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엄마면회 (29)
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늘은 옆지기와 같이 엄만테 간다. 누가왔는가 묻는말에 딸이 왔지. 딸이 누구랑 같이 왔을까? 몰라~ 엄마 오늘은 이스방이 같이 왔어요. 수원딸 신랑, 엄마 세째사위~ ㅇ규가 왔다구요. 그래? 이스방이 왔어. 좋구만~ 날씨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인사를 하며 엄마의 기억회로가 움직이길 기다린다. 엄마, 오늘 이스방이 엄마랑 재미있는 얘기하고 싶대요. 이스방이랑 얘기 잠깐 나누셔~ 이스방이 틀어주는 노래도 듣고, 이스방이 혼신을 다해 전하는 J얘기도 듣고~ 좋구만~ 맞장구치다가 이스방의 확인질문에 늘 하던 것처럼 몰라~ 내가 바보천치가 돼서 암것도 몰라~ 로 사위와 나눈 진지한? 대화를 마무리하는 엄마~ ㅍㅎㅎ~ 이스방과 바톤터치, 딸과 가벼운 수다떨기, 엄마랑 겨울이야기를 나눈다. 추운겨울, 펄펄내려 소복..
지난주 면회 땐 신부님 모시고 봉성체도 하고, 신부님 모시고 버덩말 따님, 영자레지나도 왔었으니 엄마 기분이 좋았었지. 오늘 그 기억을 가지고 계시려나? 면회실로 나온 엄마 컨디션은 쏘쏘~ '지난주에 버덩말 딸 영자레지나가 왔던 것 생각나~ 엄마? 영자가 왔었어? 응, 신부님 모시고 와서 엄마보고 갔잖아. 지난주에 엄마 성체도 모셨지. 엄마는 안흥성당신자라고 숸딸이 알려드렸는데 엄마가 안중성당이라해서 같이 막 웃었잖아~ 그랬나~? 엄마 어짜피 영자 얘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엄마 동생들 얘기 좀 해볼까? 영자가 누구야? 영자? 몰라~ 모르긴 몰몰라, 엄마 막내동생이 영자잖아. 독일에 간호사로 갔다가 강릉으로 시집갔지? 고등학교 영어선생하던 조서방이 엄마 제부잖아~ 그랬나? 영자가 강릉으로 시집갔었구..
오늘은 엄마의 가장 큰 기쁨인 큰아들, 오빠네가 엄마를 면회했네. 바다처럼 파란 옷색깔 때문인가 엄마 얼굴이 맑아보인다. 오빠네랑 만나고 있는 시간내내 엄마는 훨훨 나는 새를 보셨다지~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육신이 자유롭고 싶어 온통 생각과 눈에 새가 보이는 걸까?
비가 내린다. 오늘 엄마에게 가는 길은 비속에 젖어있다. 고맙게도? 옆지기가 엄만테 같이 간다고 연차를 내었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으로 많은 옆지기, 오늘은 엄마가 어떤 답을 하실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성당형님이 울엄마 생각하며 사왔다는 한살림 쌀과자, 손톱만큼 떼어 드리니 오물오물 드시고 다른거 그만주고 커피를 달라신다. ㅎㅎ 대단한 커피마니아 울엄마~! 엄마랑 나누는 계절이야기, 비가 온다고 했더니 '그럼 추워지겠네~' 하신다. 그래요~ 엄마, 비그치면 추워질거야. '추워지는 때를 모라하지? 추워짐 겨울이지~ 울엄마 잘아네. 추워짐 겨울이지? 겨울엔 비가 아니라 뭐가 오더라~? 겨울엔 하얀눈이 펑펑와서 소복소복 쌓여~ 울엄마 오늘 으뜸! 생각잇기를 아주 잘했어~ 상으로 모줄까? 상? 커피..
엄마는 오늘 계를 탔다. 큰딸내외와 큰아들 내외, 그리고 큰손주(큰딸의 큰아들) 내외가 엄마면회를 간 것~ 큰손주가 바쁜 일상을 사느라 할머니 못찾아봬 맘을 많이 쓰더니 드뎌 시간을 낼수 있었나보다. 오늘은 엄마의 큰 자손들만 뭉친날~!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이비 그치면 계절이 아주 깊어지겠지. 비내리는 고속도로는 물안개에 앞이 안보이고, 엄마에게 가는 길은 안개속에 갇혀있다. '누가 왔게요? 작은딸이 왔겠지, 모~ 맞아, 작은딸이 왔지. 어제 그제는 오빠가 왔었지? 누구? 오빠~ 큰오빠, 엄마 큰아들~ 몰라. 왔었나보지. 내가 다 까먹잖아. 맛있지도 않은 걸 몰 글케 까먹고 그래~ 오빠가 맛있는거 갖고 왔었어? 그이가 오빤가~ 내가 오빠라고 불렀잖아...... 누구? 누구한테 엄마가 오빠라고 불렀는데? 외삼촌? 아니 그게 아니라 ㅎㅎ 엄마 아버지한테 오빠라고 불렀어? 그럼~ 내가 오빠~ 그렇게 불렀지. 누구한테? 아버지? 엄마 남편? 엄마남편이 누구였지? 니네 아버지지. 글치. 엄마 남편이 울아버지지. 근데 아버지한테 엄마가 오빠라고..
1주가 참 빠르게 흐른다. 지난주엔 큰언니랑 엄만테 다녀왔는데, 그날 좋았던 컨디션을 엄마가 지속하고 있으려나? 엄마는 오늘도 쾌청하다. 한가위부터 최상의 컨디션~ 바로 숸딸 ㅁ수니가 왔다고, 목소릴 가마니 들어보니 ㅁ수니가 맞다시네~. '엄마~ 오늘은 딸이 수수부꾸미 가져왔다. 옛날에 엄마가 수수부꾸미 잘만들어줬잖아. 롯데몰에 갔는데 수수부꾸미를 팔더라구, 그래서 옛날생각하면서 드셔봐. 수수부꾸미?' 엄마는 손톱만큼 떼어 넣어드린 수수부꾸미를 두어번 받아드시곤 이내 딸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커피 안가져왔니? 커피 가져왔음 커피줘~ ㅇㅎㅎ~ 알써요. 딸을 기다린게 아니라 커피를 기다린거쥬?' 농을 던지는 딸에게 '아니야, 딸이 더 좋은데 딸이 커피를 가지고 오니까 커피도 맛있는 거지......' ㅎㅎ ..
한가위, 엄마에게 가는길~ 명절 음식도 하지않는 명절분위기 안나는 명절, 어제 산청에서 올라온 동생은 엄마가 좋아하는 동태전과 코다리. 무 간장조림, 글고 잡채와 도라지나물을 만들어왔다. 나는 도가니탕을 끓이고 송편을 사는 것으로 명절 음식 끄읕~ ㅎㅎ 아침 일찍 도가니탕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엄마 도시락을 요양원으로 고고~ 너무 일찍 출발해 엄마 시간맞추려면 휴게소에서 좀 놀다가야겠다는 옆지기 말이 끝나자마자 밀리기 시작하는 차량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명절인데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안밀리면 좀 글찮아~ ㅎㅎ 허허실실 수다를 떨며 엄마 점심시간에 맞춤해서 요양원에 도착했다. 할머니이~, 모자 쓴 모습이 꼭 몽골사람 같아요. ㅎㅎ 나름 오랜만에 작은딸 식구들(사위랑 두 손주랑)과 막내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