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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막내가 엄만테 가자고 퇴근 뒤 먼 길 운전해 왔다. 글잖아 엄만테 갈 때마다 막내를 찾아 막내가 성지순례갔다가 돌아오면 같이 오겠다고 했는데 잘됐다.날 밝으면 후다닥 갔다가 점심먹고 막내는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강행군~엄만테 같이 갈거라니 다른 일정을 잡았던 옆지기도 일정을 바꿔 엄마면회에 합류한다네.걍 딸 둘이 갔다와도 되는데...... ㅎㅎ 커피를 주는 딸이 왔으니 딴소리하지 말고 커피를 달라고 옆구리찌르는엄마에게 우하하~ 웃으며 따뜻한 두유를 한잔 드린다.달달구리 두유를 달달구리 커피(인스턴트커피)라고 맛있게 드시는 엄마!그 좋아하던 커피맛도 잊으신 엄마가 애잔한 막내는 촉촉해진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고~ 휴대폰 노랫소리에 조금씩 리듬을 타는 엄마~그렇게 찾던 막내가 왔는데 오늘 엄마는 두눈을 좀체..

이러저러 일들이 겹치며 열흘만에 엄마에게 가는 길,몬일이래? 가다서다 반복하며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이 거북이가 되고...... 오늘, 면회 쉽지 않겠는걸~ ㅎㅎ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여느 때와 다르게 번쩍 뜬 눈으로이미 엄마만의 세계에서 여행중이셨다.딸의 인사에 대꾸도 없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엄마의 얘기,오늘 엄마랑 그 여행을 무사히 끝내실 수 있을까? 장 다봤다고 집에 급히 가자거나, 진숙이네 가 있으라거나, 장보러온거 어떻게 알고 데릴러 왔냐거나,말무덤쪽으로 해서 가야 물에 안빠진다거나, 운전해서 왔으면 짐 싣고 손님들 기다리니 집에 빨리 가자거나......맥락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엄마에게 잠깐 쉬게 하려 커피를 드린다.커피를 한 모금 드신 엄마는 집에 손님이 많이 오셨다고 커피대접을 하라..

어버이날 근처 큰오빠네 면회,어제 우리가 갔을 땐 나름 컨디션 괜찮으셨었는데 오늘은 아닌가 보다.무엇을 여쭤도 다 모른다고만 하셨다네.오늘 엄마의 입성은 보라돌이 패션~

어버이날을 앞두고 일정을 맞춰 울 네식구 엄마 면회를 간다.카네이션은 화서시장에서 향이 난다는 작은 화분 하나를 미리 샀다. ㅎㅎ 향이 나는 카네이션이라니~카네이션하면 떠오르는 꽃잎이 많은 빨강 겹카네이션이 아닌 우리 산천에 흔하던 패랭이에 가까운 카네이션~육종 기술은 나날이 느는데 울엄마 중도실명을 불러온 황반변성은 치료할 수 없는.......궂이 포장 따로 할 것없이 년전 선물받은 화분이 담겼던 종이 가방을 재활용한다.향기를 맡으면 눈으로 볼 수 없는 꽃을 정신마져 혼미한 엄마가 떠올릴 수 있을까? 연휴시작이라 차가 밀리려나?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출발~도로사정보면서 면회끝내고 새말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오면 되겠지~ 생각보다 길은 밀리지 않아 요양원에 두 시 좀 넘어 도착,면회실로 나오신 엄마는 우..

큰오빠네가 엄마를 보러 간 토욜 오후, 엄마의 시간 속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죠. 메밀부침개 하실 수 있다더니 해달라니 묵묵부답~ ㅎㅎ 그래도 컨디션 좋아서 구구단도 외고, 주기도문도 외고 두유커피도 맛나게 드셨다니 다행인 날이 또 지나간다.

엄마에게 간다.엄마가 커피로 알고 맛있게 드시는 두유를 보온병에 담아들고.오늘 엄마는 또 어떤 모습으로 딸을 맞아주실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요근래 가장 차분한 모습을 하고 계신다.달떠서 끊임없이 하시던 시간여행도 멈추시고 번쩍 떴던 눈도 꾹 감으신채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컨디션이다.이럴 땐 엄마가 즐기고 좋아하는 커피얘길 해야지. ㅎㅎ 무심한 엄마에게 말을 건넨다.'엄마, 누가 왔게? 글쎄요. 잘모르겠는데요. 목소릴 잘들어봐요~ 누군가 알수 있을 걸~여기 젤 많이 오는 사람, 엄마한테 커피도 젤 잘주는데...... 누굴까?아~ 딸이 왔구나~ ㅁ수니, 맞아요. ㅁ수니가 왔지. 엄마 좋아하는 커피드릴까?커피 좋지. 갖구 왔음 빨리 주지. 왜 그러고 있어? 좀 기다리셔, 지금 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잖아유~ ㅎ..

엄마에게 가는 길, 출발시간이 평소보다 30여분 늦어졌다.지난 면회 때 많이 흥분해 방방 뜨던 엄마가 오늘은 어떤 모습이려나~?열심히 달려 새말 톨을 빠져 나오면서 빨강색 차 한대가 계속 앞서 달린다.혹시 오빠넨가? 지난해에도 한번 면회가 겹친날이 있었는데......요양원 근처에 다왔을 때 오빠 차인가 싶던 빨강차는 그대로 달려갔는데, 요양원에 들어서니 빨강차가 또 있네. ㅎㅎ얼러리여~ 이번엔 진짜 오빠네 빨강차다.또 한번 겹치기가 된 엄마면회! 울엄만 좋겠네~ 엄마는 이미 큰아들, 큰며늘아기와 담소중이다.큰며늘아기가 오늘은 ㅁ수니가 되어 애기중이었는데 다시 ㅁ수니가 왔다니 놀라는 엄마~ ㅎㅎ'아니 ㅁ수니가 또 왔어? 커피 한잔 밖에 안먹었어. 근데 맛이 이상해꺼등~ 그래서 ㅁ수니..

오늘 큰오빠네가 엄마보러 가셨네. 두유커피 맛나게 드시고 숫자놀이(51-100까지 세기) 잠깐 하셨대요. 그리고 주님의 기도 잘하시고 허리아프다고 일찍 들어가셨다네요. 이제 점점 남아있는 힘을 소진하고 계신 엄마~ 월욜 병원정기검진으로 숸에 온 동생과 엄만테 갔을 땐 면회실로 나오면서 완전 흥분(?)상태, 한시간이 넘도록 당신만의 세상에서 나오시질 않더니 오늘은 평소 모습을 보이시네. 아마 월욜 억지로 방에 들어가셔서도 그 상태가 계속되었음 잠을 못주무셨을지도.....

일주만에 엄마에게 간다. 오늘은 첫째 목요일, 어쩌면 엄마 봉성체를 하겠다 싶어 부지런히 달려가는길~ 그러나 날짜가 바뀌었는지 두달 연속 봉성체 소식이 없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누가 왔는지 모른다네. 목소리를 들어도 모르고 이름을 얘기해줘도 모르고, '보들보들~'얼굴을 만져주며 누굴까? 물어도 '우르우르 합!'은 하면서도 누군지 모르겠다네. 이런 낭패~ 모르겠음 누군지 함 보게 눈 좀 떠봐유~ 딸 목소리에 눈 떴어~ 번쩍 눈을 뜨시네. ㅎㅎ 보이지도 않는 눈을 뜨고 우린 서로 무엇을 보려는 걸까? 딸이 왔다고는 하는데 엄마는 그 딸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딸에게 들은 이름을 말하면서도 그딸이 지금 엄마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 딸인지 그냥 맥락없는 소리기호인지 알수가 없다. '엄마 이름은 뭐야? 내이름은..

오늘은 3월 첫날, 삼일절이며 설 뒤에 온 꿀같은 연휴가 시작되는 날, 내일모레 음력으로 1월 23일이 되는 3월3일이 엄마 생신이지만 여러 일정들이 있어 이틀 먼저 엄마 생신을 챙겨드리기로. 황금같은 연휴, 식구들 일정이 각각이라 시간이 된다는 ㅁ누기랑 둘이 가기로 했는데, 옆지기가 일정을 바꾸었다고 같이 간단다. 미역국을 끓이고 쌀밥을 하고 반찬과 과일 후식, 슴슴한 물김치국물로 엄마 생신 도시락을 싼다. 점심 혹은 간식?처럼 드리려던 엄마도시락은 명절보다 더 어마무시한 교통체증에 저녁으로 드리게 되었다는~ ㅎㅎ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시종일관 눈을 감고 계신다. 설날은 눈 번쩍 뜨고 나오셔서 면회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으시더니 오늘은 아예 눈 뜰 생각을 안하신다. 하긴 황반변성으로 중도실명하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