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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ㅍㅎㅎ~, 오대산 월정사3 - 그릇굽는집 까페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우리끼리 ㅍㅎㅎ~, 오대산 월정사3 - 그릇굽는집 까페

babforme 2022. 7. 14. 14:11

오늘 여행 일정 :오대산 월정사 - 전나무길 걷기 - '선재길'이나 '달빛미소'에서 점심먹기-

그릇굽는집 까페에서 커피마시고 맘에 드는 그릇 하나 사기(커단 접시)

월정사도 보고, 전나무 길도 걷고, 맛있는 밥도 먹었으니 이제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

이쁜 까페에서 맛있는 커피마시기 차례다.

 

내비가 잠깐 실수?를 했는지 까페를 지나쳤다가 되돌려 우리 목적지

그릇굽는집 까페로 데려다 준다.

 

일전 ㅇㅅ과 함께 ㅈㅎ집에서 빠에야로 이쁜 점심을 대접받았던 날,

ㅈㅎ선생님이 오대산 월정사와 산채비빔밥 점심, 까페 코스가 하루 일정으로 좋았다며

이 그릇굽는집 까페 사진을 보여주었었지.

문득 아주 오래전 묵직한 배낭과 삶의 막막함에 땀 흘리며 걷던 풋풋한 여자애가 그리웠다는,

고2였던가 여름방학 때 찾았던 오대산 월정사, 계곡 한켠에 쳤던 텐트하며......

그때 그 쪼그맸던 여자애는 온 세상을 걍 떠돌고 싶었었지.

다시 그곳에 가보리라, 계곡 한켠에서 혹은 배낭메고 걷던 전나무 즐비한 길 어디쯤에서 

배낭만큼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던 젊은날의 객기와 막막함에  혼자 흔들려 길 떠나던 그 여자애를 만날지도 몰라~

길동무 형님들의  '콜~'에 바로 달려온 오대산 월정사, 그 끝에서 이 까페를 찾는다.

 

창턱의 솟대와 작은 화분-잔디정원은 깔끔하게 손질돼 있고~
차림표 손글씨가 아주 정갈하다.
진열된 판매용 생활자기들, 곳곳에 걸린 그림들을 보고 계신 길동무 ㅇ젤라 형님

 솜씨 좋은 도예가 주인장이 혼자 지었다는 길쭉한 네모 집,

멋을 부리지 않은 단순한 네모가 그릇과 작품들을 편하게 품어안았다.

1층은 단촐하다.

10인용 커단 테이블 하나와 4인용테이블 하나, 그리고 커피를 주문받고 만드는 조리공간,

그리고 판매용 도자기 진열공간 뒤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도자기 작업공간~

 

머그잔과 생활도자기들-종류가 많지는 않다.
도예가의 손끝에서 지멋대로 태어난 커다란 대접?

커피를 주문해 놓고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널널한 공간에 새둥지를 닮은 소파와 새알같은 쿠션이 앙증맞게 앉아있다.

모든 가구와 집기까지 도예가 주인장의 손에서 태어났다니, 뚝딱 만들어내는 주인장의 금손이 부럽다.

작업한 그릇들과 토르소들이 전시된 넓찍한 공간, 

그냥 오래 앉아 작품들을 봐야 할 것 같은 그런 공간~!

 

여름지나 가을쯤에야 나올거라는 선뵈기용 접시
까페가 아니라 미술관 전시회에 온것 같은
전시된 그릇과 토르소들
달항아리와 진흙인형들?
앙증맞은 새둥지 소파와 스툴, 차탁

그릇굽는집 까페는 까페가 아니라 갤러리같다.

주인장은 도예를, 아드님은 서양화를 전공했다니 당연한 건가? ㅎㅎ

 

길동무 3인방
글라라자매 사장님이 찍어준 인증사진 한컷! -근데 옴마~ 이쁜척하다 불쑥 나온 저 배를 어쩔~

커피 곁들이로 엄마손 파이 세개를 사장님이 내어주신다.

'어머~ 사장님 센스있으셔!' ㅇ젤라 형님의 칭찬 릴레이에 사장님과 말도 트고,

'그림도 그리시나봐요? 아뇨, 그림은 아들이 그려요. 남편은 도예, 아들은 서양화전공했어요.

아~ 부자가 모두 예술가시구나..... 성당다니세요? 네, 사장님도 성당다니세요? ㅎㅎ 저도 성당다녀요.

어머~ 우리 같은 동족이군요. 공간 특성상 본의아니게 나누는 말씀을 들었어요. 신부님 얘기도, 성당 얘기도 들려서.....

그럼 여기 사세요? 아니 살림집은 ㅇㅈ고요. 흥업성당다녀요. 우린 수원~ 아는 분이 커피도 맛있고, 도예가가

구운 작품 그릇도 살 수 있다며 이 까페 꼭 들려보라고 해서 왔는데 여기서 동족(교우)을 만나네요. ㅎㅎ

 세례명은 어떻게 되세요? 글라라예요. 나누시는 얘기 들으며 정치성향도 비슷해 관심이 가더라구요.

강원도는 모두 ㅃㄱㄷ이고, 그래서 늘 입다물고 살아요.'

그림그리는 아드님과 도예가 남편분이 책임지고 맡기로 했던 까페 운영에 어쩌다보니

두 남자는 없고 혼자 맡아 이러고 있노라는 아내 사장님 얘기에 서로 ㅎㅎ 웃는다.

이렇게 만나 사는 얘기도 나누고 편해지는 게 여행의 묘미기도 하고, 동족에게 드는 당연한 마음이기도 하겠지!

'형님들~ 맘에 드는 걸로 하나씩 고르셔! 처음 이 까페 얘기하며 제가 하나 사드린다고 했었잖아요.

아녀, 아녀, 있는 것도 버려야 할 판인데 모하러 또사~ 안사.

그러지 말고 머그나 반찬기나 맘에 드는 걸로 고르세요. 우리 각자를 위한 선물~! ㅎㅎ'  

이제 있는 것도 줄여야 한다며 손사래치는 형님들께 글라라 자매 사장님이 거든다.

'이 커단 볼에 귤이나 오렌지 담아 놓으면 참 이뻐요.'

결국 형님들은 큰볼 하나씩, 내꺼는 욕심내어 두개를 포장했다.

 

우리집으로 온 두개의 청도자기 대접?, 원래는 커단 접시를 사고 싶었으나 모두 팔려서? 커단 대접으로
두분 형님이 준 선물 - 비건빵과 농특산물 메밀국수와 송이젤리
샀으니 바로 써봐야지, 커단 청자기 대접에 콩국수가 시원하다.

별일없이 막히지도 않게 저녁준비 시간 맞춤해서 도착한 집,

'선생님이 알려준 그릇까페에 갔다왔으~'

몇 장의 사진을 톡으로 보낸 내게 ㅈㅎ선생님은 아주 오래전, 그릇굽는집 까페 도예가 사장님 작업장이

문막에 있을 때 맺은 도자기를 가르치고 배우던 스승과 제자? 사이 긴 인연을 들려주었다.

ㅈㅎ 선생님이 월정사 입구에 있는 이 그릇 까페를 얘기할 때

그냥 여행지에서 경험한 좋았던 까페 공유라 생각했는데, 이런~ 아니었네.

'수원 ㅈㅎ가 까페를 말해줘서 왔다고 하지 그랬어요~ 커피 한잔 정도는 서비스 받았을텐데!'

에궁~ 아까비, 지인 찬스를 놓쳤구만~ ㅎㅎ

좋은 곳에서 뜻밖에 생각이 같은 동족(교우)도 만나고, 맛난 커피와 작품으로 입과 눈호강도 했으니

혹시 또 그곳에 가게 된다면 그때 쓰는 지인 찬스가 더 반갑지 않으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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