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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 면회가 허용되고도 거의 두 주를 지나쳤다. 남편의 코로나 확진 격리 기간이 끝나며 바로 움직이고 싶었으나혹시 모를 바이러스의 움직임이 조심스러 세월을 녹이고 또 녹이며 온전히 바이러스가 운동성을 잃기를 기다렸다. 면회실로 나오신 엄마는 겨울 패딩을 입고 계셨다. 누가 왔는지 알아~ 엄마? 내가 누구야? 미수니가 왔구나~ 어떻게 알았어? 목소리가 미수니였어? 선생님이 말해줬어. 수원딸이 왔다고~ 오~ 엄마 딸이 수원에 사는건 안잊어버렸네. 잘했어요. 수원에 사는 딸이 왔어요. 이서방이랑 민욱이가 계속해서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엄마보러 빨리 못왔어요. 그랬구나~ 엄마, 민욱이가 누구야? 엄마~ 미수니 둘째아들이지? 민철이는 올 4월에 코로나 걸렸는데 9월말 10월 초에 이서방이랑 민욱이가 걸려서.....
1. 정리 하나 (2020. 9. 16.)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멈추게 했다. 이런 애매한 분위기로 거의 한해를 애써서 버티는 중~ 이웃에게 혹시 모를 민폐가 될수 있다는 생각에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꼭꼭 눌러 다잡는 요즘이다. 오늘, 갑자기 오오래 들추지 않던 사진첩을 꺼내들었다. 구석구석 안보이게 자리를 차지한 채 집을 좀먹는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또 한구석 차지한 채 숨어있던 사진첩이 눈에 띈 것! 사진첩엔 젊은 아낙과 어린 아들들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아아~ 우리에게 이런 때도 있었구나, 잊고 있던 유년의 내 아이들과 그만큼 젊은 사진첩 속의 내가 그립다.' 웬만큼 자란 아이들로 사진이 바뀐 사진첩 뒷부분, 아주 낡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오~ 엄마랑 아이들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