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리마인드 허니문, 거제5 -바람의 언덕, 공곶이, 해금강호텔, 몽돌해수욕장(2021. 5. 18. 오후) 본문

바람불어 좋은 날

리마인드 허니문, 거제5 -바람의 언덕, 공곶이, 해금강호텔, 몽돌해수욕장(2021. 5. 18. 오후)

babforme 2021. 7. 28. 17:55

오전에 해금강과 외도보타니아를 찍고,

오후에 여러곳, 바쁘다, 바빠~

이번 여행의 목적중 하나인 해금강호텔과 검정돌이 예뻤던 몽돌해수욕장 다시 찾아가기.

 

1.공곶이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예구마을에 있다.

2015년 영화 <종려나무 숲> 촬영으로 유명해진 곳.

강명식, 지상악 노부부가 1957년에 이곳에 터를 잡고

산비탈에 4만 평이나 되는 밭을 일궈 동백과 수선화 종려나무를 심어 가꿨다.

기계를 쓸 수 없는 지형이라 삽과 곡괭이로 수십 년 간 만들었다고.

동백꽃, 노란 수선화꽃이 아름다운 자연농원 공곶이는 거제 8경 중 하나.

땅이 엉덩이처럼 바다쪽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공곶이라 부른단다.

 

공곶이로 가는길-동백이 터널을 이룬다. 다시 올라와야 할 이 길이 아득하다.
5월인데도 남아있던 동백 낙화-아마도 이게 끝이겠지~
공곶이 돌해변-사진엔 안나오나 건너편엔 내도(안섬)과 해금강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공곶이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10여분 가파른 언덕을 숨차게 오르면 드디어 공곶이표지판과 설명판이 있는 평지,

숨을 돌리며 안내판 설명을 읽고 길따라 실실 걸으면 숲으로 이어진 탐방로~

숲길 따라 터널을 이뤄주는 나무들이 고맙다.

공곶이 해안가로 내려가는 돌계단길-우와~ 다시 돌아올라올 생각에 미리 숨이 차다.

우리가 간 5월 중순엔 수선화 한송이 볼 수 없었지.

내리막 끝 쯤에 만난 무인까페는 문이 닫히고,

애써 내려간 몽돌해변엔 돌을 때리는 파도소리만 무심하다.

 

2. 학동 몽돌해수욕장

거제시 동부면 학동에 있는 해변

모래해변과는 다르게 몽돌이라 부르는 조약돌이 깔린 해변이다.

거제의 많은 해변들이 몽돌해변이나 이곳이 대표적인데

몽돌의 크기가 작고 색깔이 까매서 흑진주몽돌해변이라 부르기도 한다.

파도에 몽돌이 구르며 나는 소리가 아름다워 우리나라 자연의 소리 100선에 선정되기도.

몽돌 유출이 심해 옛날에 견줘 작고 고운 몽돌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 해 100만 명이 방문했을 때 10명 중 1명이 한 개씩만 집어가도 10만 개의 몽돌이 사라지는 셈.

한 미국인 소녀가 몽돌 2개를 가지고 갔다가 미안하다고 편지와 함께 되돌려 보내온 사례를

해수욕장 입구 알림판에 올려 몽돌 유출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31년 전엔 없던 건물들이 산능선 아래 들어서 있다.
31년 뒤(2021년 5월) 몽돌해수욕장-뒤편으로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31년전(1990년 10월) 몽돌해수욕장-뒤편으로 아무것도 없다.

31년만에 다시 찾은 몽돌해변은  

주차장이며 숙박시설, 편의점이 골고루 갖춰져 이른바 개발된 관광지가 되어있다~

31년전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에 내려 동백섬?, 달맞이고개 같은 부산의 관광지를 찍고

둘째날 오후 거제도에 들어왔었지.

인적드믄 산중턱 길, 잘못내린 버스에 큰여행가방들고 낑낑 걷다가

그 길 삼거리쯤 어딘가에 있던 작은가게에서 음료수 하나씩 사서 마셨었다.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던 족히 일흔은 넘어 보이던 주름깊은 할머니가 하셨던 말씀.

신혼부부여? 절대 애를 낳지마~ 애를 낳으면 안돼.

처음보는 젊은 한쌍에게 뜬금없이 애를 낳지말라던 그 할머닌 어떤 세계에 살고 계셨을까?

그 할머니의 주문같은 얘기를 뒤로 하고 지금 우린 아들 둘을 데리고 다시 그곳에 서 있다. 

 

3. 바람의 언덕

도장포 마을 옆에 있는 바람이 많은 언덕으로

띠밭늘이라 불리다가 2002년부터 바람의언덕으로 부른다네.

도장포항 오른편으로 자연 방파제처럼 낮게 누워 있는 언덕.

나무 계단으로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이름대로 바람이 주인이 된다.

언덕에서 보는 해금강을 품은 바다가 아름답다.

 

바람에 풍차가 느릿느릿 돌아간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해금강 쪽 바다

바람의 핫도그 까페 이전으로 바람의 언덕 대표간식 바람의 핫도그는 바람에 날아가고~

 

4. 해금강호텔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 있는 관광호텔로 1974년 해금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해금강의 으뜸 풍경인 사자바위 일출을 객실에서 볼수 있는 호텔.

 

해금강 호텔 입간판에서 '텔'자는 떨어지고,
마당엔 무성한 잡풀,
찾는이 없는 문닫힌 호텔엔 무심한 세월이 내려앉았다.
망가진 야외테이블
해금강 호텔에서 선착장 가는길의 해변 너럭바위에서

해금강 호텔이 지금도 남아있을까?

 

거제 여행을 계획하고 인터넷을 뒤졌다. 해금강 호텔이 나오질 않는다.

그러다 새거제신문의 기사를 찾으면서 해금강호텔의 현재를 대강은 알게 되었다.

1995년 외도 해상농원이 개장하면서 외도에 거제 관광의 메카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던 갈곶마을, 그곳을 찾아가면 해금강호텔 흔적을 찾을 수 있겠지.

 

바람의 언덕에서 아쉬운 발길돌려 찾아간 해금강 호텔,

기대와 설렘으로 찾아간 그곳에 문닫은 호텔이 남아있었다.

세상에나~ 몽돌해수욕장을 보면서 개발의 광풍이 몰아쳐 호텔건물 흔적이나 남아있을까 싶었는데

사람 손길이 끊긴 호텔 낡은 건물이 통째로 남아있었다.

 

10월 하순 비수기, 텅빈 호텔 2층 객실은 3박4일 신혼여행 중 가장 화려한? 숙소였다.

25,000원인가 28,000원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호텔 객실료,

투숙객 없는 비수기 호텔식당과 커피숍은 아마도 영업을 않했었지.

투숙객을 손에 꼽던 호텔에서 여행 3박째를 맞았었다. 

2층 객실에서 해금강 품은 바다를 보고, 비린 것 싫어하는 내 식성에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 마을 허름한 식당에서 뜬금맞게 삼계탕 혹은 백숙을 먹었었지.

 

추억의 호텔을 나와 횟집 즐비하던 골목을 지나 바닷가 너럭바위에 앉아본다.

어쩌다 문을 연 횟집의 호객소리를 뒤로 하고 이제 다시  오늘 하루를 쉴 소노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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