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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밤새 안녕?했던 엄마의 아침은 물 한모금 마시는 것으로 시작됐다. 엄마를 안아일으키다 갑자기 '우두두~' 나는 소리, 순간 움직일 수 없는 허리, 어쩔? 큰언니랑 함께 엄마를 가까스로 화장실로 모시고, 엄마는 오랫동안 변기에 앉아계셨으나 오줌량은 겨우 새오줌만큼이다. 민폐끼치기 싫은 엄마의 성정은 도움을 받아야하는 상황을 오래 참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때문일까? 엄마의 배변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다. '엄마~ 화장실 들어온김에 아예 목욕할까? 낼모레 신부님 봉성체 오실때 엄마 깔끔하면 좋잖아요. 그래, 그럴까~? 그럼 좀 씻겨줘!' 엄마 마음 변하기 전에 목욕걸상 챙기고 따뜻한 물을 받는다. 처음 본 엄마의 벗은 몸은 사윌대로 사위어 뼈만 앙상하다. 살면서 엄마랑 목욕 한번 해보질 않았으니...... 큰언니..

방배동 큰언니와 산청 동생이 얼추 같은 시간에 우리집에 도착했다. 우리는 오늘 엄마랑 마지막밤을 보내기 위해 친정집에 간다. 점심으로 먹는 짜장면과 소고기탕면과 어향가지볶음! - 서로 맛있다면서도 목이 메인다. 아버지가 이웃목수와 함께 지은 집, 아버지가 그집에서 돌아가셨고 엄마도 그곳에서 이세상 떠나실거라 막연히 믿었던 집에서 엄마는 하늘나라가 아닌 요양원으로 떠나셔야 한다. 엄마가 요양원으로 떠나고 나면 아버지와 엄마의 한평생, 아픔과 기쁨과 삶의 온갖 풍상 다겪어낸 그집에 엄마는 다시 돌아올 날 있을까? 집에 도착하니 엄마는 누워계신다. 미운년 또 왔다고 냉기가 돈다. 친정에 왔다 강릉으로 돌아가던 오랜 친구 ㅈㅇ이가 엄마보고 간다고 들렀다가 놀란다. 십년 넘도록 서로 다른 삶의자리에서 만나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