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엄마 이야기 (178)
소소리바람이 불면~
큰오빠네가 엄마면회를 가셨네.이번주는 내가 못갈 것 같아 맘이 불편했었는데 잘됐다.오늘 엄마의 얘기주제는 쌀이었다는데......그래~ 끊임없이 쌀 타령을 하셨겠지.엄마 가슴 속에 각인된 쌀은 배고팠던 때의 기억이 뒤섞여 아마도 참 아픈 얘기였을 거야~
큰오빠네가 엄마를 보러 간 토욜 오후, 엄마의 시간 속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죠. 메밀부침개 하실 수 있다더니 해달라니 묵묵부답~ ㅎㅎ 그래도 컨디션 좋아서 구구단도 외고, 주기도문도 외고 두유커피도 맛나게 드셨다니 다행인 날이 또 지나간다.
일찌감치 투표를 끝내고 시간이 된다는 큰아들과 엄마 면회를 간다.지난주 큰오빠네랑 겹치기 면회 때 엄마는 나름 컨디션이 좋았는데......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손주와 딸을 맞이하실까? 오오~ 면회실로 나오시는 엄마는 예사롭지 않다. 이미 잔뜩 흥분한 모양새~번쩍 뜬 눈은 엄마의 과거 어느 한순간과 현재를 뒤섞어 오간다.오늘, 아무래도 엄마의 시간여행을 따라잡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할듯하다. '엄마~ 누가 왔을까? 글쎄요, 누가 왔을까요? 목소릴 잘 들어봐요.엄마 목소리 들으면 누군지 안다고 했잖아~ 글쎄 누가 왔을까? 딸이 왔나? ㅁ수니~.맞아 딸이 왔지. ㅁ수니도 오고 또 누가 왔을까? 누가 왔는지 말해봐라~엄마 손주 ㅁ철이가 같이 왔지. ㅁ처리도 같이 왔어?'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엄마..
엄마에게 가는 길, 출발시간이 평소보다 30여분 늦어졌다.지난 면회 때 많이 흥분해 방방 뜨던 엄마가 오늘은 어떤 모습이려나~?열심히 달려 새말 톨을 빠져 나오면서 빨강색 차 한대가 계속 앞서 달린다.혹시 오빠넨가? 지난해에도 한번 면회가 겹친날이 있었는데......요양원 근처에 다왔을 때 오빠 차인가 싶던 빨강차는 그대로 달려갔는데, 요양원에 들어서니 빨강차가 또 있네. ㅎㅎ얼러리여~ 이번엔 진짜 오빠네 빨강차다.또 한번 겹치기가 된 엄마면회! 울엄만 좋겠네~ 엄마는 이미 큰아들, 큰며늘아기와 담소중이다.큰며늘아기가 오늘은 ㅁ수니가 되어 애기중이었는데 다시 ㅁ수니가 왔다니 놀라는 엄마~ ㅎㅎ'아니 ㅁ수니가 또 왔어? 커피 한잔 밖에 안먹었어. 근데 맛이 이상해꺼등~ 그래서 ㅁ수니..
이러저러 바쁜 때라 엄마 면회가 늦어졌다. 오늘 시간을 내지 않으면 2주를 넘길 것 같아 시간을 살핀다. 지난주 월욜에 가고 오늘이 29일 금욜이니 열하루만에 가는 거네. 울 구역 성체조배 담당시간이 9-10시라 엄마 면회시간을 맞출 수 있어 참 다행이다~ 2주 연속 달달구리 두유를 살 수 없던 시골 편의점을 믿을 수 없어 준비한 16개들이 두유 한상자, 집에서 뜨끈하게 뎁혀 보온병에 담으니 엄마에게 갈 준비가 끝났다. 면회실로 나오는 엄마는 또 한참 흥분하신 것 같다. 지난 18일 막내와 면회왔을 때의 그 모습, 오늘 엄마는 '병아리'에 꽂히셨다. 휠체어를 밀고 나오시는 사무장님과 병아리 얘기를 수도 없이 하신다. '엄마 딸이 왔는데, 어떤 딸이 왔을까? ㅁ수니가 왔겠지. 근데 너 병아리 모이 줬니? ..
오늘 큰오빠네가 엄마보러 가셨네. 두유커피 맛나게 드시고 숫자놀이(51-100까지 세기) 잠깐 하셨대요. 그리고 주님의 기도 잘하시고 허리아프다고 일찍 들어가셨다네요. 이제 점점 남아있는 힘을 소진하고 계신 엄마~ 월욜 병원정기검진으로 숸에 온 동생과 엄만테 갔을 땐 면회실로 나오면서 완전 흥분(?)상태, 한시간이 넘도록 당신만의 세상에서 나오시질 않더니 오늘은 평소 모습을 보이시네. 아마 월욜 억지로 방에 들어가셔서도 그 상태가 계속되었음 잠을 못주무셨을지도.....
년전 고관절 수술 뒤 정기검진차 병원에 온 동생이랑 엄만테 간다. 병원에서 바로 출발하려던 계획은 휴대폰을 깜빡한 내 기막힌 정신머리에 어그러지고,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 챙겨 다시 출발~ 지난번 면회, 누가 젤로 보구싶으냐 딸이 묻자 내새끼 다보구 싶지~ 하던 엄마에게 다른 새끼 하나 더 델구 달려간다. 이런~ 근데 달달한 두유를 커피라고 맛나게 드신지 꽤 된 엄마에게 드릴 두유가 편의점에 없다. 지난번에도 없어서 꿀물을 대신 드렸더니 이번 커피는 맛이 읎어 그만 먹을래 하셨는데..... 하여 꿀물과 달지 않은 두유를 함께 섞어드리기로 했다. 면회실로 나오는 엄마는 등장부터 평소와 다르다. 늘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고, 먼 허공을 살피시는 엄마는 이미 어딘가에 생각이 꽂혀 한참 흥분한 상태~ 한쪽을 향..
오늘은 큰오빠네가 면회를 갔다네. 어제보다 오늘은 엄마 컨디션이 좋은 상태, 한시간이나 면회실에 머물렀다는 전언~ 두유커피도 한병 순삭하시고 숫자놀이도 50까지 잘세셨다는~ 다행이다. 큰아들네가 가서 기분이 좋으셨나보다. ㅎㅎ
엄마에게 가는 길, 봄을 타는지 천근만근인 몸, 망설이다 안되지 싶어 출발준비를 했으나 늦어진 시간~ 운전하는 내내 흐릿한 머릿 속과 무거운 눈꺼풀, 오늘 참 이상하다. 왤케 힘이 들지? 전재, 엄마에게 가는 길에 가장 높은 산마루턱을 뚫어만든 터널을 지나 매화분교가 있던 곳, 암생각없이 운전을 한다. 온몸이 땅으로 꺼지는 느낌으로 기계적으로 잡고 가는 운전대, 뒤에서 경찰차가 앵앵 난리다. 힘들어죽겠는데 저 경찰차는 왜 또 난리야. 안흥 터널을 지나서야 문득 내게 멈추라는 신혼가 하는 생각! 뭐지? 왜 그러는 거지? 갓길에 차를 세우고, 경찰이 달라는 면허증을 꺼낸다. '좌회전인데 왜 신호무시하고 달렸어요? 경찰차가 뒤에서 달리는데도 그냥 신호를 무시해요? 거기 사고 많이 나는 곳이예요. 사고나면 어떻..
일주만에 엄마에게 간다. 오늘은 첫째 목요일, 어쩌면 엄마 봉성체를 하겠다 싶어 부지런히 달려가는길~ 그러나 날짜가 바뀌었는지 두달 연속 봉성체 소식이 없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누가 왔는지 모른다네. 목소리를 들어도 모르고 이름을 얘기해줘도 모르고, '보들보들~'얼굴을 만져주며 누굴까? 물어도 '우르우르 합!'은 하면서도 누군지 모르겠다네. 이런 낭패~ 모르겠음 누군지 함 보게 눈 좀 떠봐유~ 딸 목소리에 눈 떴어~ 번쩍 눈을 뜨시네. ㅎㅎ 보이지도 않는 눈을 뜨고 우린 서로 무엇을 보려는 걸까? 딸이 왔다고는 하는데 엄마는 그 딸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딸에게 들은 이름을 말하면서도 그딸이 지금 엄마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 딸인지 그냥 맥락없는 소리기호인지 알수가 없다. '엄마 이름은 뭐야? 내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