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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첫 자유여행9- 아부다비 채소.과일시장(데이츠 마켓), 두바이 그랜드하얏트 호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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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첫 자유여행9- 아부다비 채소.과일시장(데이츠 마켓), 두바이 그랜드하얏트 호텔

babforme 2023. 1. 2. 16:06

아침 7시쯤 체크아웃하고 아들이 우리가 묵는 호텔로비로 오기로 했다.

일찌감치 체크아웃준비를 한다.

오늘, 데이츠 마켓에 들러 선물용 데이츠를 산 뒤

두바이로 넘어가 예약한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려면 아침시간에 늦지 않게 서둘러야 한다.

체크아웃한 호텔에 짐을 맡기고 10분 남짓 달리니 데이츠마켓이다.

 

엄청난 규모의 데이츠 마켓-급하게 한동만 찍어봤다.
우와~ 대추야자다~
선물용 데이츠가 한보따리~ ㅎㅎ

무언갈 사기엔 꼭두새벽?인 7시 30분쯤 아부다비 데이츠 마켓에 도착, 엄청난 규모가 놀랍다.

택시에서 내리자 바로 첫번째 동, 눈에 띈 대추야자가게 그린 로운(푸른 잔디)으로 돌진, 

첫손님인 우리에게 주인장은 연신 맛보기 데이츠를 집어주며

좀 더 값이 나가는 선물용 가공 데이츠를 권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래, 어떻게든 많이 팔아야지. 자꾸 권하면 우리처럼 또 권하는대로 사기도 하잖아~ ㅎㅎ

이 엄청난 대추야자, 데이츠(말린 대추야자)는 종류도 색깔도 참 여러가지였다.

씨앗 째 말린 대추야자, 씨앗을 빼고 견과류나 다른 말린 과일을 넣은 대추야자,

씨앗을 빼고 견과류를 넣은 뒤 초컬릿을 씌운 초컬릿 대추야자도 있고.....

우린 견과류 대추야자와 초컬릿대추야자를 묵직하게 사들었다.

 

내가 대추야자라는 과일 이름을 처음 알게 된게 언제였드라? 

아주아주 오래전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쯤이었을거야.

눈만 반짝이던 산골 꼬맹이가 쭈그려 앉아있던 뒷간에 찢어진 신문지 쪼가리가 있었지. 

그땐 지금처럼 부드러운 화장지가 없었어. 신문지 정도면 아주 고오급 화장지에 속했는데

장날, 엄마가 사온 무언갈 쌌던 신문지였을껄~

쭈그려 앉아 집어든 신문 쪼가리에서 읽은 천일야화 첫번째 밤 이야기 한토막,

그땐 그게 천일야화인지 아라비안나이트인지도 몰랐어. 

그때의 희미한 기억을 더듬자면,

어떤 부자 상인이 사막을 지나다가 오아시스 근처 나무 아래서 쉬면서 대추야자를 먹었다네.

그리곤 대추야자 씨를 근처에 휙~ 던졌는데 하필이면 그때 그곳을 지나던 정령의 아들이 그 씨앗에 눈을 맞았다지.

근데 어쩔~ 대추야자씨에 눈을 맞은 정령의 아들이 그만 죽고 말았대. 그러니 아들을 잃은 정령이 가만 있겠어? 

찢어진 신문쪼가리엔 딱 정령이 상인을 죽이겠다 화내는 대목까지만 있었으니

그 이야기의 결말은 그뒤로도 아주 오랫동안 몰랐어.

'철수야 영희야 안녕?' 하던 교과서만이 읽을거리의 모두였던 1970년대 초반 내가 살던 강원도 산골 그 어디에도

신문지 쪼가리의 결말을 알려주는 읽을거리는 없었거든. ㅎㅎ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같지?

그때 상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대추야자가 뭔데 그 씨앗에 죽기까지 하나?

과일 씨앗에도 맞아 죽을 수 있나?..... 뭐 이런 궁금한 생각들을 어린나이에도 꽤 오랫동안 했던거 같아~

그리고 대추야자와 그 씨앗에 맞아 죽은 정령의 아들 얘기는 내 기억 저 아래 어디쯤인가에 오랜시간 묻혀있었어.

나중에 대처로 나와 다닌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천일야화를 찾아냈었지. ㅎㅎ

 

그때, 뒷간 신문지 쪼가리에서 읽어 알게 된 대추야자라는 과일을 몇 수십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아랍, 대추야자의 땅에서 처음 상봉?하고 달달구리한 그맛을 보네. ㅎㅎ

 

아부다비 데이츠 마켓
사막 가운데로 난 고속도로를 달려 두바이로 가는길, 큰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두바이에 다왔다.

후다닥~ 아주 바쁘게 데이츠 마켓 털이를 끝내고 데이츠가게에서 알려준 길건너 세갈래 길에서 택시를 잡는다.

대기시킨 택시에 호텔에 맡겨놨던 짐을 찾아 싣고 호텔 직원들과 나누는 의례적인 인사,

이제 정말 '아부다비여 안녕!' 이다.

두바이로 달려가는 길,

1시간을 넘게 달려 드디어 높은 빌딩숲과 눈을 맞춘다. 이제 목적지가 멀지 않았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 입구-야자수잎 문양
정원쪽에서 본 그랜드하얏트 호텔
호텔 프론트 데스크 앞 성탄장식이 화려하다

열심히 달려 10시, 드뎌 두바이에서 이틀간 우리집이 되어줄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도착했다.

옆지기와 아부다비에서 묵었던 호손스위트 호텔과는 견주기 힘든 규모에 놀랍기만하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커단 끌차를 끌고와 우리 캐리어를 옮겨싣는 직원에게 짐을 맡긴채 체크인을 하고~ 

호텔 안은 온통 크리스마스다. 이슬람국가에서 이렇듯 막무가내? 성탄장식이라니.....ㅎㅎ

이것 또한 그랜드 모스크에서 본 똘레랑스의 실천인가보다.

친절한 직원의 안내에 따라 11시까지 제공되는 아침을 먹으러 간다.

 

호텔에서 먹는 아침

저 어마무시한 실내정원을 옆으로 비껴지나 아주 너른 홀, 한 테이블로 안내를 받자

뒤이어 초록색이었나? 유니폼을 입은 남자직원이 커피 또는 쥬스 중에 무엇을 마실건가 묻는다.

오잉~? 뷔페식당인데 스스로가 아닌 직원이 서빙해주는 음료라니 살짝 낯설다. ㅎㅎ

음식을 먹는 중간중간 직원이 다가와 필요한 게 없는지 묻고 챙겨주는 친절이 어색해 민망하다.

뷔페식당이어도 일정부분 직원의 서비스를 받는 게 이곳 문화인가?

 

방에서 내려다 본 야외수영장과 정원 일부
정원이 끝나는 곳 쯤에 메트로노선, 그 뒤로 바로 사막? 또 그 뒤로 두바이 크리크

   직원의 서비스를 받으며 아침을 먹고 들어온 방!

전망도 좋고 고오급지다.

호텔 정원 끝 쯤에 메트로가 지나가고 그 뒤편으로 두바이 크리크가 흐른다. 

사막투어 픽업을 기다리며 옆지기는 방에서 쉬고 아들은 짐 정리를 하는 동안 호텔투어에 나선다.

 

호텔(객실 674룸)과 아파트(186세대)가 함께 있는 그랜드하얏트 호텔은

하늘에서 보면 아랍에미리트의 나라새인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데

그래서 4개동의 건물 외관이 유려한 곡선으로 서로 연결돼 있나보다.

호텔 로비와 연결된 실내정원(Atrium)을 찬찬히 둘러보고,

 

로비 앞편으로 너른 프론트가 있고 뒤편 배모양? 전등 아래 엄청난 규모의 실내정원이 있다.
빛이 투과되는 천정에 달린 이 특이한 전등은 아랍의 전통 목선에서 디자인 모티프를 따온게 아닐까 하는 내 생각~ ㅎㅎ
까페 파니니는 마치 크리스마스 용품점 같다. 저안에서 빵과 커피와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저 엄청난 실내정원을 만들려고 왕실 지시에 따라 5회에 걸쳐

보잉747화물기와 허큘리스 군용수송기를 동원해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식물들을 공수했다네.

한밤중에 공항에 도착한 식물들을 온전한 상태로 보존하려 세관검역도 없이

즉시 실내정원(아트리움)현장으로 옮겨 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나~

 

아직 레스토랑이 문을 열지 않았는지 야외테이블 파라솔이 접혀있다.

호텔 밖으로 나와 호텔 외관과 정원을 둘러본다.

모래땅 위에 이렇듯 푸르른 정원이라니 아름드리 나무와 야자수, 잔디와 떨기나무, 관상용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드넓은 정원이 파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우러진다.

하늘은 눈이 부시게 파랗고, 야외수영장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벌써부터 한가로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호텔 안에 실내, 실외 수영장과 영화관, 레스토랑과 쇼핑몰, 짐 같은 시설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니

이른바 호캉스에 최적화 된 곳이 이 나라 호텔인듯 싶다.

 

복도 바닥의 야자수 잎 모자이크
야자수 잎을 디자인 요소로 삼은듯한 복도 벽전등
실내정원 옆의 까페 파니니
까페 파니니의 걸상이 예쁘다.
파니니의 커피

호텔과 사막투어, 두바이몰 분수쇼를 위한 식당을 예약해주신 두리의 이소장님이 연락을 하셨다.

사막투어 픽업시간이 조금 앞당겨질 수 있다며 파니니의 커피는 마셨냐고?

이거 여유부릴 시간이 읎네. 커피를 마시며 사막투어 픽업을 기다리면 되겠구만.

두리 이소장님이 제공한 까페 파니니웰컴 커피 쿠폰을 들고 파니니로 간다.

커피를 주문하고 세식구 이쁜 척 멋진 척 셀카도 한장 찍고 마시는 커피,

눈호사, 입호사에 기분도 호사다.ㅎㅎ 

 

쌍용이 지은 그랜드하얏트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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