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274)
소소리바람이 불면~
하늘이 찌뿌둥하다. 미세먼지탓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집을 나섰다. '말모이' 배리어 프리 프로그램으로 단 1차레 상영되고 있었다. 한장 사서 들어간 상영관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배리어 프리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목숨과 바꾼 우리글이 먹먹하게 가슴을 때리고 있었다. 눈물이 부끄러운 날이었다.
'가버나움~', 뭐지? 인터넷에서 2019. 1월 개봉을 알리는 포스터를 보면서도 나는 모르겠다. 근데 이 영화 꼭 보고 싶다. 주연의 깊은 눈이 나를 끌어 당긴다. 개봉한다는 날짜 맞춰 열심히 동네 영화관을 들락거렸으나 없다. '뭐지? 독립영화? 그럼 상영관이 없겠구나!' 그러다 어찌 어찌 한 귀퉁이 힘든 시간대에 두어번 걸려있는 옆동네 상영관을 찾았다. 오전 8:30, 오후 3:55 달랑 두번 있는 상영시간~ 가버나움=가파르나움 신약성경에 나오는 지명이었다. 예수님의 행적과 기적을 믿지 않았던 갈릴레아 호숫가의 한 마을, 그리고 끝끝내 사라진 마을. '가버나움'은 성경에만이 아니라 현실에 있었다. 지옥보다 더 지옥같은, 실화보다 더 지독한 영화 내전의 상처와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는 ‘현대판 가버나움..
금요일부터 시작된 명절 휴가, 설 전 휴일이 길었다. 설이라고 우리 4식구(남편, 큰아들, 작은아들, 나)가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보고, 맛있는 점심도 먹고 오기로..... '극한직업' 가족단위 관람객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 이렇게 식구끼리 많이 오는구나~' 어린 아들들과 만화영화 보던 때 이후 강산이 두어번 바뀐듯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영화관은 빵빵 터지는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영화가 끝나고 맛있는 점심을 기대하고 간 밥집들~ 설휴가라 문을 닫았다. 이런~ 오늘까진 문을 열었으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이런 점심을 기대했다가 요런 점심을 먹고 들왔다는~! ㅎㅎ
문득 영화가 보고 싶었다. 달랑 문상 한장 들고 영화관으로~ 많은 영화들 중에 거의 상영 끝을 향해 달려가는 '보헤미안 랩소디' 관람권 한장을 손에 쥐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젊은 시절,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함께 했을 노래들이 들려왔다. 4옥타브를 넘나든다는 프레디 머큐리의 엄청난 음역은 '라이브 에이드' 콘써트에서 눈물 날만큼 찬란했다.
장안신협에서 전화가 왔다. 아싸~ 상 준단다. 우수조합원 상! "네, 조합원 정기 총회에 참석할게요~" 뭘 잘했는지는 모르지만 상을 준다니 좋다. 부담없는 토요일, 아침 잠이 달다. 귀차니즘 발동, 따뜻한 이불 속 나가기 싫다. 그때 한통의 전화, "조합원님~ 출발하셨어요? 동문쪽에 우수조합원 상받으시는 분들 자리 마련되어 있으니 꼭 거기에 앉으셔야 돼요~" 에궁~괜히 참석한다고 약속 했나벼~ 결국 게으름 떨다 일 때문에 출근하는 남편 차 얻어타고 정기총회가 열리는 수원실내체육관으로 고고씽~! 남편의 물욕충만한 본심이 드러나는 순간, "상품 너무 무거우면 1등 경품, 스파크 당첨돼서 싣고 와. ㅎㅎ" 욕심이 너무 사나왔나? 경품번호는 내 번호만 비껴가고, 우수조합원상 상품은 내겐 필요가 좀 덜한 화장품이..
아침 햇살과 커피를 나누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커피를 내렸다. 거실 한가득 햇살이 눈부셔 괘니 눈물이 난다. 내삶처럼 좀은 쌉쌀하고 따뜻하기도 한 커피 한잔을 마신다.
11월, 자연학교 방학하는 날~ 라온이도 가윤이도 많이 아쉬워했던 날, 자연학교는 내년 4월이나 돼야 다시 여는데~ 방학이 너무 길다. 가윤이와 라온이 만든 활동지~ 눈 찡긋하고 뭐가 보이나? 소나무 자세히 살펴보기~ 활동지 하는 중~ 가윤이 활동지 참 잘했어요. 따뜻한 코코아 마시면서 선생님 얘기 듣기 재미있다는~ 나뭇잎 축구공 만들기- 너무 재미있어요. 낙엽공, 내가 차야지~
책장을 비우다 고등학교 때부터 먹을거 안먹고 한권씩 사서 품고 있던 책들을 정리했다. 가끔씩 하던 정리를 이번에 좀 크게 했다. 몇 차례에 걸쳐 소소하게 정리되던 책들에 더하여 이번 정리로 책장에 숨통이 좀 트였다. 세로로 꽂힌 책위에 가로로 누워있던 내 역사의 조각들~ 아까워 껴안고 있던 분신들을 골라내며 마음에 바람이 분다. 일부는 도서관으로 일부는 재활용으로 내놓고 종교서적 일부는 성당으로 보냈다. 이렇게 이번에 정리된 책이 300여권, 지금껏 내 품을 떠나보낸 수 백권의 책들만큼 나는 그만큼 소유욕을 줄인걸까? 아직도 책장엔 언제 다시 펼쳐볼지 모를 책들이 가득하다.
엄마의 와병 소식으로 (차례 뒤 입원차 안양으로 모시고 올라온다는오빠의 전언) 친정 가는 계획이 갑자기 변경되었다. 산청에서 출발한 동생과 조카를 우리집으로 부르고.... 혹시 싶어 준비해 놓았던 호주산 소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나, 요리 좀 하는 듯~ ㅎㅎ 급조한 한가위 점심 차림상~ 큰아들, 조카, 남편, 나.... 작은아들은 없다. 캐나다로 떠난지 1년, 조카, 남편, 동생, 나(시계방향으로) 와인은 지난 여름 캐나다 여행 때 나름 유명한 와이너리에서 사왔다는~ 자식들 걱정한다고 아픈티도 내지 않고 대상포진을 오롯이 앓아내신 장한(?) 우리엄마~ 전화 목소리도 아무 일 없던.... 모시고 간 병원에선 이미 앓을만큼 앓아 해줄게 없다고, 집에서 잘 쉬면 된다 입원할 필요가 없다하여 오빠네 집으로 하여..
오늘도 우리는 꿈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갔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꿈을 이룰 실탄이 쌓인 통장도 같이 보고...... 맛있는 거 먹을 준비~ 육수가 끓어오르고 맛있는 샤브샤브를 향한 몸짓- 일어나 넣어라~♪~♬ 고기와 채소~♪♬~ 요리사같은 이 멋진 포스~ 닥닥닥~ 깨끗하게 비운 남비, 인증샷 하나 아싸~~ 음식을 남기지 않았다는 인증샷 찍고 받은 상품권!!! 맛있는 밥 뒤엔 달달구리 커피 한 잔♥ 이쁜 커피컵, 이쁜만큼 커피도 맛있는~ 아메리카노와 달달구리한 라떼와 토마토쥬스가 우리 꿈에 양념을 치고~ 어디보자~ 실탄이 가득찬 통장, 흐믓하여라~~! 동유럽? 발칸? 러샤?...... 갈곳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더하여 뜻밖의 선물~ 장학금받아 중국으로 유학간 장한 다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