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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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우리 이야기~

우리집 동백이는~

babforme 2024. 3. 9. 22:51

올해 우리집 동백이는 2월23일 요렇게 이쁜 자태를 드러냈다.

늦여름부터 겨우내 아파트 베란다 한켠에서 꽃봉오릴 품어 키우다 꽃샘바람 부는건 어찌 알았는지

붉게 피어난 모습이 단아하다.

 

오~ 이뽀라~ 근데 꽃잎 바로 아래 잎사귀에 노란점 두개? 이런 깍지벌레다~

동백이에게 깍지벌레가 공격을 시작했다.

아쉬운대로 베란다 창으로 들어오던 바람을 맞고 깍지잡는 약으로 샤워도 하던 따슨날이 지나

겨우내 닫힌 작은 베란다는 깍지벌레가 살아남기 좋은 계절~!

무릇 살아있는 생명체는 바람과 햇살, 더위와 추위, 비와 눈같은

때에 따른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부대껴 살아내야 건강하지.

스스로 움직일수 없는 식물들은 더더구나 어머니인 땅에 뿌리내려 살아야 하는데......

 화분이라는 작은 틀에 애써 가두어놓은 내가 미안하네.

 

나름 햇살 따스한 오늘, 맘잡고 동백이를 살핀다.

초록잎 뒷면에 다다닥 숨어 있는 깍지벌레들, 잎자루와 줄기 틈새, 꽃받침아래까지 안끼어있는 곳이 없다.

이런이런~ 질기고 질긴 깍지벌레의 생명력,

없애려는자와 살아남아야하는 벌레의 싸움?에서 나는 언제나 패자~?

 

오늘 내가 잡은 깍지벌레 잔해들~
꽃받침에도 붙어있는 깍지벌레, 벌레를 잡아주다 실수로 떨어뜨린 동백꽃봉오리

잎사귀 하나 하나 들추며 깍지잡이에 나선다.

옛날 아버지가 내복 솔기솔기에 잘도 숨어있던 이를 잡아주던 것처럼

잎사귀와 잎자루와 꽃봉오리 틈새를 살피고 살펴 손톱으로 긁어 잡아낸다.

깍지를 잡다 실수로 떨어뜨린 막 피어나던 동백이 한송이~

이런~ 가지에 붙어 보이지 않는 꽃받침 아래단에 깍지가 잔뜩 붙어있다.

약을 뿌려도 능히 숨어 버티는 이런 자리가 넘치고, 밀랍질의 껍질에 숨어버리니 깍지가 계속 살아남는거~

소소한 자연인 깍지벌레와 사람인 내가 늘 싸우고 있으나 아무래도 승자는 깍지벌레다.

봄,여름, 갈에 바람을 쐬주고, 틈틈이 손톱으로 잡아내고, 약과 물로 번갈아 샤워를 시켜도

베란다 문이 궂게 닫히는 겨울 한철을 나면 저렇듯 질기게 살아남아 내 이쁜 동백이를 겁탈하는 깍지가

올해도 이겼다.

벌레를 잡아내고 겨울을 난 기념으로 물샤워를 시키는 것으로 오늘 동백이 살피기 끝~

날씨가 좀 더 따뜻해져 창문을 열게 되면 약으로 다시 샤워를 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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