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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2020년 10월1-2일, 엄마 (한가위 풍경1)

babforme 2020. 10. 6. 22:06

추석날 아침,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안흥으로 출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나라 말씀이 귀를 간지르지만 차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휴게소도 패스하며 달려간다.

 

 

10월 1일 밤

안흥에서 본 한가위 보름달 - 참 맑고 크다.

 

 

열매를 맺기 시작한 메밀

 

괴산 호국원으로 아버지가 이사하신 뒤

아버지가 22년간 계시던 터에 뿌려놓은 메밀이 잘자라 있다.

 

 

그 터에 함께 한 산부추- 참 곱다.

 

 

아버지가 본채에 이어 두번째로 지은 행랑채 마루에 큰오빠가 까페?를 하나 차렸다.

외양간과 헛간 그리고 작은 방과 마루가 있던 행랑채는 자식들 다 자라 대처로 나가고

아버지도 돌아가신 뒤 거의 폐가처럼 버려져 있었다.

그랬던 행랑채에 묵은짐들이 정리되고 까페가 들어섰다.

엄마와 함께 하는 주말마다 커피 냄새 그윽한 해바라기를 즐긴다지.

 

 

 

행랑채 마실마루까페

 

가을이면 아버지랑 짚을 섞은 흙으로 갈라진 벽틈을 메우곤 했었다.

산골의 겨울준비는 그렇게 시작되었었지.

칼바람 숭숭 들어올 구멍을 흙으로 막고, 장작을 패 행랑채 처마밑에 쌓으면,

엄마는 김장을 하고 겨울준비는 끝이 났다.

그 행랑채, 이제 군데군데 흙이 떨어지고, 반질거리던 마루는 땅으로 꺼져 내렸다.

 

 

 

10월 2일

 

오늘, 햇살 좋은 오후에 오빠가 만든 까페에서 아흔둘의 엄마는 막내딸과 커피를 마신다.

 한가위라 멀리있던 자식들이 오고 고요하던 집은 두런두런 행복한 얘기소리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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