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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엠마오?-천리포수목원, 4월 8일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우리끼리 엠마오?-천리포수목원, 4월 8일

babforme 2024. 4. 14. 23:45

때론 예기치 않은 일들이 불쑥불쑥 끼어들어 가슴이 꽉꽉 막히기도 하는게 사람살이다.

묵묵히 맡겨진 일만 했을 뿐인데 문득 요상한 구설에 휘말려 상처받기도 하고,

큰힘 들이지 않고도 어쩌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일이 잘풀리는 횡재를 하기도 하는 일상......

그렇게 이런 저런 까닭으로 상처받아 위로받고 싶은 영혼들이 길을 나섰다.

또 다른 부활을 꿈꾸며 오늘 하루 맘껏 행복해보리라.

9시, 남문에서 길동무 둘을 태우고 숸을 빠져나가 서해안고속도로를 씽씽달린다.

급한 일 없으니 행담도 휴게소에 들러 간식도 챙겨먹고 기분좋은 수다도 떨고 자동차 밥도 멕이고

그렇게 쉬엄쉬엄 목적지에 도착했다.

목련축제가 열리고 있는 수목원에 들어가기 전 점심을 먹어야지.

집에서 검색해 간 밥집은 '시골밥상'인데 내비는 계속 뺑뺑이를 돌리며 '어촌밥상'으로 우리를 이끈다.

오잉~? 이게 모임? 집에 와서 다시 보니 시골밥집은 대소산길이고 어촌밥상은 천리포길,

정확한 주소를 확인하지 않은 내탓이었네. 나으 내비, 이거 정말 먄하구만~ ㅍㅎㅎ

 

어촌밥상에서 바라본 천리포수목원 앞 바다

뺑뺑이 돌리는 내비 말에 따라 시골밥상 포기, 오늘은 어촌밥상으로 픽~.

수목원에 면해 있어선가 식당은 이미 사람들로 꽉차있고, 음식을 내오던 사장님이 더 이상 손님을 못받는다네.

이거 어쩔~?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할 때,

여서 잠깐 기다렸다가 자리나면 들어가자고~ 하던 안나형님이 옳았다. ㅍㅎㅎ~

더이상 손님을 못받는다던 사장님 말씀에도 로비?에서 서성이는 우리에게 사장님이 슬쩍 한말씀,

'여서 잠깐 기다리면 자리나는 대로 살짝 불러드릴게요'

 

돌게장
깨끗하게 비운 생선구이 돌게장 밥상

20여분 기다려 눈치껏 하나 난 빈자리로 입장,

차림표를 살핀 뒤 사장님의 안내대로 생선구이와 돌게장 하나를 주문~

맛있게 구워진 갈치, 서대, 고등어, 가자미가 한접시 가득~ 시원한 미역국과 돌게장,

소박한 반찬으로 차려진 어촌밥상 한상~!

이제 맛있게 먹으면 되는거쥬~?  고맙슴다요, 잘먹을게요.

 

천리포수목원 안내도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목련축제를 알리는 게시물

꽃구경이나 하자던 길동무 말에 문득 찾아본 봄꽃 축제, 뭐 없을까? 찾다가

흔한 벚꽃이 아닌 목련축제를 찾아냈다.

숸역으로 이사하기 한참 전부터 마음이 갔던 천리포에서 목련축제가 열린다니 잘되었다.

해설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매진상태라 걍 수목원(밀러가든) 입장으로 정리~

운좋으면 해설사 프로그램을 곁들이로 들을수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했었건만...... 

(나무들 보호를 위해 오전. 오후 각각 15명씩으로 허락된 해설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비밀의 목련정원'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네~ ㅠㅠ)

 

수목원 입구에 불처럼 타오르고 있는 목련꽃~

입구부터 크고 아주 화려한 붉은 목련이 우리를 반긴다.

 

목련 '불칸'

이름표?를 보니 목련'불칸', 화산(volcano)와

로마 신화 속 불의 신, 불카누스(vulcanus)에서 이름을 따왔다나~

 

이친구는 목련 '갤럭시'였던가~
설립자 민병갈 기념관과 서부버지니아목련
서부버지니아목련, 이제 막 꽃망울이 생기기시작했으니...... 이친구는 여름에나 볼 수 있겠네.
큰별목련 '레오나르드 메셀'
목련 '골드핀치'
목련 '옐로랜턴'
큰별목련 '레오나르드 메셀'
목련'새티스팩션'?
작은 습지에 피어있는 목련이 마치 벚꽃같기도 하다.

천리포 수목원엔 목련이 926종이나 있어 세계에서 목련 종이 가장 많은 수목원이라네.

이뻐서 마구 찍어댄 사진 속 목련들, 내가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기나 한 걸까? ㅎㅎ

 

천리포수목원이 세계적 수목원으로 불리는 까닭은 목련과 호랑가시나무,

동백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라는데

그래서였나 동백원도 따로 있고 호랑가시나무도 제법 보였었지.

 

특이하게 생긴 수선화
마취목 '로제아'
노랑과 붉은 꽃이 핀 삼지닥나무
미친듯이 향을 뿜어내던 서향
조지아블루, 큰봄까치와 닮아서 보니 같은 집안이었네. ㅎㅎ
푸쉬키니아
무스카리
만병초, 만가지 병을 다스린다던가~
통조화
숲바람꽃
빈카
삼지구엽초
붓순나무
연분홍동백
분홍동백
동백원 안 사진구역에서

많은 꽃들과 나무들이 봄잔치를 벌린 천리포 수목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식물 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이란 찬사도 받았다는데

내년, 목련축제 해설사 프로그램에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지~

좋은 사람들과 그분이 만든 좋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하루,

우리만의 엠마오(따뜻한 샘, 부활절 휴가)가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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