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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지 순례6 : 나가사키 26성인 시성 100주년 기념성당(성 필리피성당)과 기념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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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지 순례6 : 나가사키 26성인 시성 100주년 기념성당(성 필리피성당)과 기념관

babforme 2023. 4. 28. 22:02

성 필리피 성당(26 성인 기념성당)

 

26성인 기념성당성 필리피 성당은 순교자 26명이 성인품에 오른 100주년을 기념해

1962년 26성인 기념관과 함께 니시자카 언덕(서판공원)에 세워졌다.

원래 기념관과 사제관만을 짓기로 했으나

26성인 중 하나인 멕시코 수도자 성 필립보 데 헤스스를 위해 멕시코 정부가 보낸 기금으로

26성인 기념성당 성 필리피 교회도 설립됐다.

이 성당은 지붕에 교토에서 나가사키까지 26성인이 걸어온 길의 도자기 가마에서 모은

도자기 조각들로 마감한 탑을 세웠으며, 제대에는 26개의 십자가가 조각돼 있다.

 

설계자 이마이 겐지로는

성가족성당을 설계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를 일본에 소개하였으며

그래서인지 두 개의 첨탑이 가우디의 작품들이랑 묘하게 닮아있었다.

 

성 필리피 성당 외관

멕시코의 기부로 1962년 6월 완공되었다는 성 필리피성당은 시간 관계상 눈치껏 외관을 보는 것으로.

성 필리피 성당은 도자기 조각으로 마감한 두개의 첨탑이 뿔처럼 높이 솟아있었다.

왼쪽탑은 기도와 찬미를 뜻하며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해주는 성모님을,

오른쪽 탑은 천상 은총의 통로로 성령의 은혜를, 피뢰침은 지상승리의 왕관을 상징한다고 한다.

 

 

나가사키 26성인 시성 100주년 기념관

 

시성 100주년인 1962년에 성인들의 신심을 기리며 순교터에 건립한 기념비기념관

 

26위 순교 기념비

니시자카 언덕에 있는 26위 성인 기념관 입구에 대형 화강암에 청동부조로 26위 성인의 모습이 새겨진 순교비가 있다.

1597년 이 터에서 프란치스코회 수사 6명, 신자 20명 등 26명이 순교했다.

특히 이들 순교성인 중에는 12~14살의 어린이도 포함돼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이들은 1862년 시성됐다.

그리스도교에 호의적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

1587년 나가사키의 예수회 요새를 목격하고 (위기의식) 신부(바데렌Padre)추방령을 내린 상황에서도 

1593년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쿄토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1596년 일본 도사 해안에 표착한 스페인의 산페리호 항해사의 말(스페인은 처음에 선교사를 보내고,

주민이 신자가 되면 군대를 보내 그 나라를 식민지로 만든다.)이 전해지면서

크게 분노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선교사 체포령을 선포했다.

그해 12월 8일 교토의 프란치스코 수도회 회원과 관련자 17명 체포,

1597년 1월1일 오사카에서 4명의 관련신자와 예수회 회원 3명을 체포해 24명을 교토로 호송했다.

1597년 1월 3일, 체포된 24명은 왼쪽 귀가 잘린 뒤 소달구지에 태워져 교토 대로에서 모욕과 수치를 당한 다음

1월 4일 교토에서 나가사키까지 850km 순교의 길을 떠났다.

하루 평균 30km의 길을 걸어 순교지로 끌려가는 기리스탄을 돕던 2명의 신자도 체포가 되어 마침내

1597년 2월 5일 프란치스코 수도회 수사 6명(스페인 4명, 포르투갈 1명, 멕시코 1명)과

예수회 회원 3명, 일본인 신자17명이 니시자카 언덕에서 십자가형으로 순교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올랐던 골고타 언덕과 닮아 순교장소로 니시자키 언덕을 선택했다는~

 

26성인 순교 기념비 옆에 있는 루이스 프로이스 기념비

루이스 프로이스는 1532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나 예수회 선교사가 되었다.

31세인 1563년부터 일본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1595년 일본사를 썼고,

1597년 2월 5일 니시자카 언덕에서 순교한 26명의 성인들의 순교기록을 남겼다.

1597년 7월 8일 65세를 일기로 나가사키에서 세상을 떠났다.

 

관음보살상(관음성모상)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썼다는 그레고리안 성가집
니시자키 언덕에서 순교당한 26성인
26성인 이동경로
자료에 있는 동백

나가사키 신자들은 순교자들의 십자가가 서 있던 순교터에

1년 내내 푸른 잎으로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을 심어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해마다 포르투갈 선박은 나가사키 항에 입항할 때마다 예포를 쏴 경의를 표한다.

 

 

순교비 뒤편으로 돌아가면 교토에서부터 나가사키까지 끌려와 순교한 이들을 형상화한 이 모자이크가 있다.

이 모자이크는 순교현장에 남아있던 잔해들을 모아 만들었다.

기념관에는 순교자들의 유골과 유품, 일본 초기교회 유물과 유럽에서 건너온 각종 사료가 전시돼 있다.

그중 눈에 띄었던 것은 지난해 여름 영월 종교박물관 전시품에서 처음 봤던 관음성모상~!

당시 신자들이 박해자들의 눈을 피하려 관음상을 마리아상처럼 생각하고 묵주기도를 바치기도 하고,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관음보살상을 만들어 사용했다는데

예전 우리나라도 박해시기에 숨어살던 신자들이 항아리 뚜껑 안쪽에 십자가를 그려 기도하며

신앙생활을 했다던 얘기가 생각나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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