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이제 떠나보내야 해? 본문
진한 녹색의 전자렌지,
1997년 7월에 생산된 빵도 굽는 이친구를 1997년 12월에 울집으로 업어왔었다.
우리집에 온지 26년, 오븐 겸용이라 아이들 어릴 때 집에서 간식으로 빵도 만들고 유용하게 잘썼는데.....
아이들이 집에서 만드는 엄마표 빵보다 대기업 제품에 눈이 더가는 중등학생이 되면서 오븐 사용은 끝이 났다.
그뒤 전자렌지 기능만 충실하게 잘 쓰다 아주 아주 오랜(한 17-8년)만인 지지난주 작은아들이
단백질 케잌을 만든다고 오븐기능을 켜면서 전자렌지에 문제가 생겼다.
전기합선이 되었는지 잠깐 탄내와 함께 차단기가 올라간 것!
깜놀했던 마음 갈아앉힌 뒤 오븐이 아닌 렌지를 돌렸으나 계속 차단기가 내려가고,
더 이상 렌지를 쓸 수 없게 되었다.
버리기엔 너무나 멀쩡했던, 제품보호용 필름도 떼지 않고 써서 정말 새 것 같은 렌지에 아쉬움이 남아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니 수리할 부품이 없댄다.
아들은 멀쩡했던 렌지를 고장낸 민망함을 자본주의 소비경제에 부합하지 못한 엄마를 위해
새 제품으로 바꾸려는 전략이었다나 뭐라나 궤변을 늘어놓고......
'엄마가 잘못한거야. 아무리 탱크를 표방했던 회사 제품이라지만 어떻게 26년이나 써~!
10년에 한번쯤은 바꿔줘야 기업도 살고 경제도 제대로 살고 하는 거지. 한번 사서 30년 가까이 쓰면
경제에 보탬이 되겠어요? 적절한 소비는 경기를 부드럽게 돌리는 윤활유라는 걸 생각하시고 반성하세요.'
물건 아껴 오래쓰고도 그걸 망가뜨린 아들에게 혼나고, 나 마이 잘못한거? ㅎㅎ
아쉽지만 이제 떠나보낼 때~!
26년만에 전자렌지 몸판의 제품보호필름를 벗겨냈다.
완전 반짝이는 새것 같은 외모로 26년 우리 역사를 함께 했던 전자레인지는 떠날 채비를 끝내었다.
잘가라~ 내 어려웠던 시절, 아이들의 간식과 생활의 편리함?을 책임졌던 탱크 전자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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