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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조카손주 라온일 집으로 데려왔다. 주일학교 교사인 엄마는 주사 후유증? 애써 참으며 서울의 한 수도원으로 피정을 가고 오늘 하루 수원할머니와 놀아야 하는 라온인 가방까지 잘 싸놓고 기다리고 있었지. 가져간 먹을거리 몇 가지 꺼내놓고 손주와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종알종알 입이 쉴 틈 없는 손주와 허허실실 수다를 떤다. 할머니, 할머닌 박사라고 엄마가 그러던데, 그래서 할머니한테 오늘 많이 배우래요. 몰? 화성에 대해서도 배우고..... 다요~ 그래?ㅎㅎ 제가 토를 했어요. 왜? 잠을 잘 못자서요. 축구를 했더니 피곤한데 너무 피곤하니 잠을 못자고, 잠을 못자니 소화가 안돼서 밥도 잘못먹고 또..... ㅎㅎ 아~ 라온이가 축구를 열심히 하느라 몸이 몹시 피곤했구나. 너무 피곤해서 오히려 잠을 못자고, 그러다..

수욜 엄청나게 쏟아지던 장맛비에 묶었던 발을 이틀이 지나 풀러놓는다. 점심을 먹고 엄마에게 갈 준비를 서두른다. 달콤하고 향긋한 말랑이 황도와 파운드케잌 조금, 그리고 작은 채소음료 한팩, 오늘 엄마 간식이다. 엄마는 오늘도 컨디션이 그렇다. 그냥저냥 앉아서 눈만 감고 세월을 센다. '엄마~ 누가 왔게요? 몰라유~ 엥? 몰 몰라, 작은딸이 누구여? ㅁ수니? 맞아, ㅁ수니잖아. 잘 알면서 몰 모른다고 하셔~ 그럼 돼요? 안돼요? 몰라! 어제그제 큰오빠네 왔었잖아~! 큰며늘이랑 몬 재밌는 얘기했어요? 사진보니까 엄청 신나게 웃고 있던데...... 몰라, 몬 말했는지..... 엄마~ 잘생각해 보셔. 몬 얘기하고 신났었는지 알 수 있을 걸~ 재밌던 건 딸한테도 말해 줘야지, 안그래요? 몰라, 몬말했는지 생각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