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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아들과 함께 먹는 인도 음식

babforme 2022. 3. 20. 16:52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흔들어놓은지 세해째, 그에 따라 큰아들의 재택근무도 세해째에 접어들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바이러스 하나가 우리 삶의 형태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놀라운 시대를 살고 있다.

나름은 살림살이를 좀 한다 생각이 들던 젊은 날엔 아이들은 학교에, 옆지기는 직장에 있어 밥할 일이 드물더니

이제 나이 들어? 살림살이가 재미없어진 때 날마다 세남자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게 아이러니다.

어쨌든 오늘은 아들이 점심을 사기로 했다.

'세상은 넓고 음식은 많은데 오늘은 엄마가 안드셔 본 음식을 시켜볼까요? 맨날 먹던 것만 먹음 재미없잖아요.

인도커리에 찍어 먹는 난이 맛있어요. 탄두리 치킨도 맛있고.....엄마 이제 향신료하고도 좀 친해져야지 안그래요?'

아들은 코로나 때문에 맘대로 여행도 못하는 시대, 음식으로라도 여행을 떠나보자며

지난번 멕시코와 중남미 음식에 이어 오늘은 인도음식을 주문한다.

그래, 좋다! 가고 싶은 여행지 중 한곳인 인도, 존날이 오면 훌쩍 뱅기를 탈수도 있을테니

그날을 위해 미리 함 먹어보자!  

 

요렇게 배달이 왔다.

40여분 기다려 음식들이 배달되고 아들이랑 밥상머리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인도이야기~  

우리가 인도음식 하면 떠올리는 특유의 향이 짙게 녹아있는 커리, 난이나 탄두리치킨은 펀자브 지방 음식.

인도음식점에서 서비스되는 음식들 대부분이 인도북부, 펀자브 지방 음식일껄~

무굴제국(1526-1857 약330여년간 인도 반도에 있던 이슬람왕조)시대엔 하나였던

펀자브지방이 현재는 파키스탄과 인도로 나뉘어 있다.

무굴이 아랍어로 몽골이란 뜻이니 무굴제국은 어떤 식으로든 몽골과 연결이 되어 있으렷다!

징기스칸의 13촌인 투루크계 유목민 티무르가 몽골의 후예를 자처하며 거대제국을 세웠다가 사분오열되고 

티무르의 5대손인 페르시아인 바부르가 인도 갠지스강 유역을 정복하고 델리를 수도로 하여 무굴제국을 세웠지.

정리하면 바부르는 티무르의 후예이고, 티무르는 몽골의 후예이니 무굴제국은 몽골제국이 되는 것~ ㅎㅎ

이 무굴제국의 샤자한이 아그라에 세운 사랑하는 아내의 무덤, 타지마할을 보는 것이 인도에 가고 싶은 이유였다면

이제 무굴제국의 또 다른 도시 라호르가 궁금해 가보고 싶은 나라에 파키스탄을 줄세운다. 

동인도회사를 앞세운 영국의 식민지배에 결국 이 거대한 제국이 멸망(1857년)하는데,

하나의 펀자브지방이었던 인도북부가 1971년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 펀자브로 나뉜 것은

오랜기간 인도를 지배한 이슬람(무굴)과 변방이 된 힌두교가 대립하는 가운데

종교 갈등을 부추기며 식민지배를 공고히 한 영국의 작업 때문인거지.

우리가 우리 맘대로 남북으로 나누어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펀자브지방 - 파란색 물줄기 5개, 인더스강 본류와 4개의 지류

펀자브(Punjab=Punj :5 + ab :물)는 페르시아말로 5개의 강이란 뜻이래.

인더스강 본류에 더하여 4개의 지류가 흐르는 곳이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았겠지. 

물은 생명이니 사람들은 물이 많은 곳에 모여살며 문명을 이루는 거고.

세계4대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이 꽃핀 펀자브 지방,

물이 많으니 농토는 비옥하고 밀을 비롯한 농작물은 또 얼마나 풍부했겠어?

이를 기반으로 발달한 음식문화 속에서 인도를 대표하는 향이 강한 커리, 난이나 탄두리 치킨 같은 음식들을 나온 것! 

 

버터. 갈릭, 플레인 난, 딸기. 플레인 라씨, 탄두리치킨과 세종류의 커리

탄두리 치킨 : 인도 북부지방 요리로 가장 잘 알려진 인도 음식중 하나.

요거트와 레몬, 칠리, 각종 향신료(가람마살라)에 재운 닭고기를 탄두르라는 전통 진흙 화덕에서 구워낸다.

 이 화덕에서 구운 닭고기라 탄두리 치킨이라 부른다.

 

처음 본 탄두리 치킨은 비주얼이 그닥 맛있어보이지 않았다.

묘하게 거부감 드는 붉은 색에 군데군데 검게 탄 뻣뻣해 보이는 닭고기 - 예의상 작게 한 조각을 뜯어 맛을 본다.

내입이 저렴한 탓인지 그럭저럭 먹을만하다는 생각~! ㅎㅎ

 

라씨 : 인도의 요거트인 다히에 물과 향신료를 넣어만든 달콤한 음료

 

아들은 딸기를 나는 플레인 라씨를 먹는다. 일반 요거트보다 좀 묽은 달콤한 요거트음료다.

달콤해서 그런지 이건 맛있다. 

 

지라라이스-세상에나~ 저 길죽한 밥알을 좀 보소. 마치 00같아~

지라라이스 : 큐민씨앗과 다양한 향신료로 지은 인도식 쌀밥.

1. 기름두른 팬에 큐민을 넣어 소금간을 하고 바스마티(인도쌀)를 넣은 뒤 물을 부어 약 5분간 끓인다.

2. 바스마티를 물에 끓여 익힌 뒤 기름두른 팬에 큐민과 소금을 넣고 익혀놓은 쌀을 넣어 볶는다.

 

바스마티는 힌디어로 '향기나는'이라는 뜻.

길쭉하고 찰기가 없는 쌀에 큐민씨앗을 넣어 볶은밥을 커리와 먹으니 이것도 먹을만하다.

나름 향료에 적응하는 중? 아님 울나라 식당에서 우리 입맛에 적당하게 향료의 양을 조절했을지도~

코로나19가 우리를 건드리기 몇 해 전 1달간의 인도여행으로 강제 다요트했다며

피골이 상접해 나타났던 지인이 생각나 혼자 쿡쿡 웃는다. 

난 아무래도 그 정도는 아닐 것 같다는 좋은 예감! 

 

램티카마살라, 채소커리, 버터치킨

램 티카(양 살코기)마살라 : 각종 향신료에 재운 양고기를 탄두르 화덕에 구워 마살라 소스로 조리한 커리,

닭고기를 넣으면 치킨 티카 마살라.

마살라(masala)-인도의 혼합향신료(양념)이며 식물의 뿌리나 줄기, 잎, 열매에서 추출한다.

땅이 넓은만큼 향신료의 종류와 배합법에 따라 마살라 종류도 많다.

인도북부요리는 향료를, 남부요리는 신료를 주로 쓴다니 기회가 되면 견줘봐도 좋을듯~! 

버터치킨(=치킨마크니) : 인도 북부 지방의 대표적인 커리, 각종 향신료, 생강, 마늘 양념에 재운 닭고기를

토마토소스, 크림, 버터, 요거트와 함께 조리한 약간 매콤한 커리. 

 

버터치킨은 의외로 내겐 좀 매웠다.

채소커리와 램 티카 마살라에 지라라이스를 비벼먹으니 나름 괜찮다.

 

: 밀가루 반죽을 탄두르 화덕에서 구운 납작빵으로 빵을 뜻하는 페르시아말 '넌'에서 비롯되었다.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형태의 빵으로 인도, 터키, 시리아, 이란,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여러 민족들이 주식으로 삼고 있다.

플레인 난-일반적인 난

버터 난-플레인에 버터를 더한 난

갈릭 난-플레인에 마늘을 더한 난

 

꼭 엄마가 칼국수 할 때 잘라 아궁이불에 구워주던 국수꼬다리 닮은 플레인 난을 순한? 채소커리에 찍어 먹어본다.

오~ 질기다. 

배달하면서 걸리는 시간 때문이었는지 쫀득쫀득이라기보다 질긴 쪽으로 훨씬 기운다.

이가 안좋은 내게는 좀 힘든 빵! 그래도 일단 세 가지 난을 모두 맛보긴 해야지~ ㅎㅎ

아들은 난을, 나는 지라라이스를 커리와 함께 먹으며 아쉬운 인도여행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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