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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1월 8일

babforme 2025. 1. 9. 00:22

어제 오랜만에 마트에서 카스텔라를 1봉지 샀다.

엄마가 집에 계실 때 참 좋아했던 빵,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좋았는지

엄마는 밥 한숟가락에 카스텔라 한 조각을 반찬처럼 드시곤 했었다.

요양원에선 딸이 면회 때 챙겨가도 잘 드시지 않아 안드린지 정말 오래인데......

마트에서 카스텔라를 집어들며 문득 든 생각, 엄마의 기억 속에 카스텔라가 남아 있으려나? 

온몸이 찌뿌둥하니 꼼짝도 하기 싫었으나

밤부터 눈많이 오고 부쩍 추워진다니 오늘 그래도 엄만테 갔다와야겠지.

어제 사온 카스텔라 5조각을 작은 다회용기에 담고,

따끈하게 뎁힌 달달구리 두유를 보온병에 담으면 엄마 면회 준비 끝이다.

 

아주 오랜만에 엄마 면회 준비물로 챙긴 카스텔라~

면회실로 나온 엄마 컨디션은 지난주와는 넘 다르다.

그냥 무조건 '예 예, 그러게요~ 몰라요~' 를 반복하는 엄마,

얼굴을 조물조물 만져주며 기억을 끌어올리다보니 어느 순간 'ㅁ수니가 왔구나' 하시네.

'어떻게 ㅁ수니가 온 걸 알았어? 얼굴 만져줘서? 몰라~ 그냥 생각이 났어.'

 

오늘은 간신히 두유컵을 잡으셨다.
카스텔라 5조각중 3조각을 드셨다는~

 

지난주엔 커리를 달라시더니 오늘은 커피를 찾지도 않으시네.

커피드리겠다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끄덕~

오랜만에 카스테라 가져왔는데 드시겠냐하니 잘모르겠다고.....

강낭콩알만하게 떼어 입에 넣어드리니 마다않고 오물오물 잘도 드신다.

그렇게 3조각을 드셨다. 더드실 것 같았지만 저녁시간을 앞둔 상황이라 3조각으로 끝~!

두유와 카스텔라를 드시고 맛있다니 카스텔라 어려운 이름은 잊었어도 맛은 기억하신 것 같다.

커피도 먹고 카스텔라도 먹었으니 기분좋게 노래나 부르자는 딸에게

또다시 고개만 끄덕끄덕~

눈이 내린 얘기를 하다가 '펄펄눈이 옵니다' 동요를 부르니 몸짓으로 박자만 맞추시네.

같이 부르자해도 빙그레 웃으며 다시 몸으로 박자만~ 섬마을 선생님도 박자만~

오늘은 어떤 말, 노래도 하기 싫으신가보다.

 

마무리기도도 딸이 하면 그냥 '아멘~!'만 하는 것으로 끝내시네.

엄마, 그만 들어가 쉬시고 저녁 맛있게 드셔, 글고 잘주무시고.....

담주에도 카스텔라랑 커피랑 가져올게요.

딸 말에 다시 고개만 끄덕~

오늘 엄마는 딸에게 잘가라는 인사도 하지 않고 30분 면회 뒤 방으로 들어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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