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동창회? - 6월 25일 더 프라자 호텔 22층 본문
오랜 동무 아들이 혼인을 한다.
크게 서울 갈일 없이 살다가 동무 아들 혼사 참석차 오랜만에 복잡한 서울행,
웬만한 거리는 걷고 먼곳은 차를 가지고 다니니 거의 탈일 없던 지하철을 타고 가볼까?
여러 노선이 겹치는 역사에서 헷갈리지 말라고 설명에 설명을 더하는 아들 앞에서
ㅍㅎㅎ~ 나는 갑자기 길눈 어두운 늙은이?
아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예식 시간 맞춤하게 시청앞 ㅍ호텔 ㅈㅅㅌ하우스에 도착!
고향에서 함께 중학교까지 다닌 동창들이 대거? 출동해 있다.
퇴직해 연금으로 편안?하게 지내는 부러운 동무도 있고 아직은 현업에서 치열하게 뛰는 동무들도 있고
건강하게 자기자리에서 잘살아내는 고마운 동무들의 안부를 서울 한복판에서 듣는다.
여행처럼 함께 모여 ㅇㅈ에서 기차타고 왔다는 동무들도 사뭇 즐거워보이고, 참 좋다!
삶의자리가 각각이라 몇몇 동무 빼고는 가깝게는 20년에서 멀게는 40여년 만에 만나 작은 동창회?가 열렸다.
같은 시에 가까이 살아도 삶의자리가 달라 일상에서 애써야 만날 수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서로 도와 시가 다른 곳에 자리잡은 동무들이 억지로라도 만날 수 있는 곳은 이런 애경사 자리겠지? ㅎㅎ
오늘 혼주 동무와 ㅁ영이, 그리고 나는 삼십 몇 년 전 가을과 겨울 몇 달차이로 혼인을 했다.
그에 따라 아이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태어났고, 엄마가 처음 된 서툰 손길에도 아이들은
이쁘게 자라나 제앞가림들 하고 가정을 꾸리니 참 고마운 일이다.
ㅁ영이 딸은 지지난해 혼인해 벌써 어화둥둥 아들 엄마가 되고, 또 한 동무는 오늘 혼사를 치루니 이제 울 큰놈만 미혼이다.
배불뚝이 셋이 나란히 걷던 삼십 몇 년 전 도시의 골목길도 그립고 생각나 ㅁ영과 ㅎㅎ 웃는다.
예식2부가 시작되며 내려졌던 암막커튼이 걷히고 시청과 덕수궁을 환하게 내려다보며 잔치상을 받는다.
식전빵과 샐러드, 스프와 메로구이까지 먹고 나니 나오는 산뜻한 자몽셔벳!
입가심 온전히 하고 스테이크를 즐기라는 것이겠지. 레드와인이 스테이크와 어우러진다. 맛나다.
스테이크랑 연결된 추억 하나!
졸업 전 사은회를 바로 이 호텔에서 했었지. 그때 처음으로 스테이크를 먹어봤어.
지금은 스테이크를 집에서 만들어먹기도 하나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스테이크는 언감생심 꿈도 못꿀 요리였지.
그때 처음 맛본 스테이크는 정말 몬맛인지 모르겠더라.
돼지고기도 거의 먹을 일이 없던 가난한 자취생에게
제대로? 익히지도 않은 작은 고깃덩어리 하나가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어.
어색한 손놀림으로 칼질을 하며 이런 걸 왜먹을까 했었지. ㅎㅎ
요즘엔 가끔씩 집에서도 요리해 레드와인 곁들여 언제든 먹을 수 있는 흔한 고기구이인데 말야~
혼인식을 아름답게 꾸며줬던 꽃들로 만든 꽃다발을 하나씩 챙겨 ㅇㅈ동무들은 기차타러 떠나고,
ㅁ영인 ㅂㄷ행 버스를, 나는 수원행 지하철을 탄다.
유리병에 꽂은 꽃다발은 거실 성모님 옆에 보름쯤 자리잡고 있다가
시들때마다 하나씩 빼서 정리하며 꼬맹이 유리병에서 오래도 버틴 꽃,
혼인식 뒤 한달이 더 지난 오늘(7월 27일)에서야 마지막 남았던 덴드로비움 팔레놉시스(작은 서양란)를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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