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면회 (36)
소소리바람이 불면~
지난 5월, 요양원 면회가 가능해지면서 엄마랑 1박2일 계획이 세워졌다. 엄마가 계신 요양원에서 멀지않은 꽃뜨루(꽃이 핀 들: 뜨루 - 들의 강원도 사투리) 펜션에서 설에도 불가능했던 엄마와 외박을 하기로...... 나름 바쁠 손주들은 빼고 엄마의 아들딸들과 배우자들만 함께하는 자리, 꼭두새벽에 산청에서 길을 나선 동생이 10시쯤 도착했다. 같이 교중미사에 참례한 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2시에 꽃뜨루로 출발~! 제라늄과 작약과 인동덩굴이 흐드러진 펜션은 아담하고 이뻤다. 주차를 하고 급히 높이가 좀 낮은 작은오빠차로 엄마를 모시러 작은오빠와 남편과 요양원으로 고고씽~! 4시에 모시러가기로 했는데(그렇게 얘기된 걸로 나는 알고 있었다.) 4시가 살짝 넘었으니 엄마가 기다리시겠다 싶어 마음이 바쁘다. 가벼..
금지됐던 면회가 풀려? 요양원에 계시던 엄마를 시작으로 삶의자리 곳곳에서 돌아가며 차례로 확진된 코로나19에 자가격리 끝내고 후유증도 나름 갈앉은 자식들이 그동안 못한 면회를 간다. 엄마는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 두달 넘게 찾지않는 자식들에 여타의 사정을 알수도 이해 할 수도 없어 노여웠을 엄마가 웃는다. 울엄마 무쟈게 바빴겠네~ 6일새 자식들이 세번이나 찾아왔으니......
큰아들이 몇 년간 손놓고 있던 운전을 좀 해야겠다고 엄마차로 연습 좀 하잖다. 그래, 이제 운전을 좀 해야겠지, 진작에 운전에 진심을 보였던 작은아들은 아빠나 엄마대신 운전을 할만큼 능숙해졌는데...... 첫날 : 예전 연습하던 차가 많지 않은 곳을 찾아 '앞으로 가기, 뒤로 가기' 몇번으로 워밍업! 몇 년만에 운전대를 잡은 아들이 우당탕퉁탕 초보티를 낸다. 조수자리에 앉아 쫄깃거리는 심장으로 '아들~ 아들!' 외치며 혼자 브레이크도 잡고 엑셀도 밟는다. 좀은 한갓진 길을 찾아 밤밭청개구리 공원 근처 아파트 단지 한바퀴 돌고 달려온 해우제, 주차장에서 간단히 주차연습도 하고 경수산업도로를 거쳐 집으로~ 한시간의 운전연습 무사히 끄읏~! 두번째: 처음 운전대를 잡은 날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연습하다 몇년..
생일이 엄마랑 같은 날이라 엄마자식들이 함께 준비한 생신상에 내 생일 숟가락도 하나 더 올렸던 까닭에 지난해까진 내 생일도 제법 떠들썩했었다. 그런데 올해 생일은 아주 조용하다. 엄마가 1월 초 어쩔 수없이 요양원에 입소한 뒤 코로나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 간신히 엄마생신에 면회 살짝 하는 것으로 요양원과 얘기 끝내고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 이제 큰아들이 차려준 생일 점심을 먹고 엄마 생신 챙겨드리러 큰언니랑 안흥에 간다. 아침은 식구 모두 늘 하던대로 과일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출근, 재택하는 큰아들이 밤에 미리 끓여놓은 미역국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차렸다. 엄마 자식들이 성장해 일가를 이룬 뒤 엄마가 빠진 오롯한 내생일은 처음, 큰아들이 차린 생일 점심상을 받으며 마음이 텅 빈 것 같다..
세번째 면회(1.21) 뒤 설(2.1)과 맞물리는 상황이라 면회를 미뤘다. 그래, 금요일에서 3일이 더 지나는 상황이니 그때 온식구들 같이 엄마를 보면 되겠지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사이 코로나19 변이종 오미크론은 퍼지고 또 퍼지며 확진자 몇 만명을 넘나들고~ '이러다 면회 안되는거 아냐'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불안감! '설'이라고 막내가 올라왔다. 삼송으로 가기전 울집에 들러 선물을 풀어놓는다. 커단 사과 한박스와 세상에나 곱디고운 수세미, 막내의 맘고생이 수세미에 어려 코끝이 아프다. 마음의 준비를 할새도 없이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시고 자식들 모두 맘고생, 몸고생이 크다. 어쩔수 없었다는 우리 모두의 당위 앞에서 결국 스스로를 향한 분노를 어쩌지 못해 체하고 토하고, 못먹고 몸져눕고 그렇게 시간을 꼭꼭..
화욜 엄마를 요양원으로 떠나보낸 뒤 오빠네서 한밤자고, 수욜 오전 세딸들은 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막내 차열쇠 찾으러 급하게 안흥다녀와 저녁먹고 막내가 산청으로 떠났다. 온몸 온맘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깊은 울음, 힘든 시간이 흐른다. 그냥 이약 저약 먹고 혼미하게 자고 또 자고, 울고 또 울고 머리로는 끄덕여지는데 가슴에선 애써도 안된다. 어지럼증을 견디며 식구들 밥은 줘야지 상을 차리며 내목에선 자꾸 걸리는 밥, 그렇게 힘든시간 버티는 중 식구 톡에 올라온 글하나, 그동안 엄마를 보살펴주던 요양 선생님이 보낸 글, 멀리 있는 피붙이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훨 나음을 이 톡에서 본다. 나는 엄마에게 일주에 3번 못갈게 분명한데 요양선생님은 1주에 3번 면회를 약속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울엄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