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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좋은 날

어쩌다 첫 자유여행5-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Sheikh zayed Grand Mosque)

babforme 2022. 12. 30. 00:00

맹그로브 국립공원에서 ㅎㄷㄷ하게 지갑을 비운 뒤 다시 택시를 타고 떠난다.

어디를 가든 택시기사들은 다 같은 질문을 하기로 했는지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묻더니

한국인이라 대답하자 축구얘기를 꺼낸다.

마침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월드컵 특수에 한국인이라는 대답을 듣자마자 한국축구 으뜸이라고 추켜세운다.

되도 않는 영어로 맘대로 떠들다보니 오늘 마지막 목적지 그랜드모스크에 도착했다.

택시를 내려 입구를 찾아 무조건 모스크쪽으로 뚜벅뚜벅. 근데 어디에도 없는 입구, 굳게 잠긴 철제문.

철제 울타리 너머 모스크 안에 엄청난 사람들은 모야?

여기 어케 들어가는거? 결국 철제 울타리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제복의 남자에게 묻는다.

세상에 이만큼 걸어온 길을 다시 뒤돌아가라구? 제복의 남자가 가리킨 손끝은 택시에서 내릴 때 본 유리?돔!

모야~? 저 유리돔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거였으?

 

모스크로 들어가는 입구, 유리?돔
유리돔을 내려와 화려한 상점들이 즐비한 지하상가를 지나면 모스크로 들어가는 관문이 나온다.
여기서 QR코드를 받는다.

제복이 가리키는 대로 유리돔으로 들어오니 지하로 내려가는 제법 긴 에스컬레이터~

열심히 내려가 온갖 상점을 지나쳐 드뎌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우리도 한자리 차지하고,

보안검색대 앞 이제 우리 모스크로 들어가는거?

스카프를 머리에 쓰고 혹시 몰라 백신접종 증명서도 찾아놓고 드뎌 우리 차례,

근데 보안요원이 손목도 가려야 한다는 안내와 함께 QR코드를 요구한다. 

스카프로 손목을 가리면....? 말끝을 흐리는 내게 단호히 '안됨!',

  무슨 QR코드~ 이거 어디서 받는거임? 다시 손끝이 가리키는 곳으로 터덜터덜 걸을 수 밖에......

유리돔을 들어와 타고 내려온 에스컬레이터 맞은편에서 QR코드를 받을 수 있네.

아~ 어렵다, 어려워. 세상 젤로 아름답다는 모스크에 들어가려 이거 헛걸음만 몇번이여~!

지하에 즐비한 상점에 들어가 팔은 물론 엄지손가락을 끼워 손까지도 반을 가릴 수 있는 토시 하나를 45디르함에 사고

키오스크에서 내 신상정보를 넣고 만든 QR코드를 휴대폰으로 받아 다시 보안 검색대를 통과,

이번엔 포장한 씨푸드를 잡는다.

음식물 반입이 안된대서 폐기처리인가 싶었는데 내미는 보관증 하나 - 나갈 때 찾아가라는 말에 오히려 신이 난 옆지기.

 

모스크로 들어가는 길고 긴 길목에 모스크에 쓰인 문양에 대한 설명도 있다.

모스크를 장식하는 식물문양이 이렇게 발달한 건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의 우상숭배 금지 명령?에 따라

종교적 조형물에서 신이나 인간, 새나 짐승 같은 생명체를 표현하거나 만들 수 없었기 때문.

그런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식물에 집중한 결과

우리가 이슬람 장식 문화에서 정형화된 양식으로 '아라베스크(아라비아 풍)'라는 벽면 장식 무늬를 보게 된 것!

 

모스크로 가는 길, 호기롭게 무빙워크 옆을 걸어가는 옆지기

무빙워크가 설치된 길고 긴 길을 걸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오니

정교하게 꽃과 잎이 조각된  대리석상자? 가 놓여있다. 앉지 말라니 걸상도 아닌 것이 규칙적으로 설치돼 있네.

모스크의 정면을 멋있게 찍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과 짧은 각을 핑계삼아 패스하고 모스크로 입장~ ㅎㅎ

 

모스크 정문 입구 천정의 이쁜 문양과 전등
회랑의 아름다운 기둥들~ 흰대리석에 꽃문양이 단아하다.
이 멋진 안뜰엔 들어갈 수가 없다.
모스크 안 회랑과 기도실이 ㅁ자 형태로 둘러싼 안뜰바닥에도 어김없이 피어난 화려한 꽃무늬
모스크 밖은 찰랑이는 물이 가득한 연못
이쁜 샹들리에
갠적으로 주 기도실의 샹들리에보다 이곳의 샹들리에가 더 이뻤다.
하얀 대리석 벽면을 장식한 상감기법의 꽃문양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1996년에 짓기 시작하여 2007년에 완공한 아부다비 최대의 모스크로 세계 6번째로 큰 모스크래.

(세계 4번째, 8번째 여러가지 말이 있으나 2022년 5월 두바이 관광청이 낸 보도자료에 따라 세계 6번째로 알아듣기로)

7개의 토후국 연합으로 아랍에메리트를 세워 초대 대통령을 지낸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이 이슬람 국가들의 화합을 염원하며 지었다네.

그래서 모스크의 이름도 그를 기려 셰이크 자이드라 했다지. 

크고 작은 82개의 하얀 대리석 돔이 장관인 이 모스크는 대리석외에도 금, 여러가지 보석(붉은 마노와 벽옥),

크리스탈, 전복껍질(자개), 진주 같은 고급 천연자재들이 저마다의 물성을 뽐내며 어우러진 거대한 복합예술작품!

회랑을 따라 돔을 떠바치고 있는 하얀 대리석 기둥 1천여개에는 하나하나 따붙였다는 꽃문양이 참으로 단아했어.

4만여명이 동시에 예배할 수 있는 크기의 안뜰(사한Sahan) 대리석 바닥 꽃문양은 영국 예술가 케빈 딘의 작품이라네.

튤립과 백합, 아이리스 같은 중동지역에 피어나는 꽃으로 장식한 가장 큰 대리석 모자이크!

모스크 건설에 쓰인 9만톤이 넘는 고오급진 하얀대리석은 북마케도니아에서 온거래.

 

메카쪽으로 향한 벽- 기도의 중심이 되는 주 기도실

주 기도실 천정에는 이렇게 대단한 샹들리에 7개가 달려있고,

엄청난 크기의 페르시아 카페트가 깔려 있는데 참으로 놀랍더라고.

샹들리에는 스와로브스키 제품으로 높이 13.2m, 너비 7m 무게가 2.2톤이나 되는 엄청난 크기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12톤이라는 정보가 대부분이었으나 두바이 관광청 자료엔 2.2톤으로)

카페트는 이란의 알리 칼리키라는 예술가가 디자인하고 이란에서 1200명의 장인들이 2년에 걸쳐 통으로 짜낸 

최대규모의 수제 카페트라는데 5,672 ㎡(1,716평)이라네.

정교한 꽃무늬 패턴이 반복되는 이 값비싼 페르시아 카페트는 무게도 자그만치 45톤이라나~

(35톤이라는 얘기도 있으나 이것 역시 두바이 관광청의 자료에 따라 45톤으로) 

메카쪽을 알려주는? 벽 키빌라 월엔 아랍에미리트의 캘리그래퍼 모하마드 만디 알 타미미가 디자인한

캘리그라피로 알라의 이름이 유려하게 적혀 있어 신에 대한 찬미와 장식이 되기도 한다.

알라의 이름: 알 라흐만-자비를 베푸는 분, 알 라힘-자애를 베푸는 분, 알 말리크-통치자, 주권자, 알 아지즈-위대하신분......

이런 식의 알라의 이름은 99개?~

 

모스크 한바퀴를 천천히 돌고 언제 또 오겠어 싶어 해질녁부터 켜진다는 전등이 켜지는 걸 기다리기로.

 

이제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다.
해가 지면서 불이 켜지기 시작한 모스크, 찰랑거리는 연못도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하얀 대리석 건물 속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노란 불빛들~, 참 이쁘다.
모스크 정면
불은 켜졌어도 아직 어둠이 짙게 깔리지 않은 시간- 하늘이 좀 더 어두워지면 참 이쁘겠다.

모스크의 부드러운 위용과 아름다움(신에 대해 인간들이 바칠 수 있는 최대의 흠숭으로 나타난)에 넋을 잃은 한 시간여~

이제 모스크 바깥에서 모스크에 전등이 켜지길 기다린다.

많이 걸어 무릎이 아픈 옆지기와 벤치에 앉아 모스크도 보고 아랍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도 보고

정갈하게 가꿔놓은 정원과 사각의 모스크를 둘러싼 연못도 살핀다.

옆지기의 지친 표정에 괜히 고집부렸나 싶어, 직원에게 불 켜지는 시간을 물으니 상황에 따라 바뀌어서 모른다네.

해가 서서히 떨어지며 회랑 안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곧 불이 켜질 것 같아, 그치? 다리 많이 아파? 쬠만 더 기다리자규~

5시 15분! 마침내 모스크에 노랑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하얀 대리석을 노랗게 물들이는 몽환적인 불빛~!

불켜지기까지 40분이 넘게 짜증 안내고 같이 기다려 준 옆지기에게 고맙다.

불켜졌네, 참 이쁘지? 이제 집에 가자! 가서 푹 쉬자고, 새벽부터 너무 강행군이었어.

근데 왜 나는 집을 벗어나면 이렇게 힘이 펄펄 나는 걸까? ㅎㅎ

 

모스크에서 나오는 쪽으로 있던 기념품상점, 모스크로 들어가는 쪽엔 주로 옷들이 있었던가~
모스크로 들어가는 지하상가 출구쪽에서 본 똘레랑스 문자장식

그래, 종교에서 똘레랑스처럼 필요한 덕목이 또 있을까? ㅎㅎ

이슬람 사원에서 만난 문자 장식 똘레랑스, 이거 내가 생각한 그 의미로 쓰인거 맞는거지?

인간 역사에서 무수하게 일어난 전쟁들, 그 참혹했던 전쟁들이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었었지.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의 이름을 앞세운 인간의 욕심 앞에 희생이 되는지.....

따지고 보면 종교만큼 배타적인 집단이 없어

사랑과 자비와 연민의 가면을 쓴채 말야~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찍은 해질녘의 모스크 전경-5시 49분
아들이 찍은 그랜드모스크의 밤1
모스크 앞 연못에 비친 회랑의 기둥들~2
그랜드 모스크 정면 3
모스크 정면 아치형 출입구에 옆모습으로 멋있게 서 있는 아들4

아들이 찍은 4장의 모스크 밤사진이 좋다.

컨퍼런스가 끝난 뒤 택시타고 열심히 달려가니 사람들도 거의 없는 저렇게 좋은 시간이더라고.

사진찍기도 관람하기도 넘 좋았다나.

문닫을 시간이 되자 걸어나가기엔 시간이 걸리니 노약자용 관람차?로

그 긴 모스크 오가는 길을 태워다주는 기분좋은 서비스도 받았다네. 

 

이른 아침 짐만 맡기고 나갔다가 밤이 되어서야 돌아온 호텔
이슬람의 나라에서 빛나는 성탄트리-그랜드 모스크 지하상가에서 본 똘레랑스의 실천? ㅎㅎ
호텔 거실?에서 아들이 묶고 있는 쉐라톤 호텔의 로고 'S'자가 보인다.
정갈한 우리의 침실

오늘 새벽 5시부터 시작된 아부다비의 긴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간~

뱅기의 좁은 걸상에 앉아 밤을 새워 10시간 날아와 아랍의 낯선 땅 아부다비에서 오늘 하루 좌충우돌 재밌게 돌아다녔다.

이제 내일 아부다비에서 펼쳐질 또 다른 모험을 위해 푹 쉬어야지. 애많이 썼어요. 나의 옆지기 잘자요.

 

 

그랜드 모스크

 

입장료: 없어요.

드레스 코드: 여자-머리부터 발까지 모두 가리기,

                                                              긴팔, 긴바지.긴치마 입고 스카프로 머리 가리면 됨

                 남자- 반팔. 긴바지, 긴팔. 긴바지

관람 시간: 토요일-목요일 오전 9시 -밤 10시

금요일 오후 4:30-밤10시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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