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7월 6-7일, 엄마 본문
오랜만에 엄마에게 다녀왔다.
생협에서 본 장이 배달되는 날짜에 맞춰 엄마에게 가는 일정을 잡았다.
배달온 도가니를 손질해 푹 고아 탕을 끓이고 화서시장으로 포도를 사러간다.
칠레에서 수입된 씨없는 청포도를 좋아하시는데 없다.
알이 잔 붉은 포도만 보인다. 이번엔 과일은 패수다~
엄마의 밥상을 차릴 도가니탕과 카스텔라를 챙겨 집을 나선다.
울집 세남자도 도가니탕으로 끼니를 해결함 되니 집을 비우는 맘이 나름 편하다.
요양 선생님이 근무 끝내고 돌아가면 적막강산인 집.
혼자 떠드는 TV만이 엄마의 벗인데 오늘은 맞장구쳐 줄 딸이 있어 한껏 좋아진 기분~
내가 잘모르는 예전의 기억 속 일상들을 풀어놓으신다.
엄마는 밥과 빵(카스텔라나 파운드케잌)을 함께 드신다.
언젠가부터 밥 한 숟가락에 빵 한 조각을 드셔야 목넘김이 부드럽다고 저렇게 드신다.
스팸도 다 드셨다니 다음엔 잊지말고 스팸을 챙겨야지.
지난번보다 밥량도 줄고......
내가 가면 잘주무시더니 이번엔 두어시간마다 일어나 잠자리를 더듬는다.
등이 데일만큼 바닥이 뜨겁다는데 보일러도 전기 장판도 모두 꺼져 있는 상태~
대나무자리를 펴드려야 할까? 그러면 또 등이 배겨 못주무시겠지.
점점 사위어 가는 슬픈 엄마~
친정에 왔다가면 뭐라도 가져가야 한다는 엄마의 성화에
마당 뒷켠에 오빠네가 심어놓은 상추를 한끼분 뜯고
우리집 마당으로 넘어온 비어있는 앞집 앵두나무 가지에서 앵두 한줌을 따담는다.
새벽에 내린 비에 젖은 상추와 앵두가 곱다.
가방을 챙긴다.
요양선생님이 오시기 전 출발하라는 엄마 얘길 들으며 엄마랑 찍는 사진 한 컷,
엄마랑 딸의 목주름이 살아온 세월을 헤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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