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엄마 이야기 (178)
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랜만에 콩탕을 끓였다. 무청 우거지를 잘게 다지고 돼지등뼈를 함께 넣고 푹 끓여 살을 발라냈다. 엄마가 드시기 괜찮겠다싶어 끓인 콩탕, 엄마 입맛에 맞으려나 혼자소리 하며 그릇에 담는다. 다행히 엄마가 싫다소리 안하고 잘드셨다. 10월 29일, 엄마 엄마는 그냥 오지 몰 이리 만들어와 돈을 쓰냐고 난리다. 기분내킬 때 지멋대로 훌쩍 찾아왔다 무심히 가버리는 딸 살림을 걱정하는 엄마다. 잘 안보이는 눈으로도 혼자 잘 버티는 엄마를 자식들은 너무 믿어라 하고, 가끔씩 엄마의 텅빈 옆자리를 공감하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하는 못난 딸을 어떻게 할까~!
추석날 아침,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안흥으로 출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나라 말씀이 귀를 간지르지만 차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휴게소도 패스하며 달려간다. 안흥에서 본 한가위 보름달 - 참 맑고 크다. 괴산 호국원으로 아버지가 이사하신 뒤 아버지가 22년간 계시던 터에 뿌려놓은 메밀이 잘자라 있다. 그 터에 함께 한 산부추- 참 곱다. 아버지가 본채에 이어 두번째로 지은 행랑채 마루에 큰오빠가 까페?를 하나 차렸다. 외양간과 헛간 그리고 작은 방과 마루가 있던 행랑채는 자식들 다 자라 대처로 나가고 아버지도 돌아가신 뒤 거의 폐가처럼 버려져 있었다. 그랬던 행랑채에 묵은짐들이 정리되고 까페가 들어섰다. 엄마와 함께 하는 주말마다 커피 냄새 그윽한 해바라기를 즐긴다지. 행랑채 ..
어버이날 1주 앞서 엄마에게 간다. 지난번 잘드시던 포도를 다시 고른다. 아삭한 참외를 좋아하셨는데 드실 수 있을까? 오렌지와 견줘 고민하다 참외를 더한다. 엄마가 못드심 마실 할머니들이 드시겠지....... 아흔둘의 엄마는 이도 눈도 허리도 다 망가졌다. 아흔두해를 아낌없이 쓴 몸은 나날이 사위어가고...... 그렇게 우리는 이별을 준비하는지도 모른다. 아침에 달려가 고작 점심 한끼 사드리고 돌아오는~ 이번엔 늘 모시고 함께 하던 동네 할머니들도 안계신다. 웬일로 엄마는 걍 우리끼리 가자 하시고~ 우리대신 옆에서 엄마를 챙겨주는 이웃사촌아들 부부가 추천한 밥집으로 간다. 육회비빔밥, 갈비탕과 한우탕, 그리고 한우육개장 엄마랑 멀리 산청에서 달려온 막내와 우리 네식구, 초등학교 후배이며 엄마 이웃사촌아들..
작은올케언니가 속초여행길에 찍은 사진들~ 뿌잉뿌잉~ 이쁜 장난질!!! 설날에 이렇게 엄마랑 엄마자식들이랑, 자식들의 자식들이랑 같이 온 여행, 행복한 엄마의 웃음이 빛이 난다.
맛있게 밥을 먹고 2부 순서는 이쁜 찻집에서 차 한잔 하기~ 년전에 선생님들과 워크샵 뒤 들렀던 행구동 빵공장-무쟈게 유명하다-이 생각나 빵공장 추천~ 그러나 빵공장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차를 댈 수 없고 행구동 제일 꼭대기 치악산 기슭에 있는 치마바우라는 까페로~ 엄마 생신에 함께 한 식구들이 까페로 들어가고 있다. 자연스레 세 그룹으로 자리가 나누어지고~ 엄마와 엄마의 자녀 그룹 엄마의 결혼한 손주들- 엄마의 증손(4명) 그룹 결혼은 했으나 아이(증손)가 없는 엄마의 손주와 미혼의 손주들 그룹 연한 커피는 마시기 좋았다. 그리고 손주와 증손들 할머니 생신축하 선물 증정 차례 서열별로 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재밌다. 대학생(맏증손-5월에 군대를 간대나~ 세월 참 빠르다.) 증손은 예쁜조끼를 준비..
올해로 아흔 둘 되신 울 엄마 생신 모임을 이곳에서 한다. 동생네가 제일 먼저 도착하고 뒤이어 우리가 도착, 작은오빠네가 엄마를 모시고 오고 다음에 큰오빠네 식구들, 마지막으로 결혼하여 중등, 고등, 대학생을 둔 손주들이 도착하며 1부(?) 시작~ 어떻게 앉을까? 먼저 도착한 우리들이 자리를 지키고~ 웬만큼 도착해 예약석이 차고~ 솔반 정식, 솔반 특정식, 솔반 스페셜 정식의 3가지 메뉴 중 우리는 특정식으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 표고탕수, 샐러드, 잡채, 해파리냉채, 감자전 호박죽과 해물누룽지탕 명이나물 보쌈 어탕수(열기=불볼락) 참치회 무침 새우요리 찹쌀소고기 튀김과 코다리 강정 얌얌얌 먹는 요기까지가 요리~ 이제 밥이 나올 차례!!! 맛있는 솥밥과 오삼불고기, 된장찌개 5가지 밥 반찬..
5월, 어버이날 5월, 방배동 큰언니네랑 엄마랑 밥먹다. 둔내 한우집이었던가~ 큰언니가 어버이날 밥 쏘다. 8월, 엄마랑 동네 아줌마들 같이~ 긴 세월을 함께 한 몸은 구석구석 삐걱거리고, 우리는 그렇게 유한한 시간을 산다. 밥을 기다리는 동안 서리가 내려앉은 머리와 굽은 등이 마음에 짠하게 들어온다. 밥먹고 돌아가는 길, 주차장이 참으로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