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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1월 29일(설날)

babforme 2025. 1. 30. 23:16

이틀에 걸쳐 두 아들네랑 만난 엄마는 오늘 컨디션이 나아지셨을까?

설명절이라 엄마 점심을 챙겨드리기로 하고 시간을 맞춰 집을 나선다.

9시 출발, 주차장에 내려오니 먼저 내려온 옆지기가 열심히 차 시동을 걸고 있다.

근데 배터리에 문제가 생긴듯 시동이 걸리지 않네.

한참을 애쓰다 보험 서비스를 청하기엔 시간이 안될 듯 싶어 옆지기 차를 포기한다.

겨울, 두터운 옷과 여러 상황이 차 한대는 작다고 외치는 두 아들 말에 동생차와 내차 두 대가 가느냐,

내 차 한 대로 가느냐 설왕설래하다가 결국 내차만으로 움직이기로~

운전석과 조수석은 두 아들이, 뒷 자리엔 겸손한 몸을 가진 우리 셋(옆지기, 나, 동생)이 앉았다.

긴 연휴에 공항이 미어터진다더니 정말 그런건지, 아님 시국 탓인지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엄마의 설 점심상?

오늘은 고속도로도 한산하더니 요양원도 한산하네. 미리들 다녀가신건가?

전엔 면회실과 활동실에서 번갈아 면회를 했었는데......

면회실로 나온 엄마 컨디션은 나름 괜찮은듯하다.

엄마 두 아들이 이틀에 걸쳐 설 명절 면회를 했으니 저만치 달아나기만 하던 엄마의 기억이 

오늘은 조금 주춤거리는 건지 딸, ㅁ수니가 왔다고 비교적 빠르게 대답하는 엄마.

푹 끓여 으깨지기 전의 소고기무국과 밥, 슴슴한 물김치가 입에 맞으신지 

싫다않고 받아드시고, 후식으로 두유커피와 파운드 케잌도 한 조각 드셨지.

 

두 손주가 먹여드리는 후식,

서캐서방이 들려주는 노래,

딸들이 함께 하는 아무말대잔치에 빙긋 웃기도 하고,

눈내리는 겨울,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 얘기를 하다 부르는 노래~

엄마도 고드름 노래가 기억이 났는지 작은 목소리로 따라부르고......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걸어놓아요.'

방으로 안들어가시겠다는 엄마 뜻에 평소 30분하던 면회가 길어지고

결국 요양원측의 요구로 엄마면회는 50여분만에 끝이 났다. 

 

인증샷을 찍고,
소 한마리
이름 그대로 원형으로 만들어진 빵공장 까페, 로톤다

큰오빠네 식구와 소 한마리로 좀 늦은 점심을 먹고 원주의 어느 한적한 동네, 

제법 규모가 있는 빵공장 까페에서 이쁘고 건실한 청춘 넷과

장년을 지나 노년?으로 접어드는 늙은이? 다섯이 설날 남은 오후를 수다로 정리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차 위로 겨울 오후의 햇살 한자락이 쏟아져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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