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리바람이 불면~
칠보산 2017. 5. 16. 칠보산 2017. 5. 16. 국수나무 장미과 Stephanandra incisa 수원의 서쪽에 있는 칠보산은 이름처럼 이쁘다. 칠보산은 수원과 안산과 화성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조선시대 수원부읍지에는 치악산으로 기록이 돼있다. 수원지명총람에 따르면 칠보산은 원래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수탉, 호랑이, 절, 장사, 금의 8가지 보물이 있어 팔보산이라 불렀는데, 한 장사꾼이 황금수탉을 가져가버려 그뒤부터 칠보산으로 부르게 되었다다고 기록돼 있다. 봄이 무르익은 5월에 칠보산에 다녀왔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섶에 덤불을 이룬 꽃무리가 바람에 흔들린다. 국수나무꽃이다. 국수나무는 전국의 숲에 흔하게 자라는 낙엽 떨기나무다. 빛이 잘드는 경사지대, 길가, 숲안 또는 가장자..
팔달산 화성 성곽 뒤에 무리져 곱던 멍석딸기 2017. 5. 23. 멍석딸기 장미과 Rubus parvifolius L. 햇살 좋은 5월의 나른한 오후에 팔달산을 오른다. 행궁주차장을 지나 상수리나무 옆 계단길을 걸어 팔달산으로 오르는 길은 잠깐 숨을 돌리고 싶을 만큼의 오르막이다. 그 오르막길 중간쯤에서 성신사를 보게 된다. 성신사(成神祠)는 화성 성역이 완료되는 시기에 정조의 특별 지시로 짓게 된 사당으로, 이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화성을 지키는 신을 모시는' 사당이다. 정조는 이 사당에 '화성성신 위패'를 봉안할 때, '우리 고장을 바다처럼 평안하고, 강물처럼 맑게 하소서!' 라는 축문을 직접 지어 하사할만큼 성신사를 중요하게 여겼다. 이렇듯 뜻깊은 성신사가 일제강점기에 헐리고 말았다. 그뒤 생..
올봄 극심한 봄가뭄을 이기고 피어난 자주개자리, 우시장천 2017. 5. 24. 자주개자리 콩과 Medicago sativa 곡정초등학교 옆으로 '우시장천'이라 부르는 작은 실개천이 흐른다. 1978년, 전국 3대 쇠전으로 명성이 높던 수원 우시장이 도시화에 밀려 곡반정동으로 옮기며 그 이름으로 불렸을 작은 개천이다. 이 작은 개천은 1996년 수원소시장이 문을 닫고, 물길이 끊어졌다가 커다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중수도를 활용해 다시 만들어졌다. 2012년인가 처음 우시장천을 보고 이 척박한 곳에 누가 깃들여 살게 될까 걱정 아닌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그 기우도 잠시, 지금 그곳은 자주개자리와 벌노랑이, 토끼풀같은 콩씨네 집안 들풀들이 다른 많은 풀꽃들과 사이좋게 어깨를 마주한 채 살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