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일본 나가사키7, 평화공원, 원폭낙하중심지 공원, 우라카미천주당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일본 나가사키7, 평화공원, 원폭낙하중심지 공원, 우라카미천주당

babforme 2023. 5. 3. 16:30

묘한 중식으로 점심을 먹고 찾은 평화공원!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평화기념상에서 시작해 원폭낙하중심지공원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

나가사키의 종과 평화의 샘을 지나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길을 건너면 원폭낙하중심지공원에 다다른다.

 

평화공원

원폭 낙하 중심지 공원 북쪽,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 평화 공원은

전쟁의 공포와 전쟁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맹세,

그리고 세계 평화를 희망하며 조성되었다는데~~?

 

카수 ㅇㅁㅅ을 생각나게 하는 동상

평화공원 지하주차장에서 계단을 올라오니 청동으로 만든 저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벌거벗은 남성상이 있었지.

바로 버스에서 가이드님이 '평화공원에 가면 가수 ㅇ ㅁ ㅅ을 닮은 커단 동상이 있어요.' 하던~ ㅎㅎ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고 10년이 지난 1955년 8월 8일, 제막식이 거행됐다는 그 이름하여, 평화기념상!

나가사키시민의 평화의 염원을 담아 청동 30톤을 들여 동상 높이 9.7m(받침대부터는 13.6m)나 되는 기념상을 세웠대.

하늘을 가리키는 오른손은 '원폭의 위협'을, 수평으로 뻗은 왼손은 '평화'를,

살짝 감은 눈은 원폭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의미가 담겼다나~

근데 내가 예술에 문외한이라선지 아무리 봐도 나는 저 동상에서 평화를 찾을 수 없었어.

울퉁불퉁 살집 두터운 저 거대한 남성이 수직으로 뻗은 팔 어디가 원폭의 위협을 말하는 건지,

수평으로 뻗은 팔이 어떻게 평화가 되는지 이해가 안됐거든~

물론 예술?작품이 논리적으로 이해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지만 그래도 개연성은 있어야 하지 않나?

작가가 한 작품해설이라 뭐라하긴 글치만 내 머릿속은 저 반라의 거대 동상에서 평화가 아니라 

자꾸만 군국주의 일본제국만 떠오르던 걸~ ! 

 

종이학 탑

1982년 10월 6일 평화기념상 양쪽에 하나씩 만들어진 '종이학 탑'.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종이학을 접어 걸어놓았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고  10년이 지나 방사능 후유증으로 백혈병에 걸린 사다코(禎子)는

종이학 천 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에 따라 종이학을 접었다네. 

천 마리 학을 접으면 병이 나을 거라는 소망으로 종이학을 접던 사다코의 종이학 접기는 600마리에서 멈췄대.

사다코의 사망 소식에 사다코를 가엾게 여긴 일본국민들이 아이가 미처 다 접지 못한 학을 접어

원폭 투하지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종이학을 전해주는 전통이 생겨났다는군.

그런 까닭으로 저 종이학 탑 속에 날마다 형형색색 종이학이 걸리는 거래.

 

나가사키의 종

동원된 학도병, 여자 정신대, 일반시민 원폭 피해자의 명복을 빌며

영구적인 평화확립을 전세계에 호소하기 위해

1978년 피폭 유족, 피폭자 21,000여가구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건립했다는 나가사키의 종,

받침단엔 100여병이 넘어뵈는 생수와 물 가득한 들통이 여러개 놓여있었어.

피폭으로 극심한 갈증을 호소하며 죽어간 이들에게 바치는 물이겠지.

권력자의 욕심으로 일으킨 전쟁의 광기는 늘 힘없는 이들의 참혹한 희생을 자양분삼아 칼춤을 추지.

 

평화의 샘

원폭 투하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피폭자들은 극심한 갈증에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져 갔대.

물을 바쳐 당시 피폭자들의 넋을 기리고 명복을 빌며,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핵무기 폐기의 염원을 담아 전국에 걸친 모금으로 분수대를 건립했다는군.

이 분수에서 뿜는 물줄기 모양은 학과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의 날개짓을 형상화시킨거래.
   분수대 앞 검은 화강석비에는 당시 극심한 목마름을 경험했던 소녀의 수기가 새겨져 있는데, 

우리글로 번역하면 이런 뜻이라는군~!
'목이 말라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물에는 기름 같은 것이 퍼져 있습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물이 마시고 싶어서 마침내 기름이 떠 있는 채로 마셨습니다.'

 

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평화공원, 내려가면 원폭낙하중심지공원으로 갈 수 있다.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원폭낙하중심지공원에 들렀다가 다시 타고 올라왔지.

 

홍가시나무엔 하얀꽃이 몽글몽글 피어있고,
보랏빛 예쁜 꽃엔 별넙적꽃등애가 꿀을 빨고~
평화공원 잔디 사이에 혼자 큰키?로 피어있던 꽃

평화공원에 피어 있는 꽃들~

잔디 사이에 갸날픈 줄기 솟아 피어있던 저 하늘하늘한 보라색 꽃은

별넙적꽃등애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주고~

 

원폭낙하중심지공원(폭심지공원)

 

1945년 8월 9일 오전11시 2분.

미국의 B29 폭격기에서 투하된 원자폭탄은 마쓰야마마치 171번지 상공 약 500m에서 폭발했다.

나가사키 거리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며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현재 원폭낙하 중심지 표주로 1968년에 건립된 검정색의 화강암 비석이 세워져 있으며,

공원 안에 피폭 당시의 지층이 남아있다.

가정집의 기왓장, 3,000도의 고열로 인해 불탄 유리 등, 피폭의 참상들이 아직도 대량으로 매몰되어 있다.

 

원폭낙하 중심지 표지인 추모비와 우라카미천주당 잔해 일부-바닥을 동심원으로 만들었다.
원폭투하 지점에 세워진 추모비

원폭낙하 중심지 표지로 세운 검은 화강석추모비를 가운데 두고 조성된 동심원 바닥은 

낙하지 상공 약 500m에서 폭파돼 원을 그리며 퍼져나간 원폭을 나타낸다고.

추모비 앞에 있는 원폭 희생자 봉안함에는 마이크로 필름으로 만든 원폭희생자 명부를 넣어놨대.

 

원폭투하로 파괴된 우라카미 성당 남쪽 벽 기둥 일부
파괴된 성당 남쪽벽 기둥 옆에 파괴된 당시의 우라카미 천주당 사진자료를 세워놓았다.

우라카미성당(천주당)은 원폭투하지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 있어

많은 인명피해와 성당건물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지.

원폭피해의 폐허와 참상의 상징이 된 우라카미성당을 많은 나가사키 시민들이 보존을 원했으나

1958년 나가사키시는 파괴된 성당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금의 성당을 지었대.

파괴된 성당을 철거한 벽 일부를 옮겨와 폭심지(원폭낙하지) 공원에 세워놓았다.

 

원폭 투하 50주년을 기리며 만들어진 이 모자상은 이 공원을 상징하기도 한다는군.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아기는 엄마 품에서 팔을 축 늘어뜨리고 있다.

조각상의 아기는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을, 엄마는 일본을 도와주었던 다른 국가들을 뜻한다네.

받침대의 숫자는 원폭투하 날짜와 시간!

조각상 안내문에 '있'는 일본이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위해 원폭낙하중심지에 피폭50주년 기념사업비를 세우고

노력한다는 문구~ ㅍㅎㅎ 정말?

지금도 여전히 아시아 각국(우리나라 독도, 러시아 쿠릴 열도, 중국 센카쿠 열도)과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이?

기념비를 세우고 평화라는 글자만 써넣어 세계평화가 지켜진다면 세상 전쟁이 날일도 싸울 일도 없는 거지. 

입으로 또는 언제든 폐기될 문구로 백날천날 외치는 평화는 얼마나 공허한지......

 

원폭 투하지 근처에 무심하게 피어있는 토끼풀꽃

이제 다시 평화공원으로 돌아가 버스를 타야 한다.

다음 목적지는 오우라성당~!

일정에 따른 시간은 정해져 있고 머물다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우라카미 천주당은 버스에서 설명을 듣는 것으로 패~수?하고 오우라 성당을 순례하는것이 원래 계획,

그러나 바뀌기 위해 존재하는 게 계획이라던가~ ?ㅎㅎ

버스 창가로 보이는 성당과 그 아래 건물 잔해물 사진을 찍으며

아~ 저게 원폭 투하로 파괴된 성당 종루 잔해구나 고개를 끄덕일 때 버스 안을 울리는 큰목소리!

'우라카미 천주당에 들러야지, 저거봐, 저거~ 우라카미로 가자규~'

목소리 큰사람이 이기는거? ㅎㅎ 이런저런 논의 끝에 오우라 성당 대신 우라카미 천주당으로 간다.

갑자기 바뀐 일정에 가이드님 일정 체크에 바쁘고......

 

버스 안에서 찍은 원폭으로 무너진 종탑잔해

우라카미 천주당

 

우라카미 네번째 박해라고 부르는 박해로 유배됐던 신자들은 유배지에서 돌아오자 기리시탄을 색출하려고

후미에(성화밟기)를 실행했던 마을촌장 집터에 1895년부터 성당을 짓기 시작했다네.

해외에서 기부를 받고 우라카미의 가난한 신자들이 농작물을 팔아 모은 돈으로 구입한 건축자재,

무보수로 건축에 참여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신자들의 헌신 끝에 완공된 성당은 당시 동양 최대의 성당이었대.

1914년 '원죄없는 성모님'께 바쳐졌고, 1925년 처음엔 없던 성당 정면에 두개의 종루를 추가했다지.

그리고 20년 뒤인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처참히 파괴되고

성당에서 미사준비중이던 사제와 신자들이 목숨을 잃었대.

그리고 피폭에서 살아남은 신자들이 1946년 임시로 목조성당을 지었다가,

1959년 원폭으로 파괴된 옛 성당터에 다시 오늘의 성당을 완공시킨거지.

 

우라카미 성당(천주당)
작은 도랑을 끼고 언덕면에 박혀있는 종탑잔해-1945년 8월 9일에 시간이 멈춰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