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25년 1월 2일 본문
2025년 엄마 첫면회 길, 이래저래 답답하고 속상한 날들도 또 지나가긴 한다.
진영논리에 빠져 수렁인줄도 모르고? 속으로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사람 안같은 사람들에 속터지고
행복했던 여행길 끝자락에서 제대로 작별인사도 못나누고 황망하게 하늘의 별이 된
여객기사고 희생자에 가슴 시퍼렇게 멍이 든 날들, 그래도 또 살아내야 하는 일상~
무거운 마음으로 엄만테 간다.
2025년 첫면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우울하고 씁쓸한 나와는 다르게 컨디션 으뜸이다.
최근들어 가장 좋은 상태다.
누가 왔을까 묻는 말에 처음엔 '유춘자가 왔어요' 하시더니 다시 동생이라네~ ㅎㅎ
동생 '명자'와 '영자' 중에 누구냐니, 단연코 영자란다.
생뚱맞게 막내동생 영자가 왔다니 딸은 오늘 엄마 막내동생이 돼야 할 듯~
막내동생 영자 남편 조서방도 나이가 들면서 아파 요즘 영자가 병구완하느라 힘들다니 에구구~ 동감도 하시고~
엄마 막내동생 영자는 강릉에 살고, 버덩말에 사는 영자는 엄마 성당 딸이고
어제는 독립해 이사나간 엄마 손주들이 양력설이라 집에 와서 만두국 끓여먹고......
한참 이런저런 일상의 아무말대잔치를 듣다가 문득 '딸이 왔구나' 하시네.
'아~ 엄마 이제야 생각났구나, 딸 누구? ㅁ수니~ 커피 좀 줘~'
지난주엔 컵도 못드시더니 오늘은 혼자 컵을 들고 두유커피를 드신다.
'맛 있는데 너무 뜨거워~ 엄마~ 커피니까 따끈하게 드셔야지. 뜨거우면 후후 불어서 드시고~'
후후 불면서 두유 한 잔을 드시고 한 잔 더 드릴까 묻는 말에 뒀다 드셔야 된다네. ㅎㅎ
새해가 돼서 엄마는 이제 97세 됐다니까 에휴~ 한숨도 쉬고~
딸도 65살이나먹었다니 벌써? 대꾸도 하셨어.
설명절에 김치만두 100개만 빚어서 엄마 만두국에 만두 10개를 넣기로 했다.
10개 다 드실 수 있다니 열심히 끓여드리고~ ㅎㅎ
만두국 드시고 노래도 한곡 불러야쥬~ 이미자님의 섬마을 선생님 한번은 같이 부르고
두번째는 딸이 부르는 노래에 어깨만 움찔움찔 박자를 맞추신다.
30분이 넘어가며 살짝 몸을 트시는 엄마, 엄마 힘들구나~ 이제 들어가 쉬실래요?
고개를 끄덕이는 엄마에게 마무리기도 하고 들어가요.
성부와..... 시작에 엄마는 성호경을 긋고 주님의 기도는 나오는데 성모송은 잊으셨네.
영광송과 다시 긋는 성호경! 오늘은 정말 아주 컨디션 짱이다.
엄마~ 담주에 다시 올게요. 담주는 아버지제사라서 괴산에 다녀올거야~
이때도 엄마는 다시 반짝 반응, '응 아버지 제사~ ' 괴산 갔다온 얘기 나중에 해줄게.
들어가 쉬시고 저녁 맛있게 드셔~ 딸 잘가라고 인사해야지.
'딸 조심해서 잘가~' 오늘 엄마는 나름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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