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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까페 시골편지

babforme 2020. 10. 23. 14:36

지난 5월, 다시 책을 정리하면서

오랜 동무에게 들어 알게된 한 까페에 책을 보내기로 했었다.

사람살이는 참 알 수 없는게 동무의 친척동생이 친정동네에서 까페를 운영한다고 했다.

주소를 보니, 말무덤이라 부르던 동네 어디쯤이었다.

그렇게 책을 보내주기로 약속을 하고도

책은 박스에 담긴 채 근 다섯달을 우리집에서 떠나지 못하고 묵삭였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이 까페에 어울릴까 하는 생각과

까페 사장님이 맘에 안들어 할수도 있는 헌책(?)을 착불로 보내는 게

괜히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싶어 엄마보러 친정갈 때 가져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기회를 보고 있었다.

사이에 몇 번 친정엘 갔지만 짬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 자꾸 만들어지면서 시간은 흘렀다.

그러다가 더는 미루면 안되겠다 싶어

재택하던 큰아들이 주에 두 번 출근하는 하루를 D-데이로 잡아 문득 고속도로를 달렸다. 

 

트렁크에 얌전히 앉은 책 - 커단 시장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다시 추리고 추려 100여권으로~

 

 열심히 달려 말무덤 근처에 도착, 대강의 느낌으로  좁은 시골길을 살피니

 '시골편지'라는 조그만 팻말이 눈에 스친다.

차를 돌려 다시 팻말이 가리키는 더 좁은 길로~

마침내 마주한 시골편지!!!

 

 

어린 자작나무는 시가 적힌 벽을 살짝 가리고~

 

 

길가 꾸밈돌에도 시가 쓰여있다.

 

까페사장님 바깥선생님이 시인이라더니 지천에 시다.

 

 

까페 안

 

까페 안 2층 다락

 

 

2층 다락이 이제부터 책이 있을 곳이다.

 

내 걱정과는 달리 서글서글한 사장님이 아주 반겨주신다. 언니에게 얘기 들었다며~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잠시 수다, 동무얘기도 하고 책 배달이 늦어진 까닭도 얘기하고

책 정리하면 다시 배달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동무를 사이에 두니 초면도 구면인듯 낯설지 않다.

 

작은 목조 건물 한채가 오롯이 까페다.  

 

이 시골에 까페가 들어서 성업중이라니

그곳에서 중학교까지 다니고 대처로 나간 촌아낙은 생각도 못했던 변화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망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sns는 우리를 어디든 데려가고, 무엇이든 공유하게 한다.

그렇게 시골편지도 공유된다.

 

 

 

솜씨 좋은 사장님이 싸주신 빵

 

맛난 빵을 이렇게나 싸주시다니 횡재를 했다.

집에 돌아와 빵도마에 올려본다.

커피랑 예쁘게 세팅을 했다면 더 좋았겠으나 시간이 늦은 관계로 걍 일케~

큰빵 하나는 엄마 몫으로 싸주셨으나 엄마가 드시기엔 무리라 내가 챙겨왔다.

그래서 또 한번 횡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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