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어쩌다 첫 자유여행 12 - 알 파히디 역사지구- 오잉~ 알 파히디가 아닌 알시프라고?, 올드 수크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어쩌다 첫 자유여행 12 - 알 파히디 역사지구- 오잉~ 알 파히디가 아닌 알시프라고?, 올드 수크

babforme 2023. 1. 5. 00:27

두바이 프레임에서 택시를 타고 온전한 두바이의 과거를 만나러 알 파히디 역사지구로 달려왔다.

알 파히디 역사지구는 두바이 전통 집들이 보존되어 있는 역사가 깃든 장소!

두바이의 모래색을 닮은 베이지색의 아랍 전통 집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모여있는

중동의 역사와 문화, 두바이의 과거를 오롯이 볼 수 있는 곳이라니 다른 생각할 거 없이 일정에 추가.

좁은 골목마다 까페와 아랍음식 레스토랑, 문화센터와 갤러리, 모스크까지 모두 다 있다네.

하여 아랍에미리트 여행 결정이 난 뒤 열심히 구글링을 하며 

아랍전통 건축물인 아라비안 티 하우스에서 브런치를 먹으리라 행복한 계획을 했었지. ㅎㅎ

근데......

 

두바이 프레임에서 택시를 타니 20분 남짓 달려 지도에 표시한 지점에 택시가 멈췄다. 

택시가 멈춘 길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 온통 보이는건 베이지색 아랍 전통 집들!

오호라~ 여기가 알 파히디 역사지구로구나~ 

 

택시에서 내린 저 지점을 중심으로 양쪽이 다 알 파히디 역사지구인줄 알았다. 근데 아니더라구~ ㅠㅠ
엄청난 향신료들
핸드페인팅 그릇들~
옆지기의 계피 한조각과 아랍 커피 홀빈

택시에서 내려 길 건너편이 아니라 오른쪽 알 파히디?로 몇 걸음 걷자 보이는 기념품점?

어마무시하게 진열해놓은 향신료에 킁킁 냄새도 맡고,

향과 색으로 유명한 샤프란도 살펴보고~

내가 요리에 좀 더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샤프란을 사왔겠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만족!

향신료와 그릇, 각종 기념품이 가득한 가게에서 눈요기하느라 바쁜사이, 에공~ 우리 옆지기이~~ 모하는겨!

진열된 향신료 중에서 계피를 한조각 집어들고 앞니로 잘근잘근 깨물고 있네.

이제 막 알 파히디?에 들어와 첫번째 기념품 가게인데 어쩔~ 이 동네 다돌면서 하나씩 건드리면? ㅎㅎ

결국 그냥 나올 수 없어 아랍 커피 홀빈을 하나 사들고 나왔다는~

 

골동품 가게에도 두바이의 아버지가 있네.
여긴 향 가게였지, 아마.
골목이 넘나 이뻐서~
넘나 멋진 나으 뒷태~ ㅎㅎ
옴마나~ 요기에도 머리 풀어헤친 처자가 있네.

골목골목 돌며 찾아도 아라비안 티 하우스는 보이지 않고 헝클어진 머리에 별왕관 쓴 처자만 있네.

집에서 검색할 때 분명 알 파히디에서 아라비안 티 하우스는 바로 찾을 수 있는 걸로 나오던데......

모지? 몬가 불길한 예감!  여기 알 파히디 맞잖아~ 

일단 모래색 전통집들과 골목이 이쁘니 찬찬히 더 찾아보자규~

 

 

좁은 골목으로 연결된 모래색 흙?집들은 이뻤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석재, 티크, 석고, 야자나무, 샌들우드 따위로 집을 지었다는데 샌들우드는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다.

검색을 해봐도 샌달우드라 하여 향을 만드는 나무만 나오니, 샌들우드 알아보기는 걍 패수~ ㅎㅎ

뜨거운 햇살을 가리는 광목같은 천가리개가 좁은 골목 하늘과 햇살을 가려 작은 틈새로 비쳐 보이던 파란하늘,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베이지색 벽체,

용도를 알 수 없는 서까래 굵기의 나무가 통째로 벽 밖으로 삐죽이 나와 아직 덜 지은건가 싶기도 한 집들~ㅎㅎ

벽 밖으로 삐죽이 나온 서까래?는 천막이나 그늘막을 연결하는데 쓰지 않았을까 하는 내 생각,

나 좀 짱인듯~ ㅍㅎ

골목이 좁은 건 집과 집으로 서로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하려는 뜻이고, 집마다 솟아 있는 작은 탑은 송풍탑이라네.

저 송풍탑을 통해 집안의 열기가 빠져나가고 바깥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니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을 나름 잘 체득하는 재주?가 있는거 같아.

 

오~ 이거 뭐임? 알 시프?
이건 또 웬 에스칼레이터?
지하주차장까지

골목을 더 돌다가 여기가 알 파히디가 아니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다.

까마귀가 앉아 있던 검정 표지판에 선명한 글씨, AL SEEF! 

아라비안 티 하우스를 찾던 내게 아들이 했던 말, ㅜㅜ 아들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엄마 여긴 알 파히디가 아니라 알 시프예요. 알 파히디는 저 건너편, 우리가 반대로 온거라니까요.'

분명 알 파히디 역사지구를 검색하면 이런 집들이 나왔다구, 알 시프는 어디에도 없었어.....

근데 이렇게 떡하니 알 시프 표지판이 버티고 있고, 현대의 산물인 에스칼레이터에 지하 주차장까지 있다니~

미래박물관 예약시간 안에 두바이 크리크를 건너 전통시장까지 돌려면 다시 건너편 알 파히디를 즐길 겨를이 없다.

이왕 이렇게 된거 알 시프 지역을 좀더 살펴보고 아브라를 타자구!

 

두바이 크리크를 배경으로 울식구들 한컷!

골목을 빠져 나와 두바이 크리크 물가로 나오니 이쪽과 물건너쪽이 너무나 다르다. 

물길 하나를 두고 옛날과 오늘이 공존하는 이 재미있는 공간!

알 파히디면 어떻고 알 시프면 어떠랴~ 어짜피 모두 우리에겐 새로운 경험이고 처음 보는 풍경인데.....

자유여행의 묘미가 이런 것 아니겠어? ㅎㅎ 

 

알 시프(Al seef) : 아랍어로 해안, 바닷가라는 뜻의 알 시프는 두바이 크리크를 따라 1.8km구간에 건설된 신도시?

알시프는 진주조개잡이가 시작됐던 두바이 크리크 시작점에 건설된 고풍스러운 곳이며

지하주차장과 연결된 에스칼레이터까지 편의 시설을 갖춘 작은 상점과 호텔과 레스토랑, 까페가

아기자기한 전통 건축물에 녹아든 쇼핑단지!

 

그래서 알 파히디가 두바이의 '남아있는 과거'였다면 알 시프는 두바이의 '만들어진 과거'(민속촌처럼)인 것!

 

그러니 인터넷으로 알 파히디 역사지구만 검색하고 찾아간 그곳에서

자동차 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똑같은 전통 집들이 있으니 당연히 왼쪽 오른쪽 할 것없이 거기가

알 파히디 역사지구로구나 여겼던거지. 

그곳이 만들어진 과거, 신시가지일거란 생각을 어케 했겠어? ㅠ ㅠ

하여 아라비안 티 하우스에서 브런치를 먹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물거품이 되고,

나중에 혹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땐 제대로 아라비안 티 하우스를 방문하고

알시프와 알파히디를 통째로 엮어 골목길과 크리크 해변 산책로를 천천히 걷는 것도 추가해야지.

ㅍㅎㅎㅎ 이래서 다시 두바이에 가야 한다는 당위를 하나 만들어 놓고~ 

이제 더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 두바이 크리크를 건너 전통시장으로 가야 할 시간!

 

전통 목선 아브라 대신 우린 수상택시(?)보트를 탔다.
두바이의 전통 나무배인 아브라

알 시프에서 나와 택시를 내렸던 장소를 지나 알 파히디 수상택시 정류장으로 간다.

전통 목선 아브라 대신에 11시 25분? 출발한다는 조금 더 크고 편리한 수상택시? 보트를 탄다.

아브라는 1디르함이라는데  수상택시 정류장에서 산 티켓은  2디르함이었던가~

두바이 크리크를 건너는데 한 5-6분 정도로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았다.

 

두바이 크리크 :페르시아(아라비아)만의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만들어진 운하로

과거 인도와 동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나라와 중개무역이 이루어졌던 두바이의 상업 중심지.

지금도 이 운하 근처에 향신료, 금, 직물을 판매하는 전통시장이 형성돼 있다.

 

알 아브라 까페테리아

두바이 크리크를 건너 구시장쪽으로 조금 걸었을뿐인데 햇살이 장난이 아니다.

마침 가는 길목에 있는 허름한 카페테리아, 알 아브라!  이곳에서 과일쥬스를 한잔씩 마셔볼까?

11시 34분, 시장을 돌고 1시 예약인 미래박물관으로 가려면 촉박한 시간이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쥬스래도 마시고 시장구경을 해야겠지. ㅎㅎ

인터넷에서 너무나 맛있다며 두바이에 가면 꼭 마시라던 망고쥬스를 주문한다.

사탕수수?와 코코넛 옆 색바랜 빨강 플라스틱 걸상에 앉아 기다리는 쥬스,

에공~ 나무에서 망고를 따다 즙을 내는지 시간이 제법 걸려서야 주문한 쥬스가 나왔다.

가격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아들이 계산해서) 20디르함이 좀 넘었던거 같은데 맛은 정말 좋았다.

테이크 아웃한 망고쥬스를 마시며 전통시장 (올드 수크)으로 가는 길,

과거 두바이 크리크가 가졌던 중개무역기지로서 두바이 상업중심지 역할을 슬쩍 느껴본다.

 

데이라 잡화 시장
허브 시장
가정용품 시장
두바이 여행 기념품

데이라 잡화 시장 골목으로 들어와 두번째 집이었나 어마무시한 향신료, 이쁜 전등과 도기류, 전통의상 아바야와

고운 직물들, 각종 기념품들 없는게 없는 잡화점에서 사진을 찍다가 두바이 여행 기념으로

두바이의 유명건축물을 조각한 유리블럭을 하나 사기로 했다.

흥정을 거쳐 나는 거금 130디르함을, 직원은 135디르함을 고수하다 직원이 은밀한 딜을 해왔다.

130디르함(43,700원)에 주는 대신 자기랑 다른 가게에 잠깐 가자는~

뭐 백주 대낮에 몬일 있겠어? 우린 셋이나 되는데...... ㅎㅎ

꼬불한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나더러 자기 할머니 같다는 야그도 하고 동남아 어디에서 왔다고 했는데 기억 안남~ 

여튼 왜소한 몸집에 가무잡잡한 얼굴의 직원과 나름 화기애애 골목을 걷다가 어느 허름한 건물 앞,

망설임없이 들어가는 직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곳은 어느 상가 건물 2층에 있는 명품샵이었다.

그럴듯한 쇼핑몰 쇼케이스에 반짝이며 전시된 명품, 제 이름을 건 각각의 전시장이 아닌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아는 똥가방부터 에르메스, 프라다, 샤넬, 까르띠에.....그밖에 이름도 모르겠는 명품

(가방과 지갑, 벨트, 시계)들이 빼곡히 쌓인 그래서 명품전시장보다는 가격을 싸게 파는 숨어있는 명품점!

나같은 잠정고객?을 데려와 매매가 이뤄지면 그 직원이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

우리를 데려온 잡화점 직원은 무언가 하나 사기를 간절하게 바랬지만......

에궁~ 미안해라. 명품도 잘모르고, 크게 관심도 없고, 내가 갑부?도 아니어서 그직원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물론 아주 작은 가방 하나가 눈에 들어오긴 했으나

그때 눈에 들어온 그 가방이 어떤거였는지 지금은 생각도 안나는 걸 보면 역시 나는 명품을 모르는 사람이 맞다. ㅎㅎ

빈손으로 돌아나온 내가 잘가라고 인사를 했는데도 그 직원은 화가 나 쳐다보지도 않고 가버렸다.

그래, 화도 났겠지. 5디르함이나 빼주고 시간이랑 발품팔아 안내했는데, 제 손에 암것도 들어온 것 없는 헛수고라니,

여서 열심히 벌어 먹고 살면서 고향에 있는 식구들에게 송금도 해야할텐데.....

그 화난 직원과 헤어진 뒤 우린 금시장으로~ 

 

금시장

금시장은 끝도 없었다. 두바이 금시장이 유명할 수 밖에 없겠다 싶다.

단순히 금목걸이, 팔찌, 쌍가락지 수준이 아닌 저 어마무시한 금 디자인의 향연!

옆지기에게 옷처럼 디자인 된 저런 금 좀 사주라니 '당신 자체가 금이야' 한다. ㅎㅎ

에고~ 나 자체가 금이로구나, 글킨 하네. 내가 金가잖아. 

시간은 금인데 그 금이 쏜살같이 흘렀네. 점심도 못먹었는데 12시 20분이 넘었어.

1시 예약한 미래박물관 시간을 생각하니 이제 그만 택시를 타야겠구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