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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에게 가는 길, 강원도로 들어오며 하얀눈을 머리에 인 산들이 정겹다. 역시 강원도라 눈이 많이 내렸구나, 노년의 엄마 집으로 삼은 요양원에도 눈이 쌓여있겠지.....? 지지난주와는 다르게 아주 쾌청한 엄마는 하하 웃기도 잘하셨다. '누가 왔어유? 예~ 엄마~ 누가 왔게? 몰러유~ 아니 엄마 이제 목소리도 잊어버렸어?' 처음엔 심드렁하다. '잘생각해보셔~ 내가 누굴까? 글쎄 누굴까~~? 누가 왔을까?' 골똘한 생각, 그리고 한참 뒤에 'ㅁ수니? 와~ 잘했어요. 글케 잘알면서 몰 모르는척 하구 그러셔? ㅎㅎ 글쎄~ 내가 그랬나? ㅎㅎ 왤케 눈을 감았어? 눈 좀 떠보셔~ 눈 떴어. 여봐~ 눈 떴잖아~ 글네, 이제 눈 잘뜨셨네. 이제 눈 감지 마셔~ 응? 눈이 많이 내렸네. 산에도 하얗게 쌓여있고, 지금 여..

세번째 면회(1.21) 뒤 설(2.1)과 맞물리는 상황이라 면회를 미뤘다. 그래, 금요일에서 3일이 더 지나는 상황이니 그때 온식구들 같이 엄마를 보면 되겠지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사이 코로나19 변이종 오미크론은 퍼지고 또 퍼지며 확진자 몇 만명을 넘나들고~ '이러다 면회 안되는거 아냐'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불안감! '설'이라고 막내가 올라왔다. 삼송으로 가기전 울집에 들러 선물을 풀어놓는다. 커단 사과 한박스와 세상에나 곱디고운 수세미, 막내의 맘고생이 수세미에 어려 코끝이 아프다. 마음의 준비를 할새도 없이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시고 자식들 모두 맘고생, 몸고생이 크다. 어쩔수 없었다는 우리 모두의 당위 앞에서 결국 스스로를 향한 분노를 어쩌지 못해 체하고 토하고, 못먹고 몸져눕고 그렇게 시간을 꼭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