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274)
소소리바람이 불면~
9월의 주제, 흙속엔 누가 살고 있을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8월의 무더위도 9월을 이길 수는 없었다. 9월의 따가운 햇살은 숲 속 나무그늘에 숨고 '까르르'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숲속 그 나무그늘에서 빛난다. 작은 삽과 갈고리로 파낸 흙을 만지고, 냄새맡고, 색깔을 살피고..... 체로 쳐낸 고운 흙에 누군가는 깜짝 놀라 꼬물꼬물 숨어들고, 궁금한 아이들 눈이 커진다. 라온이 만든 정체모를 곤충 선생님 말씀은 열심히 듣는거야~ 흙속에 뭐가 있을까, 삽질하는 라온이~ 땅 속에서 꿈꾸던 굼벵이 흙을 덮은 나뭇잎 속에서 빠져나온 그리마 한 마리-생긴 건 좀 그래도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래요. 찰흙 속에 곤충들이 갇히지 말고 잘 돌아다니라고 큰길을 내주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정리를 척척~ 선생님 얘기..
맛있는거 먹고, 수다도 떨고, 바람부는 날 훌쩍 떠날 계획도 짜고~ 아주 오랜만에 찾은 ggH에서 우리는 입과 마음과 몸이 행복했다. 이쁘게 단풍들고 훌쩍 하늘이 높아진 10월에 우리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으리. 우리 입을 즐겁해 해준 음식들, 색고운 샐러드와 부드러운 빵은 어디로? 눈도 즐기고~ 달달구리 션한 빙수 양념으로 오랜 수다~
분당설대병원에서 희망으로 만났던 6월이 지나고 다시 들려온 입원소식...... 그리고 설대병원이 아닌 백암의 한 조용한 병원에서 그렇게 우린 만났다. 슬픈데 아무렇지도 않은듯 수다를 떨다가 끝내는 눈물을 떨궜다. 병원을 나가기 싫다는 너를 데리고 나와 '안채'에서 밥을 먹고, (너 먹인다고 재은이 싸왔던 도시락을 보며-차에서 잊고 내린- 집에서 울었다. '밥'이란 말이 너무 아팠다.) 네 남편이 입원해 있는 호스피스병원 까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두어달이 채 못된 날 너는 남편과 긴 이별을 했다. × × × 세월은 또 흐르고 흘러 산 사람은 산다. 간혹 슬펐다가, 기뻤다가 , 아팠다가, 그렇게 무심한 시간이 쌓이면서 꽃이 피기도 한다. 슬프고, 아프고 그리운 날들을 가슴에 묻고 너는 씩씩하게 잘 살..
씨푸드 남편 61번째 생일, 환갑이다. 여름에 휴가를 내어 남편 환갑기념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작은 아들이 년전에 떠나간 캐나다로~ 그곳에서 남편이 노래불렀던 씨푸드 호텔 레스토랑에서 씨푸드를 찾았으나 남편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고 결국 캐나다에서 돌아온 뒤 진짜 환갑 생일을 맞아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음식점에서 그 씨푸드를 먹는다. 음식점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생선뼈모형 작품 회와 바닷가재 세트메뉴를 주문하자 따라나온 곁들이 음식들~ 맛있겠다. 모듬회 바닷가재 그렇게 남편의 환갑 씨푸드 식사가 이루어졌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1달에 한번 만나서 밥을 먹는다. 오오랜 기간 모은 정성으로 서유럽을 다녀온 뒤, 모두 함께 다시 떠날 준비를 하면서...... 그날도 우린 행복하게 밥을 먹었다. 교우가 새로 낸 까페에서 커피도 마셨다. 바로 이 까페다. 터키어로 '별'이란 뜻을 가진 '일디즈' 까페에서 일상을 얘기하며 정말 순전히 차를 마시고 즐겼다. 우린 멋있는 아줌마들이다. 정말, 정말이다.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텀블러가 눈에 들어왔다. 별다방처럼 자신들만의 텀블러를 파는건가 싶어 물었는데, 아니란다. 개업기념으로 1만원 이상 음료를 마셨을 때, 사은품으로 준다는 거다. 하여, 우리 줌마들은 우리가 마신 음료값을 계산해보기 시작했다. 아싸~ 한잔 더 마시면 텀블러 두개가 된다. 야박하게 딱 2만원이 아닌 끝..
세월이 흐르면 사람이든 기계든 망가지기 마련이다. 오래 썼다고 이제 그만 보내달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던 앱손이 드뎌 아주 맛이 갔다. 급하게 뽑아야 하는 자료를 앞에 두고 앱손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아주 멀쩡한데, 자꾸 글자가 깨지더니 이젠 아무리 명령을 내려도 요지부동이다. 하여 앱손을 떠나보내고 캐논을 맞아들였다. 10년 쓴 앱손 다시 10년을 함께 할 캐논
라온이 두번째로 자연학교에 온날, 라온이 동무인 예쁜 공주님 가윤이도 함께 왔다. 혹여 비가 또 올까 걱정했는데 날씨도 좋고, 아이들도 신이 나 있다. 오늘 수업 주제는 꿈틀꿈틀 애벌레~ 먼저 비가 와서 못찍었던 자연학교 단체사진을 찍고~ 선생님이 해 주시는 애벌레 얘기- 잘들어야지~~! 노린재는 냄새를 풍긴대요~ 고약한 냄새를 쏘기 전에 얼른 코를 막아야지~ 깡총 뛰어오르면 하늘을 잡을 수 있을까요? 가윤아~ 내가 잡아줄게, 조금만 기다려~ 애벌레는 무엇을 먹을까? 원추리를 좋아할까? 엉덩이를 돌리며 춤을 추면 숨긴 애벌레를 잘찾으려나? 맴맴 열바퀴 돌면 숨겨놓은 애벌레 자리가 생각나지 않을까? 산으로 가는 길, 곳곳에 애벌레는 숨어서 우리를 기다려요~ 라온이 벌써 군에 간거? 우리 장난꾸러기들이 나무..
큰아들이 대학을 졸업했다.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관계로 졸업식은 가지 않기로 했다. 졸업식 날 아침, 집으로 가져왔던 가운을 걸치고 걍 사진 한컷으로 졸업식을 대신한다. 게으르게 그 졸업사진마져도 이제야 정리한다.
아버지 산소는 양지바른 종두리 끄트머리에 있다. 낮은 구릉 끝에 햇살이 쏟아져내린다. 아버지 자식들은 제법 중년티가 나고, 손자녀들은 건실하게들 자랐다. 어릴적 호랑이보다 무서웠던 아버진 햇살 따스한 당신 집에 술 한잔 따라부어도 아무 말씀이 없다. 아버지 산소 다녀가는 길, 등 뒤로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는다.
참 많은 사람들이 아팠다. 그리고 여전히 아프다. 옥시로 대표되는 가습기 살균제-1994년 출시된 뒤 2011년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사용했던 살균제에 사람들도 속절없이 세균이 되어 버렸다. 피해신고자는 지난해 말까지 6천여명, 사망자는 1,300여명, 여기에 원인도 모르고 세상을 떠난이들과 피해자들까지 생각하면~ 산업화와 자본주의,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른 삶의 양상은 계속해서 우리네 삶과 삶의 자리를 위협한다. 그리고 그 위협에 대한 무한책임은 파편화된 사람들 개개인의 몫! 그렇게 비상 상수원도, 핵발전도 자본의 논리 앞에 무뎌진 우리에게 각성을 요구한다. 북수원 홈플 가습기 살균제 1인시위 영통 롯데마트 앞 가습기 피해자 찾기 캠페인 탈핵 캠페인 광교상수원 보호 1인시위, 수원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