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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야기

엄마면회-큰오빠네랑 나랑

babforme 2024. 10. 18. 15:59

점심먹고 1시에 엄만테로 출발, 평소보다 10분 정도 늦었네.

오늘은 엄마가 얼마나 엄마의 시간을 잊으셨을까~

길가로 늘어진 나뭇가지들도 쳐내고 중앙 분리대와 소음방지벽도 교체하느라

고속도로 여러 구간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엄만테 달려간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

요양원에서 큰오빠, 큰올케 언니를 만나 엄마를 함께 본다.

엄마는 누가 왔을까 묻는 딸에 모른다고만~ 

더하여 네? 네~ 응, 응 만 반복하다 가져온 그거나 달라신다.

 

맛있게 두유커피를 드시고,
큰아들의 쓰담쓰담을 눈감고 즐기시는 건가?

지속적으로 사라지는 엄마의 기억을 건져올리려 애쓰는 자식들에게 

엄마는 힘들다고 하지 말자시고...... ㅠㅠ

그래요~ 엄마, 많이 힘들고 속도 상하지?

자식들이 하는 말에 적당한 대답도 생각나지 않고, 보이지도, 잘들리지도 않는 세상에서

그래도 오가던 동문서답 엉뚱발랄한 이야기도 이제는 오가기 힘들어 웃을 일이 없네.

엄마의 힘이었던 큰아들을 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를,

지금 이 순간이 엄마가 가장 많은 기억을 가진 시간이라는 걸 그래도 애써서 축복해요.

내일은 또 그만큼 엄마의 기억들이 사라져 있겠지요.

많이 슬프지만 마구 슬퍼하진 않을게요.

 

마무리 기도

30분 남짓 엄마랑 함께 보낸 시간을 마무리한다.

아직 성호경은 잊지않았으니 그것도 또 고마운 거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늘에 계신.....아버지의 나라가.....악에서 구해주소서....아멘!

띠엄띠엄 엄마의 주모경이 마무리되고 우리는 다음주를 약속한다.

'엄마~ 잘가!' 인사해야지 하는 딸 말에 '잘가~' 기계적으로 작별하는 엄마!

 

집으로 돌아가는길

하늘 반쯤 걸려 미쳐 석양이 못된 햇살이 멈춰있는 차 위로 쏟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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