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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늘은 3월 첫날, 삼일절이며 설 뒤에 온 꿀같은 연휴가 시작되는 날, 내일모레 음력으로 1월 23일이 되는 3월3일이 엄마 생신이지만 여러 일정들이 있어 이틀 먼저 엄마 생신을 챙겨드리기로. 황금같은 연휴, 식구들 일정이 각각이라 시간이 된다는 ㅁ누기랑 둘이 가기로 했는데, 옆지기가 일정을 바꾸었다고 같이 간단다. 미역국을 끓이고 쌀밥을 하고 반찬과 과일 후식, 슴슴한 물김치국물로 엄마 생신 도시락을 싼다. 점심 혹은 간식?처럼 드리려던 엄마도시락은 명절보다 더 어마무시한 교통체증에 저녁으로 드리게 되었다는~ ㅎㅎ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시종일관 눈을 감고 계신다. 설날은 눈 번쩍 뜨고 나오셔서 면회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으시더니 오늘은 아예 눈 뜰 생각을 안하신다. 하긴 황반변성으로 중도실명하신 ..
큰오빠네 엄마 면회, 오늘도 엄마는 쾌청하셨댄다. 커피로 알고 드시는 두유와 피로회복제인가? 오늘은 두 가지 음료를 즐기셨네. 큰오빠, 큰언니~ 두분 애쓰셨어요.
큰오빠네가 엄마 면회를 간 날, 엄마는 오늘도 쾌청했단다. 젊은날 좋아하던 가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도 부르시고.....
이제 온몸이 편치 않았던 한달여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주에 한번 엄마를 보러가던 일상도 다시 시작되었고..... 설에 가고 열흘이 지나가는 시점, 잊혀져가는 엄마의 시간 속에서 딸이 오가는 일정들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겠지만 딸은 마음이 바쁘다. 비안개 자욱한 고속도로는 내내 갈길을 막아서더니 강원도로 들어서며 눈이 내린다. 면회실로 나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요양사선생님이 딸이 왔다고 말씀하신 모양~ '딸이 왔어요? ㅁ수니가 왔겠지. 아니 ㅁ수기가 왔나?' 엄마는 한껏 올라간 기분! '엄마~ 누가 왔게요? 딸이 왔잖아~ 어떤 딸? ㅁ수니가 왔구만~ 어떻게 알았어? 목소리들으면 알지. 아~ 글쿠나. 울엄마 대단한 걸~ 딸 목소리도 안잊어버리고...... ㅎㅎ 그렁가?' 엄마는 오늘 아주 쾌..
지난 1월 18일 엄마 면회 뒤, 길었던 코빅시기에도 코빅19 한번 안걸렸던 내가 감기몸살에 걸리며 꼼짝못했네. 이제야 몸이 감기몸살을 떨쳐낸 상태, 가끔식 하는 기침을 마스크로 막고 설을 맞아 3주만에 엄마에게 간다. 3주간 못간 딸을 엄마는 기억이나 할까? 새벽부터 일어나 떡국을 끓이고 엄마 점심도시락을 싸며 식구들을 깨운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컨디션 으뜸이다. 늘 감고 계시던 눈도 번쩍 뜨고, 8일, 9일 두 아들 면회에 이어 오늘까지 연속 3일을 자식들이 찾아온 걸 온몸으로 아셨는지 더이상 좋을 수 없을만큼 엄마 상태는 온전히 쾌청~! '엄마 누가 왔을까요? 응? 딸이 왔나? 딸도 오고 또 누가 왔을까? 이서방도 왔어요~ 오~ 서캐서방이 왔구나~' 사위가 이서방도 왔어요 하는 말에 엄마는 서캐..
어제 작은오빠네에 이어 큰오빠네가 설명절을 하루 앞두고 한 엄마면회~ 잘키워 건강한 일가를 이룬 두 아들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엄마를 찾았으니 울엄마 디따 좋아 컨디션 굿이란다. 참 다행이다~!
설명절을 앞두고 작은오빠네가 엄마면회를 갔다네. 두어달 이상을 거짓말처럼 커피를 잊고 계시던 엄마가 갑자기 커피를 드시겠다하셨다지.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커피가 문득 생각나셨던게야. 안줘서 못드셨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커피 안드리면 옆구리찔러가며 달라시더니~ ㅎㅎ 형제들 단톡에 올라온 글에 큰올케 언니 한말씀, 요양원 옆 편의점에서 따뜻한 두유 하나 사서 드리면 두유를 커피로 알고 맛있다며 잘드신다고~ 이제 두유와 커피맛도 헷갈릴만큼 미각도 잃으신건가~?
아버지 기일(1월 11일)을 맞아 큰오빠네랑 괴산현충원에 다녀온 뒤 작은오빠네가 괴산에 다녀왔노라 단톡에 연락이 떴다. 늘 시간에 쫓겨 함께 하기 어려웠던 ㅈ하니도 시간을 내고 모처럼만에 작은오빠네 5식구가 합체한 날? ㅎㅎ 오랜만에 장손도 보고 둘째 손부도 만난 아버지 참 좋아하셨겠다.
오늘 엄마는 큰아들과 큰며느리와 '가갸거겨' 한글공부를 하셨다네. 그 무섭다던? 전염병 코로나도 한번 안걸리고 4년을 잘버틴 내가 드뎌? 감기가 걸려 엄만테 못간 사이 그래도 큰오빠네가 엄마보러가 한글공부도 하시고..... 동백아가씨도 노래부르고 무너진사랑탑 노래에선 둠칫둠칫 어깨춤도 추셨다는~ 지난 18일 계속 주무시기만 해 걱정였는데 다시 컨디션을 찾으신것 같아 참 다행이다.
옆지기랑 엄마에게 가는 길, 먼산 위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비안개는 회색 구름을 하늘 가득 깔아놓고 길은 시원하게 뚫려있다. 면회신청하고 한참만에 나오신 엄마는 비몽사몽 정신을 못차리고 딸과 사위가 묻는 말에 잠에 취한 엄마는 '응~ 으응'으로 모든 대답을 대신하셨다. 음악을 들려드리고 어떤 얘기를 해도 순간순간 잠속에 빠져드는 엄마를 바라보다 면회 30여분만에 방으로 모셔드렸다. 걍 편히 주무시라고..... 오늘 엄마는 자식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불삼아 면회시간 내내 주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