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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라온이-1월 13일

babforme 2023. 1. 20. 11:19

조카손주 라온일 집으로 데려왔다.

주일학교 교사인 엄마는 주사 후유증? 애써 참으며 서울의 한 수도원으로 피정을 가고

오늘 하루 수원할머니와 놀아야 하는 라온인 가방까지 잘 싸놓고 기다리고 있었지.

가져간 먹을거리 몇 가지 꺼내놓고 손주와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종알종알 입이 쉴 틈 없는 손주와 허허실실 수다를 떤다.

할머니, 할머닌 박사라고 엄마가 그러던데, 그래서 할머니한테 오늘 많이 배우래요. 

몰? 화성에 대해서도 배우고..... 다요~ 그래?ㅎㅎ 제가 토를 했어요. 왜?

잠을 잘 못자서요. 축구를 했더니 피곤한데 너무 피곤하니 잠을 못자고, 잠을 못자니 소화가 안돼서 밥도 잘못먹고 또.....

ㅎㅎ 아~ 라온이가 축구를 열심히 하느라 몸이 몹시 피곤했구나. 너무 피곤해서 오히려 잠을 못자고,

그러다보니 잘먹지도 못하고, 탈이 나서 아침에 토했고 ㄸ질을 한다는 거지? ㅎㅎ

아이~ 할머니, ㄸ질이 모예요. 사실이잖아~ 할머니가 없는 말 한 건 아니잖아? ㅍㅎㅎ

놀리지 마세요. 할머니, 엄마가 할머니랑 있음 피곤할거라더니 정말 그런가..... 그래? 

저는 미소된장국(일본된장국)하고 달걀찜만 먹어요.

왜 우리 된장국을 안먹고 일본 된장국을 먹는데? 엄마가 끓여줘요.

엄마가 우리된장이 아니라 일본된장으로 국을 끓여준다고?

제가 된장국은 그것만 먹거든요? 왜? 그냥 그게 맛있어서요. 그렇구나. 이제 우리된장국도 먹어봐. 맛있어.

오늘 점심에 할머니가 달걀찜이랑 된장찌개 끓여줘야겠네.

아니, 할머니, 그냥 달걀찜이랑 먹을게요. 알았어. 그럼 달걀찜만 해줄게.

근데 라온~ 할머니랑 콩으로 만든 음식 이름 아는대로 말해 볼까?

콩나물, 두부, 유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콩자반, 콩밥, 비지, 콩국수, 두유, 콩튀김, 콩고기, 콩죽,

콩부침개, 녹두전, 콩떡, 콩기름, 콩가루 인절미..... 와~ 잠깐 생각했는데도 되게 많네요, 할머니~~

그렇지? 잠깐 얘기했는데도 콩으로 만든 음식이 많지? 왜 콩으로 만든 음식이 이렇게 많을까? 

그건 우리나라에 콩이 그만큼 흔했다는거지~ 콩의 고향이 우리나라야.

그래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콩을 음식으로 먹기시작했다고 할 수 있지.

여름에 개울뚝방이나 빈터에 나가면 흔히 볼수 있는 덩굴들이 야생콩이야. 돌콩, 새콩, 여우콩.....

보라색 꽃도 예쁘고..... 노랑색으로 피는 꽃은 야생팥인데 팥도 콩씨네랑 한 식구거든(콩과).

우리 토종콩 종류도 아주 많아. 나중에 우리 토종콩 이름도 한번 찾아보렴. 토종 콩은 이름도 아주 재밌어.

원래 미국에는 콩이 없었어.

근데 미국 식물학자들이 우리나라 야생콩들을 가져가 연구를 해서 지금은 미국이 콩 씨앗을 많이 가지고 있고

콩 농사도 많이 짓고 있어. 우리나라도 미국의 콩씨앗으로 농사를 지은 콩을 수입하고 있거든. 기분이 좀 이상하지? ㅎㅎ

우리나라가 콩의 고향인데, 콩을 음식으로 먹은 것도 제일 먼저고.....

그러니 라온, 우리나라 콩으로 만든 우리 된장국을 먹는게 우리 몸에도 좋겠지?

에고~ 할머니, 머리 아파요. 미소된장국 하나 말했다가...... 역시 우리 할머니가 박사님 맞네. ㅎㅎ

근데, 할머니 어제 엄마랑 병원같이 갔다가 엄마 주사맞는거 봤어요.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할머니~ 내가 맘이 막 아프더니 눈물이 나서..... 울었어요.

라온이가 엄마 아픈게 맘아파서 울었구나~ 안아프면 좋은데...... 할머니도 잠자기 전에 기도하면서 울어.

할머니 기도 많이 해요? 라온이도 엄마 빨리 나으라고 기도 많이 해라~

 

선경도서관에서 자료검색중
책읽기에 열심인 라온
할머니도 재밌어서 열심히 읽은 라온이가 검색한 책

달걀찜해서 점심을 먹고, 재택하는 삼촌 쉬는 시간에 게임도 하고 라온인 신이 났다.

쉬는 시간이 끝난 삼촌은 오후 일을 시작하고 라온인 가져온 수학 문제 풀기,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하나 틀려서 95점을 맞았다고 수학이 싫다는 라온에게 할머니 비밀 하나 얘기해줄까?

할머니도 수학 싫어해서 고등학교 때 27점 받은적도 있어. 아니 어떻게요? 공부 안하믄 27점이 아니라 0점도 받아! ㅎㅎ

그래도 할머닌 27점 받았으니 대단하지 않냐? ㅎㅎ

하기 싫은 수학 공부를 끝낸 라온일 데리고 가까운 선경도서관 나들이~

방학 동안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컴퓨터로 찾고, 서가에서 책 찾는 법을 라온에게 살짝 알려준다.

몽돌미역국, 메두기 악플러, 그리고 또 한권은 뭐더라~?

한동안 등졌던 도서관에서 손주가 읽는 책을 같이 읽는데 넘나 재밌네.

손주는 그만 가자는데 할머닌 재밌어서 손주가 읽던 책 다 읽고야 나왔다는~ ㅎㅎ

 

라온이와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여기선 아빠 판박인데,
여기선 라온이 다시 엄마 판박이가 됐네.
할머니가 다니는 성당을 배경으로~ ㅎㅎ

도서관에서 나와 길목에 버티고 있는 화서문에 잠깐 차를 멈춘다.

여기가 화성의 화서문이야. 화성의 서쪽에 있는 문이라서 화서문이지.

안개비가 내리니 오래 있을순 없고 사진이나 한방 찍고 가는거~

나온김에 할머니랑 삼촌이 다니는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 다시 찍고 집으로 고고씽~

 

엄마가 왜 안오는거지?
오늘 종일 엄마를 못봤네.
엄마~ 보고 싶어, 빨리와요!

점심엔 잠을 못자 배탈이 나고 토를 했다며 달걀찜에 밥을 조금밖에 안먹더니 저녁엔 배가 고팠나보다.

안먹는다던 초코바와 귤도 먹고 저녁은 좋아한다는 소고기 미역국에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운다.

역시 애나 어른이나 배가 고파야 해. ㅎㅎ

퇴근한 삼촌과 신나게 닌텐도 게임을 하다가도 엄마 왜 안오지? 무언가 허전한 라온~

ㄱ윤이랑 헤어져 이제 결혼 안하고 엄마랑 살거라는데, ㅎㅎ

ㄱ윤이가 싫어서 헤어진건 아니고 서로 다른 학원 일정과 시간들이 어긋나 자연스레 헤어졌다나 어쨌다나

종알종알 떠들다가도 문득 엄마가 궁금한 초등 예비 4학년, 라온이 수원할머니와 함께 한 날의

좀은 진지?했던 야그 한자락!!!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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