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2022년 3월 30일, 마량리동백나무숲 1 - 가는 길......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2022년 3월 30일, 마량리동백나무숲 1 - 가는 길......

babforme 2022. 4. 8. 13:39

온몸, 온맘으로 씁쓸한 바람이 불었다.

3년을 꽁꽁 묶여있는 답답한 일상, 나라 안팎 모든 일들이 우울하기만한 날들, 떠나고 싶었다.

울집 베란다에서 붉게 피어난 동백을 보다 문득 동백을 검색어로 하릴없이 구글링~

멀지 않은곳, 서해안! 서천 마량리동백나무숲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도 있고 내 이쁜 동백이도 피어있는곳, 가자~

오랜 길동무, 이쁜 아우님에게 청한 동행, 그렇게 우리는 훌쩍 떠났다. 

 

서천 맛집이라나~ 소문난 칼국수집

준비없이 나선 길,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마량동백숲 검색하다 덤으로 찾은 맛집 이름만(소문난 칼국수) 기억한다.

동백숲 가는 길목에 있다니 가는 길에 보일지도 몰라, 그러면 그때 차를 세우자구.

칼국수집이 맞춤해 동백숲 길목이라니 먼저 점심을 먹고 동백숲으로 가는 코스, 아주 좋잖아~

가벼운 맘으로 자신만만하게 서천 마량...까지 내비를 쳤을 때 바로 동백나무숲이 뜬다.

오~ 정말 동백으로 유명한 곳이구만......

이쁜 동백을 보러 행담도휴게소도 패수~ 하고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린다.

서천 마량리가 가까운 시간, 이제 이름만 기억한 칼국수집을 찾아야지. 

오잉~ 서천에 몬 소문난 칼국수집이 이리 많은겨?

전화를 걸어 동백숲 가는 길목의 칼국수집인가 확인을 하고 도착한 주소지엔 '소문난 칼국수' 그집이 없다.  

'소문난 칼국수에서 꼭 점심을 먹고야 말리' 다짐을 하며 다시 건 전화에 '마량포 낚시'를 치고 오란다.

그렇게 찾아간 곳에서 금강산도 식후경, 점심을 먹고 바쁠 것없이 기분좋게 동백숲으로 간다.

한적한 시골길 달리다보니 펼침막 잔뜩 매달린 신서천화력발전소가 눈에 들어온다.

아~ 화력발전 대부분이 서해안에 있었지. 근처 당진만 생각했었네.

발전소를 빙 돌아 달려 황량한 끝점에서 만난 동백숲- 사람도 자연도 부대껴 사느라 애쓰는 날들에 마음이 아프다.

 

까페 2층
까페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에 둥둥 떠 있는 플라스틱 음료병들~

동백나무숲에서 피고 지는 동백이들을 만나고 돌아가는길, 그래도 커피 한잔은 하고 가야지.

칼국수집처럼 동백숲 길목에 있는 까페로 들어간다.

커피지맨? ㅎㅎ 커피는 몬말인지 알겠고, 문제는 지맨~? 특별한 뜻인가 했더니 

의외로 쉽게 풀린 궁금증, 사장님 성씨가 '지'였다네. 

커피 만드는 지사장? 또는 지사장 까페, 모 그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지?

낮은 산과 도로를 끼고 바다를 향해 남아있는 자투리 공간에 지은 3층?짜리 작은 건물!

한층이 열평 남짓해 보이는 협소건물로 

1층은 음료와 디저트 조리공간외에 좀 넓은 테이블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참 아래에 작은 테이블이 모두인 공간,

2층은 싱크대와 6인용 높은 테이블, 필요에 따라 옮겨놓는 작은테이블과 걸상 몇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이다.

커피를 주문하고 2층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플라스틱 음료병이 둥둥 떠있는 바다를 보며 자연스레 나날이 망가지는 환경이야기,

그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 이야기,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땅이 다시 3-40년전 캄캄한 어둠으로 되돌아갈듯한 암울한 현실에 아파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2시간 좀 넘게 고속도로를 달리면 돌아와 마주할 우리 삶의자리,

빨갛게 피었다가 무심히 툭 떨어져 더 아름다운 동백과 따듯한 커피가 준 오늘의 위로를 기억하며

그래도 또 용기내 살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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