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면회-12월 14일 본문
지난주 면회 땐 신부님 모시고 봉성체도 하고,
신부님 모시고 버덩말 따님, 영자레지나도 왔었으니 엄마 기분이 좋았었지.
오늘 그 기억을 가지고 계시려나?
면회실로 나온 엄마 컨디션은 쏘쏘~
'지난주에 버덩말 딸 영자레지나가 왔던 것 생각나~ 엄마?
영자가 왔었어? 응, 신부님 모시고 와서 엄마보고 갔잖아. 지난주에 엄마 성체도 모셨지.
엄마는 안흥성당신자라고 숸딸이 알려드렸는데 엄마가
안중성당이라해서 같이 막 웃었잖아~ 그랬나~?
엄마 어짜피 영자 얘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엄마 동생들 얘기 좀 해볼까?
영자가 누구야? 영자? 몰라~ 모르긴 몰몰라, 엄마 막내동생이 영자잖아. 독일에 간호사로 갔다가 강릉으로 시집갔지?
고등학교 영어선생하던 조서방이 엄마 제부잖아~ 그랬나? 영자가 강릉으로 시집갔었구나.
수자는? 수자는..... 수자는 엄마 셋째 동생, 춘천에서 옷가게하다가 미국으로 이민갔잖아.
미국 뉴저지에 살고 있어. 수자이모 이민갈 때 우리식구 모두 김포공항으로 배웅갔었지.
명자는 누구야? 명자도 내동생이지? 맞아, 엄마 동생. 명자는 어디살더라? 몰라, 서울살던가......
맞아~ 용산에 살잖아. 용산 2층집에...... 태현인 누구였지? 태현이도 동생일껄.
맞아요, 아주 잘했어요. 태현인 엄마 남동생.'
그토록 좋아하던 커피도 잊어버리고 기억여행이 심드렁해진 엄마는 허리가 아프다네.
엄마, 이제 들어가 쉬세요. 다음주에 딸이 왔을 때 딸이 왔구나 기억해주시구요.
오늘 엄마는 기억 저편에 오랜시간 머물러계셨다.
억지로 엄마의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딸의 목소리가 아팠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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