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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5, 엔도 슈사쿠 기념관 (4월 20일)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일본 나가사키5, 엔도 슈사쿠 기념관 (4월 20일)

babforme 2023. 5. 3. 14:01

일본 나가사키 히라도 호텔에서 맞은 아침,

하늘은 맑고 바닷물은 아침 햇살아래 영롱하다.

 

우리방 발코니에서 보이는 히라도성과 히라도대교 풍경이 아름답다.

집에서도 썩 잠을 잘자는 편은 아니어서 밤 늦게야 온천 체험을 하고 한방을 쓰게 된 방지기들과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다 모두 잠든 시간,

방지기들의 잠자리를 방해할까봐 가능한 덜 움직이며 잘 누워있기.

까무룩 선잠이 들었다가 아침햇살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히라도성

 

일본 나가사키현 히라도시에 있는 성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연 해자가 있는

구릉지 정상부에 혼마루를 축성했다. 혼마루 남측에 니노마루, 동측에 산노마루를 배치한 제곽식 평산성.

제곽식 평산성: 혼마루를 호수나 산, 하천, 절벽 등의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가장 구석에 배치한 뒤,

혼마루 주위의 두 방향, 혹은 세 방향을 둘러싸는 방식이다. 

마쓰라토의 수장인 마쓰라 시게노부(법인)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규슈 정벌에 참가해

마쓰라 군과 이키를 소령으로 받았다.

임진왜란 뒤 1599년 처음 성을 쌓았으나 성이 완성된 1607년 스스로 성에 불을 질렀다나.

토요토미와 친교가 깊다는 에도 막부의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대.

1702년 4대 번주 마쓰라 시게노부(천상)은 막부에 축성을 부탁했고, 다음해(1703)에 허가가 나,

5대 번주 마쓰라 다카시가 1704년 착공해 1707년 대부분 완성되었다지.

에도막부(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03년 일본의 전국시대를 통일한 뒤 200년이 넘게 일본을 지배)가 무너지고

들어선 메이지정부(1871년)의 폐번치현 정책에 따라 다음해 구릉지위의 성이 해체되었다가 

1962년 천수, 망루 대부분을 복원해 역사 자료관. 전시관. 공원으로 시민에게 열린 공간이 되었다.

 

어제 가이세키 요리가 차려졌던 식당과 연결된 식당에서 뷔페로 먹은 간단하게 먹은 아침

뷔페에 차려진 음식도 우리 뷔페에 견주면 아주 소량으로 차려져 있어 3번째 리필에서야

간신히 요거트를 담아올 수 있었다. 일본사람들은 정말 적게 먹나봐~ ㅎㅎ

아니~ 우리가 많이 먹는 건가?  

 

엔도 슈사쿠 문학관 외관
전시실 안내판
엔도 슈사쿠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 안내?
영화 사일런스의 한 장면-기치지로가 옥에 갖힌 로드리고 신부를 찾아와 고해하는 장면

엔도 슈사쿠(1923년 3월 27일 ~ 1996년 9월 29일)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가톨릭 신자인 이모의 집에서 성장하였으며, 열한 살 때 세례를 받았다.

1949년 게이오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 가톨릭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장학금으로 프랑스 리옹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결핵으로 인해 2년 반 만에 귀국한 뒤,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1955년에 발표한 『하얀 사람』(白ぃ人)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바다와 독약』으로 신쵸샤 문학상과 마이니치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고 일본의 대표적 문학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엔도는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후,

유럽의 [신의 세계]를 경험한 [나]가 결국 동양의 [신들의 세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자전적 소설 『아덴까지』를 발표했는데,

그 6개월 뒤에 『백색인白い人』을 발표하였고, 또 6개월 뒤에 『황색인黃色い人』을 발표했다.

그리고 백색인으로 1955년 제33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다.

『아덴까지』의 작품 의식을 기반으로 한 『신의 아이(백색인) 신들의 아이(황색인)』 역시

엔도가 유럽과 동양의 종교문화의 차이로부터 겪은 방황, 갈등의 요소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1966년에 『침묵』(沈默)을 발표하여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96년 타계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종교소설과 통속소설의 차이를 무너뜨린 20세기 문학의 거장이자 일본의 국민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침묵』, 『예수의 생애』,『내가 버린 여자』, 『깊은 강』, 『사해 부근에서』, 『바다와 독약』, 『그리스도의 탄생』 등 다수가 있으며 東京 府中市 가톨릭 묘지에 잠들어 있다

 

문학관 앞에 드넓게 펼쳐진 푸른바다-정말 슬프게 푸르다.
울집 6층 길동무 교우님과 한 컷~!

아침을 먹고 소토메(바깥 바다)로 달려간다. 엔도 슈사쿠의 문학관이 슬프고 푸른바다를 향해 서있는 마을~

바다가 보이기도 하고 벼랑이 보이기도 하며 구불구불 높은 산을 오르내리며 달려야 하는

산세와 지형이 험한 곳! 그래서 가쿠레 기리스탄이 모여 살던 곳!

우리도 박해시대에 신자들이 험하고 외진 산골짜기로 숨어들었었지.

2시간여 달려 도착한 소토메 엔도 슈사쿠 문학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슬프고 아름다웠다.

엔도 슈사쿠 문학관(2000년 개관)은 작가의 서재를 재현한 코너,

사진과 그의 에세이에서 뽑은 구절로 작가의 일생을 소개하는 코너,

엔도의 책과 원고, 신문 자료와 문화훈장 메달,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따위의

엔도 슈사쿠와 관련이 있는 수많은 자료들(2만 5천여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 엔도 슈사쿠를 만난게 언제였더라. 2009년이었던가?

일본 문학에 큰 관심이 없던 내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문득 책 한권을 사들고 보니 엔도의 '깊은강'이었지.

그러다가 영화 silence의 원작 '침묵'을 읽었어. 그때 그 놀랍던 기억, 그 마음으로 엔도의 문학관 앞에 서 있네.

 

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바다를 눈물없이 건널 수 있다면 그때에야 언제나

내게만 침묵하는 듯한 그분을 만날 수 있을까? 

소토메 일대에는 1897년 이곳의 주임사제로 부임해 33년동안 가난한 소토메의 주민을 위해 사재를 털어

사회복지사업을 펼쳤던 드로 신부를 기념하는 드로 신부기념관을 비롯하여,

그의 설계로 건축된 시츠성당과 구 시츠구조원, 구로사키성당과 소토메 역사민속자료관이 있다는데

12시에 미사를 드리기로 돼있는 시츠성당 말고 구로사키성당과 소토메 역사민속자료관을 살펴볼 기회가 다시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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