 노트북 바탕화면에 몇 년째 얌전히 저장돼 있는 14년전 캄보디아 여행사진첩~ (엄마랑 아이들이랑 태국으로 갔던 첫 해외여행도 17년만인 지난해 가을에서야 간단하게 블로그에 기록 정리를 했으니 나의 게으름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몸담고 있던 조직에서 오랜기간 바오로사도의 발자취를 찾는 여행을 준비했었지. 가난한 살림살이, 가벼운 주머니 힘들게 6년을 참아 넘기며 아끼고 아껴 모은 1천만원 큰돈~ 두 아들 중학생이니 고등학교 가기 전 함께 가보리라 엄청 열심히 준비했다. 동네 꼬맹이들 공부 봐주며 조금씩 들어오던 사례금 쪼개어 살림에도 보태고, 눈앞에 펼쳐질 터키를 그리며 참 열심히 모았다. 총알이 마련되고 20일 일정의 터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