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우리끼리 ㅍㅎㅎ~ 서천 쭈꾸미, 5월 2일 본문
드뎌 서천으로 떠난다.
4월 초에 떠나려던 첫 계획이 울 큰아들 코빅확진으로 미뤄지고
이런저런 까닭이 겹치고 겹쳐 두번이나 더 바뀐 뒤 애초 계획보다 1달이나 늦은
오늘(5월 2일)에야 출발하게 된 것이다.
두형님 픽업장소와 시간약속이 정해지고 (장안구청 9시 30분)
대강 하루 일정은
서천 도착해 바로 쭈꾸미철판볶음 맛집으로 이름 난 서산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성경전래지기념관을 둘러본 뒤 마량 동백나무숲에서 바다를 보며 멍때리기,
그리고 까페에 들러 커피 한잔 마시며 쉬다가 돌아오기~.
열심히 달려 서천에 도착했다. 마량동백나무 숲 가는 길목에 있는 서산회관,
우리는 쭈꾸미 철판볶음 중을 주문했다.
우와~ 엄청난 양의 쭈꾸미볶음, '이럴줄 알았음 작은 거 시킬 걸~ 어떻게 다먹지?' 괜한 걱정하며 쭈꾸미를 볶는다.
소문대로 서산회관 쭈꾸미철판볶음은 맛있었다.
매운것을 못먹는 내가 먹을수 있을 정도로 맛있게 살짝 매운 쭈꾸미철판볶음,
향긋한 채소와 양념이 알맞게 어우러진 신선한 쭈꾸미는 가위질 몇 번만 하면
구강이 완전 고장난 나도 먹을만큼 부드럽고 연했다.
더하여 남은 양념으로 철판에 볶아먹는 볶음밥은 말해 무엇하랴~!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먹지 고민하던 산처럼 쌓여나왔던 쭈꾸미철판볶음과 언제나 옳은 볶음밥까지 남김없이 먹고서야
우리는 다음 목적지 성경전래지기념관으로 출발했다.
1816년 마량진에 도착한 영국 배, 맥스웰 선장이 최초로 이땅에 성경을 전해준 때는 순조임금 때였다지.
알수 없는 작은 꼬불랑 문자가 얇은 종이 앞뒤로 빼곡히 인쇄된 두꺼운 책,
그것을 기념해 서천군과 서천지역 개신교 교단이 만든 성경전래지 기념관엔
정약용시문집에 언급된 성경에 대한 이야기도 한자락 펼쳐져 있었다.
뭔지 모를 아쉬움으로 기념관을 나와 마량리동백나무숲으로~
원래 계획보다 1달이나 늦게 찾은 마량리동백나무숲엔 빨강 동백꽃 대신 반짝이는 녹색 잎이 더 싱그러웠다.
그래도 드문드문 남아 우리를 반기던 동백이가 있어 헛수고는 아니었지.
동백정에서 내려다보이는 동해 같은 서해,
일렁이는 푸른 바다도 눈에 가득 담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맞으며 콧바람을 쐰다.
이쁜 동백나무숲과 잇닿아있는 깨끗한 해안을 메워 지은 (구)서천화력발전소,
철거되는 발전소에 막혔던 시야가 뻥뚫린 계단길을 걸어 커피를 마시러 간다.
커피도 마셨으니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서산회관에 들러 식구들을 위한 쭈꾸미철판볶음을 사든다.
역사 이래 기술은 눈부시게 발달했으나 인류 사회의 현실은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3%의 기적을 의무삼아 또 다시 힘을 내 살아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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