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풀꽃과 동무하기 (487)
소소리바람이 불면~
표범나비와 고려엉겅퀴 강원도 안흥 2017. 10.5. 고려엉겅퀴 Cirsium setidens 국화과 엄마는 나물밥을 잘 해주셨다. 콩나물밥, 무나물밥, 시레기밥, 김치밥...... 먹여야 할 입은 많고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그때, 먹을걸 늘리는 좋은 방법이 나물을 넣거나 나물과 함께 물을 많이 붓는 것이었다. 양념간장과 김치 한보시기로 차리는 간단한 밥상! 강원도는 논보다 산지에 딸린 밭이 훨씬 더 많다. 쌀보다 감자나 옥수수 같은 밭작물이 주가 되는 농사에서 배고픈 봄을 나는 데는 막 돋아난 산나물만한 것이 없었다. 그런 나물밥 중에 곤드레밥이 있다. 곤드레나물밥은 횡성보다는 좀 더 산이 깊은 영월이나 정선, 태백지역에서 주로 먹었다. 정선 아라리 한구절, '한치 뒷산에 곤들레 딱쥐기 마지메 ..
곡정초 2015. 4. 20. 곡정초 2015. 4. 20. 자운영 Astragalus sinicus 콩과 곡정초에서 이 사진을 찍기 전까지 이름만 알고 있던 꽃이다. 따뜻한 아열대가 고향인지라 추운 겨울을 나야하는 곳에서는 살지 않는다. 하여 추운 강원도에서 자란 내가 자운영을 못봤던 것은 당연했다. 곡정초 수업 준비차 모니터링을 갔던 날, 운동장 옆 작은 화단에 수줍게 웃고 있던 꽃, 그날 사진을 끝으로 자운영은 곡정초에서 사라졌다. 자운영이 몇 포기 있던 화단도 새로 짓는 교사 터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자운영은 가을에 싹을 티워 이듬해 여름까지 사는 해넘이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뿌리부분에서 여러개로 갈라져 다발을 이룬다. 잎은 어긋나며 작은잎이 9-11쌍이 모여 달린 홀수깃모양겹잎이다. 꽃은 4-6..
조원동 2016. 5. 14. 팔달산 2017. 4. 27. 지칭개 Hemistepta lyrata 국화과 팔달산 기슭에서 오롱조롱 달려있는 꽃망울을 보았다. 세상에나~ 이렇게 정교할 수 가...... 야무지게도 꽃잎을 그러안았다. 지칭개는우리나라 들녘에 아주 흔하게 보이는 터주식생종으로 해넘이 한해살이풀이다. 전국의 묵정밭이나 빈터, 초지, 길가, 경작지 둑, 양지바른 곳 어디든 가리지 않고 건조한 환경만 아니면 잘자란다. 봄이 되면 로제트 한 가운데에서 속이 빈 줄기가 나와 60-80cm정도 자란다. 잎은 초가을부터 싹이 트기 시작해 로제트 형태로 겨울을 난다. 이 로제트 형태의 잎은 꽃이 필 무렵이면 없어지는데 잎 뒷면에 하얀 솜털이 빽빽히 나 있다. 줄기에 달리는 잎은 서로 어긋나며 부드럽다. 꽃..
경기과학고 2016. 5. 8. 경기과학고 2016. 5. 8. 경기과학고 2016. 5. 8. 경기과학고 2016. 5. 8. 소나무 Pinus densiflora Siebold & Zucc. 소나무과 아주 어릴 적 기억 하나; 설이 되면 엄마는 여러 종류의 다식을 만들곤 하셨다. 송화다식도 그중 하나였다. 송화다식은 소나무꽃 가루로 만드는 데 노랑색이 고왔다. 지금도 봄이 되면 송화가루가 날려 온통 노랑 가루를 뒤집어쓴 산천을 보며 때때로 그 시절로 돌아가보곤 한다. 약간 쌉쏘롭하기도 하고 소나무냄새가 상큼했던 송화다식! 엄마는 어느 틈에 받아 두셨는지 모르게 갈무리해 두었던 노랑 송화가루와 콩가루, 검정깨가루, 쌀가루로 다식을 만드셨다. 다식은 쌀, 콩, 깨 같은 곡물 가루나 송화 가루를 꿀과 조청..
경기과학고 들풀학습원 2014. 4. 11. 율전동 2015. 4. 8. 율전동 2017. 3. 28. 율전동 2017. 3. 28. 할미꽃 Pulsatilla koreana 미나리아재비과 할미꽃은 무덤가를 좋아한다. 양지바르고 습하지 않은 무덤가가 살기에 안성맞춤인 까닭이다. 어린시절 동무랑 뛰어놀던 뒷동산엔 햇살 좋은 작은 무덤이 몇 기 있었다. 그곳에 흐드러지던 할미꽃은 아이들의 좋은 놀잇감이었다. 보송보송 솜털에 잔뜩 뒤덮힌 꽃잎으로 서로를 간지르기도 했고, 꽃잎이 지고 난 뒤 하얀 긴 털을 날리는 열매를 머리빗겨 묶어주기도 했다. 할미꽃은 전국의 양지바른 산지나 산기슭, 무덤가에 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식물체 전체에 솜털이 빽빽히 나며, 한뼘 정도의 크기로 자란다. 뿌리에서 모여난 아래의 작은 ..
율전동 2017. 6. 5. 2019. 5. 6. 팔달산 찔레꽃 Rosa multiflora Thunb. 장미과 찔레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찔레꽃이 피면 완연한 봄이니 모든 생명체들이 살기 좋은 때다. 꽃벼룩도 때를 알고 찔레꽃 품에 안겼다. 어릴적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찔레 새순을 꺾어 먹으면 달짝지근 맛이 있었다. 지금 아이들이야 넘치는 먹을 거리에 눈도 주지 않을 것이지만, 땅에서 솟아 나오는 굵은 새순은 십리길은 예사로 걸어 학교에 다니던 산골아이의 좋은 간식이었다. 그 생각에 함께 모니터링 나간 선생님들에게 새순을 꺾어 껍질을 까준다. 달짝지근 어린시절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찔레는 장미과의 낙엽지는 키 작은 나무다. 전국 산비탈이나 농경지 언저리, 하천가나 농촌들녘 길가, 양지, 반음지에 잘자란..
수일여중 길섶 2016. 9. 30. 오호라~ 이 친구는 끝이 다섯이 아닌 여섯갈래로 갈라졌네! 풍선같은 도라지꽃봉오리 청보랏빛 별 같은 도라지꽃~ 도라지 Platycodon grandiflorum (Jacq.) A.DC. 초롱과 성당가는 길 옆 양지바른 둔덕에 누군가 도라지 몇 뿌리를 심어놓았다. 텃밭 아닌 텃밭에 곱디고운 도라지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도라지꽃은 단아하다. 위에서 보면 청보랏빛 별 같기도 한 이쁜 꽃...... 엄마가 도라지 캐오라 밭에 보내면 몇 뿌리 캐놓고 한껏 부푼 도라지 꽃봉오리를 풍선처럼 터뜨리며 놀이에 빠지곤 했다. 그렇게 캔 몇 뿌리의 도라지는 나물로 그날 밥상에 올라왔고, 그 도라지 나물을 먹던 아이는 자라서 이제 밭이 아닌 시장에서 껍질 까 하얗게 단장한 도라지를 사먹는..
광교산 2017. 4.17. 줄딸기 Rubus oldhamii Miq. 장미과 광교산엔 참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줄딸기도 그 중 하나다. 상광교지역 생물다양성 조사에 갔다가 봄햇살 퍼지는 계곡 근처에서 만난 친구다. 연분홍 꽃잎이 수줍은 듯 배시시 웃고 있는게 참 이뻤다. 줄딸기는 낙엽활엽 덩굴식물로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전국 산기슭과 계곡에 자생한다. 추위에 강하고 도심지나 해안지방에서도 잘 자란다. 줄기는 줄처럼 옆으로 뻗어나간다. 1년생 가지는 붉은 빛이 돌고 하얀 가루로 덮여있다. 잎은 어긋나며 깃꼴겹잎으로 작은 잎이 5-9개, 잎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새가지 끝에 하나씩 달려 연분홍으로 핀다. 꽃대 길이는 3-4cm로 가시가 있다. 열매는 투명한 빨강색으로 여러개가 모여..
매듭풀 Kummerowia striata Schindl. 콩과 화성 주변을 걷다가 잔디사이에서 앙증맞은 꽃 한송이를 보았다. 땅바닥에 바싹 붙어 잘도 자랐다. 매듭풀이다. 매듭풀은 농촌길가나 초지, 척박한 곳이나 양지 전국 어디든 퍼져 살고 있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가늘어도 단단해 사람들 발길에 밟히기 쉬운 곳에서도 잘산다. 줄기 전체에 아래를 향한 털이 나 있다. 잎은 작은 잎 3개가 모여 하나를 이루는 겹잎으로 어긋난다. 잎맥이 V모양으로 선명하며, 잎을 찢으면 V모양으로 찢어진다. 꽃은 8-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한 두 송이씩 연한 홍색으로 핀다. 수술 10개에 꽃잎에도 맥이 있다. 열매는 둥근 꼬투리열매로 1개의 씨앗이 들어있다. 매듭풀의 속명 쿰메로비아는 독일 식물학자Schindler가 폴란드..
관곡지 2016. 7. 18. 연꽃 Nelumbo nucifera Gaertn. 수련과 불현듯 연향이 맡고 싶었다. 천형처럼 주어진 삶의 무게를 감당하려 무진 애를 쓰던 날들이었다. 그렇게 달려갔던 곳, 관곡지! 은은한듯 진하게 코끝을 스치던 연향, 눈물이 났다. '애많이 썼어. 잘버텨 온 날들을 축복해. 지금처럼만 걸어가자.' 관곡지는 시흥시 향토유적 8호로 지정된 이 연못으로 조선 세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농학자였던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연꽃을 들여와 관곡자에 심은 뒤, 연꽃이 널리 퍼지면서 근방을 '연성'이라 부르기도 했다. 연성동이나 연성초등, 중학교 이름이 모두 관곡지에서 비롯되었다. 관곡지는 강희맹의 후손들이 관리하고 있으며, 관곡지를 중심으로 3만평에 이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