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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엄마에게 가는 길, 오늘은 용인쯤에서 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몇 주째 계속 공사중이라 도로 어디를 또 공사한다니 때가 되면 뚫리겠지. 하긴 이 엄청난 차량들이 1년 365일 쉴새없이 수십년을 달리고 달리는데 망가지지 않고 멀쩡하면 그게 더 문제겠지~ ㅎㅎ 오늘 엄마는 정신줄을 많이 놓으셨지. 멍하니 딴청에 대답도 시큰둥~ 좋아하는 커피를 드려도 '맛있네' 한마디로 끝내신다. '커피를 주는거 보니 딸이 온게로구만~ 맞아, 커피주는 딸이 왔는데 그 딸이 누구야? 작은 딸, 작은딸이 누구냐고? ㅁ수긴가? 엄마 몬쏘리, ㅁ수긴 막내딸이고.... 긍가? 엄마 1주사이에 일케 다 잊어버렸어? 몰라~ 바보조총이어서 그래. 왜 바보조총이 됐는데? ......' 아니, 오늘 왜 이러심까? 그동안 동문서답 수다에 아무..
오늘 엄마 컨디션 쾌청이라는 큰오빠네 전언~ 커피도 맛나게 드시고 이쁜 큰며느님과 얘기도 즐겁게 나누고......
엄마에게 가는 길, 나름 후다닥 준비하고 나섰으나 때가 때인지라 동해안으로 떠나는 차들이 많이 있네. 더디게 차는 움직이고 기다릴 엄마와 돌아올 생각에 마음은 바쁘고~ 엄마는 딸이 면회왔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인사도 없이 바로 커피를 주문하신다. 'ㅁ수니왔으믄 커피 줘~ 니가 와야 커피를 먹을 수 있잖아~ 그렇게 커피를 달라고 해도 아무도 안주는데 니가 오면 커피를 줘서 너무 좋아~ 빨리 커피 줘!' ㅎㅎ 이건 뭐 딸을 기다린게 아니라 커피를 기다렸다는 야그~ '알았어요. 커피가 딸보다 더 반갑네.... 잠깐만 기다리셔. 곧 타드릴게.' 커피를 받아든 엄마는 아주 기분이 좋다. 뜨거우니 천천히 후후 불어 마시라는 딸에게 '뜨거워도 맛있어. 후후 불어 마시고 있거등~' 커피를 마신 엄마랑 맥락도 안통하는..
오늘은 작은아들이 요양원에 계신 엄마 면회를 했네. 엄마는 오늘 엄마 본가쪽으로 시간여행을 떠나셨는지 작은아들을 오라버니로 알고, 작은오빠는 엄마 오라버니 노릇하며 두유도 드리고, 커피도 드리고..... 커피 마신 엄마는 행복한 웃음을 짓다가 다리아파서 눕고 싶다며 일찍 면회를 끝내셨다네.
어제 : 앞이 안보일만큼 무섭게 쏟아지던 비-엄마에게 가려던 생각을 접는다.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자연 앞에서 겸손해 질 날이 곧 올까? 오늘 : 언제 비가 쏟아졌었나 싶을만큼 쾌청한 날씨, 하늘은 파랗다 못해 유리처럼 투명하다. 하루 늦춰 엄마에게 달려가는 길, 엄마는 저 파란 하늘처럼 오늘, 쾌청하게 딸을 맞아줄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저 파란 하늘처럼 아주 쾌청하다. 요양사 선생님이 휠체어를 밀고 나오며 '오늘 누가 왔을까요?' 묻는 말에 'ㅁ수니가 왔겠지.' 엄마는 당연한? 대답을 하신다. 오~ 오늘은 시작부터 쾌청인데......! 엄마~ 잘지냈어요? 밥은 잘드셔? 밤에 혼자 얘기 안하고 잠은 잘주무셨어? 그럼,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 하지. 아~ 글쿠나~ 잘하셨어. 잘드시고,..
점심을 먹고 후다닥 엄마에게 달려간다. 혹시 몰라 믹스커피 두개를 챙기고 달려가는 길, 오늘은 도로도 별일없이 뻥 뚫려있다. 깊숙히 잠들어 있는 엄마의 기억도 오늘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쭉 달려나오려나~?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ㅁ수기와 ㅁ수니를 헷갈려하며 한참만에야 딸이 왔다고 반기셨다. 커피소리에 얼굴이 환해지는 엄마, 엄마는 딸보다 커피를 더 반기는 건지도......ㅎㅎ 커피를 달게 드신 엄마에게 한잔 더 드릴까 물으니, '아니, 한잔만 마셔야지. 아껴야 돼. 뒀다가 내일 먹으면 되지. 니가 내일 또 줄거잖아~ 엄마 내일은 내가 여기 없는데...... 왜? 너 어디가? 울집에 가지. 가서 엄마 사위랑 손주랑 밥도 해주고...... 아~ 그렇구나. 니가 여기 안사는구나. 근데 어디갈라구? 집에 간다구~..
엄마는 요즘 커피 한잔이면 세상 아주 행복하다. 큰오빠네가 엄만테 간 토욜에도 이쁜 큰며느라기가 타준 커피에 '아~ 맛있다'며 세상 가장 행복한 엄마가 되어 커피를 즐기셨다네.
이러구러 바쁘게 한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이 아니면 엄마에게 못가고 한주가 넘어갈 상황, 아들과 부지런히 점심을 챙겨먹고 서둘러 은행일까지 보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별일없이 신나게 달려가는 길, 여주 근처에서부터 차가 많아지더니 급기야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이게 몬일이래? 어쩔~ 여주 좀 지난 곳에서 도로정비중이라며 중부내륙이 갈라지기 전 4개 차로를 1개 차로로 운영하고 있었던 것! 에고~ 이러다 엄마 저녁시간 때문에 면회가 제대로 안되는 거 아녀? 마음은 바쁜데 길은 꽉막혀 차는 움직이지 않고 엄마에게 도착했어야 할 시간에 아직도 여주~ 다행히 공사구간을 지나며 길이 열려 열심히 달렸으나 3시 38분에서야 가까스로 요양원 도착!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그냥 기분이 좋다. '누가 왔을까요?' 휠체어를..
오늘은 작은오빠네가 엄마를 찾았다. 울엄마 이번주엔 계탔네. 화욜엔 언제나 그리운 막내딸이, 토욜엔 큰아들 내외가, 일욜엔 작은아들 내외가 엄마를 면회하고, 엄마가 그토록 좋아하는 커피도 일주에 세잔이나 마셨으니...... 기분좋은 엄마는 주기도문도 여러번 하셨다지. 근 한달여 엄마는 몸?도 마음?도 아주 쾌청하다. 근데 묘하게 가슴 한켠 자리하는 두려움?의 실체는 뭘까?
일주만에 커피 한나 싸들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오늘 만나게 될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 오늘도 흐린 정신으로 심드렁하니 면회실로 나오시려나?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의외로 쾌청하다. 늘 감고 있던 눈도 번쩍 뜨고 지난주와는 다르게 숸 딸이 왔구나 바로 알아도 보고...... 이런저런 일주간의 안녕을 주고받다가 열심히 기다리는 커피시간~ '너도 마셔~' 처음으로 같이 커피를 마시자 권하던 엄마는 커피를 마시며 사뭇 행복하다. '지난주엔 엄마 커피 마시면서 손을 많이 떨더니 오늘은 안떠네. 무서운게 없나보지. 그러니가 안떨겠지.' 엄마는 무심하게 진담같은 농담을 던지고 ㅇㅎㅎㅎ 기분좋게 웃는다. '상식이 왔었어요? 아니~ 근데 왔었는데 내가 까먹었는지도 몰라~ 날마다 까먹기만하거등...... 영자가 델꼬 왔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