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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좋은 날

영월여행 2-3, 종교미술박물관

babforme 2022. 8. 22. 18:28

몇 시까지 문을 여냐는 전화에 5시까지 들어오면 된다고 투박한 안내로 전화를 끊는다. 

장릉을 나와 영월 종교미술박물관으로 달린다. 

내비가 시키는 대로 산구비를 따라 난 길을 구불구불 달려 언덕?을 넘자 내리막길

오른쪽으로 급한 갈림길에 영월종교미술박물관 펼침막이 걸려있다.

못보고 살짝 지나쳤다 동생의 밝은 눈으로 감지한? 펼침막에 후진해서 마을안길로 고고.

시골동네 좁은 외길을 달리며 이런 골짜기에 있다구? 놀라워 할 때쯤 박물관 표지석이 나타났다.

 

박물관 표지석- 사자가 지키는 저 다리를 건너야 한다.
박물관 전경

영월 북면 시루산길 122-2에 있는 영월종교미술박물관

2009년 11월 성상 조각가 최영철 바오로 작가가 설립한 사설 박물관이다.

설립 당시 약 600여 점, 현재 약 2천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시기에 따라 작품을 순환하여 전시한다.

작가 개인의 작품들과 국내외에서 수집한 다양한 작품도 함께 전시돼 있다.

전시공간은 실내 전시관 2곳과 공원처럼 꾸며진 야외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에 견줘 전시 작품이 많고 다양하다. 

가톨릭만 아니라 불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야외 전시장에는 한국의 민속종교 작품(솟대,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 등)도 있다.

최영철 작가는 막스 뮐러의 "하나의 종교만 아는 것은 아무 종교도 모르는 것과 같다."라는 말에 감명받아

여러 종교를 탐구하며 작품 활동을 했고 그 결과로 다양한 종교의 작품을 소장, 전시하게 되었다고..... 

 

박물관 벽에 걸린 열두사도상 펼침막-눈에 익다. 수원교구 주교좌성당 대성전 제대에 있는부조들~

박물관엔 아무도 없다.

차대는 소리를 들었는지 약간 외국인 닮은 곱슬머리 아저씨?가 편한 차림으로 나와 들어오라며 사무실로 안내한다.

관람객도 없고 연휴 끝날이라 직원들 일찍 퇴근시키고 이미 세컴도 다 잠갔는데

전화 연락받고 다시 문여는 중이라며 우선 삼실에서 커피나 한잔하라고.....

이태리에서 커피일하는 친구에게 맛있는 커피를 뺏어왔다며 내려주는 커피는 

세상에나~ 사십년이 가까운 아주 오래전 대학 2학년 때던가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겠다며 내려주던

영국인교수님과 싱거덩했던 커피에 대한 기억을 소환했다. 

ㅎㅎ 서유럽이 삶의 자리였다는 공통분모가 같은 커피맛을 내는건가~ ㅎㅎ

사십년이 가깝게 지난 오래전 서울의 한 대학 교수실에서 마셨던 싱거덩한 커피를

강원도 영월 깊은 골짜기에서 다시 맛보다니......

커피를 마시며 사무실을 둘러본다. 한쪽 벽면에 즐비하게 놓여있는 최덕기주교님의 공로패를 비롯한 여러 감사패~!

오잉~ 뭐지? '우왕~ 최덕기 주교님 공로패도 있고 몬 감사패가 일케 많아요?

아~ 정자동 주교좌성당 리모델링 내가 했어요. 이용훈주교가 그때 작업하고 남은 나무들 나 쓰라고 주었지요.

나무들이 엄청 비싸요. 아름드리 나무 하나에서 겨우 이런 나무 판 한두개밖에 안나오거든요.

신안에 김대중대통령 고향에 천사미술관에도 내 작품들이 있고 미리내 성지에도 내 작품이 있죠.

어떻게 영월 골짜기까지 오셔서 박물관을 내실 생각을 했어요?

어떤 놈한테 사기당해 여기 영월에 자리잡았어요.

이 골짜기를 성지로 만들자고 꼬셔서 이태리에서 들어왔쥬~

강원도 지역에 무명 순교자들이 많으니 찾아내서 성지조성을 하자해 여기에 땅을 사고 들어와 준비했는데

날 꼬시던 사기꾼이 죽어버렸어요. 그 사기꾼이 지학순주굔데, 지학순주교가 죽고나니

아무도 이곳에 관심을 두지 않아 성지는 꿈도 못꾸고 이렇게 박물관만 만들어 혼자 운영중이예요.

내가 외국에서 계속 살아서 이태리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는 고급언어를 쓸 수 있는데 우리나라말은 고급이지 못해요.

간신히 이렇게 소통만 할 수 있어서 말이 좀 거칠어요~'

 

예수 부활상
예수 부활상
오! 주님! - 광주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감람나무에 조각
650년된 아카시아 원목을 통으로 잘라 새긴 최후의 만찬
천지창조

최바오로작가에 따르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하느님과 인간이 서로 손을 맞대고 있으나,

작가생각엔 인간이 늘 하느님을 외면하고 있다고,

그래서 미켈란젤로와 다르게 하느님을 피하는 인간의 손을 표현했다고......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예수를 박해하던 바오로의 회개를 작업한 작품을 설명해주는 박물관 설립자 최바오로 작가님.
최바오로 작가 파리 에꼴 데 보자르 졸업작품(작가 17살)

'아까 외국인같다고 했죠? 6.25 한국전쟁 때 태어나 신부님들을 통해 6살 때 이태리로 입양을 갔어요.

마침 입양된 집이 피렌체에서 유명한 조각가 집안이었어요. 눈치는 있어서 칼이라도 날라주고 나무라도 다듬어줘야 먹고살지 않겠나 생각이 들어 주변에서 왔다갔다하다보니 그놈이 그쪽으로 재주도 좀 있었나봐요.

프랑스 파리 에꼴 데 보자르(프랑스 국립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독일 이태리 프랑스에서 도제로 목공예 공부를 했어요.

파리 00대학 석좌교수이기도 하고..... 이태리로 가야죠.'

 

알고 보니 최바오로 작가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작가였다.

33살에 프랑스 모대학 교수가 되었다고~

국내외 성지와 성당 70여곳에 작가의 성상이 설치돼 있다네.

 

마리아 관음상
모자상

성경 구절을 작품으로 구현하면서 계속 사랑과 평화라는 주제에 마음이 간다며

궂이 성모자상이 아니어도 모자상 작업을 많이 한다고~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게 엄마품에 안겨 젖을 먹는 아기 모습 아니겠냐고

세상에서 사랑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게 젖을 빠는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그윽한 눈이 아니겠냐고..... 

 

코부분이 깨져 600만원에 사올수 있었다고 작가가 자랑하던 손을 모은 부처상
비 때문에 길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넓은 야외전시장은 나중에 다시 걸어보는 것으로~
야외전시장에서 천사가 된 나~ ㅎㅎ
천사가 된 동생~

 

○ 최영철 바오로 작가
파리 에콜 데 보자르 졸업(프랑스의 국립 미술 아카데미)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목공방에서 조각을 배웠으며 90년대 한국에 정착했다.
1999년 아트저널에서 선정한 '21세기를 이끌어갈 예술인' 선정
2019년 전남 신안군 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에 국내외 80여 명의 작가와 함께 참여했다. 

○ 영월종교미술박물관
관람안내 : 오전 10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나 코로나로 인하여 개관시간이 조정될 수 있음.
휴관일 : 매주 화요일, 매월 마지막 주 월 ~ 화요일
관람료 : 성인 5,000원
http://www.paul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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