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기도 (10)
소소리바람이 불면~

오늘 엄마는 또 어떤 모습으로 딸과 만날까? 만날 때마다 새로운 엄마의 세상~ 엄마는 면회실로 나오면서부터 기분이 좋으시다. '유춘자씨, 오늘 기분 무쟈게 좋네요~ 모가 글케 좋아요? 우리딸이 나보러 왔는데 좋지. 니가 와서 너무 좋아~ 내가 너만 기다리잖아...... 딸이 오는게 뭐가 그리 좋은데? 재미있잖아~ 니가 오면 떠들레 재미있는 소리 마이 하잖아~ 아~ 글쿠나, 딸이 오면 엄마랑 수다를 많이 떨어 엄마가 좋구나~ 응, 안심심하니까~' 그래, 엄마가 많이 심심하실거야~ 보이지 않는 눈과 잘들리지 않는 귀,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몸, 바쁜 요양사선생님들이 엄마만 살펴줄 수는 없을테니...... '그리고 또 모가 좋아? 니가 커피갖고 오잖아~ 내가 너 오기만 기다린다니..... 딸..

비가 내린다. 오늘 엄마에게 가는 길은 비속에 젖어있다. 고맙게도? 옆지기가 엄만테 같이 간다고 연차를 내었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으로 많은 옆지기, 오늘은 엄마가 어떤 답을 하실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성당형님이 울엄마 생각하며 사왔다는 한살림 쌀과자, 손톱만큼 떼어 드리니 오물오물 드시고 다른거 그만주고 커피를 달라신다. ㅎㅎ 대단한 커피마니아 울엄마~! 엄마랑 나누는 계절이야기, 비가 온다고 했더니 '그럼 추워지겠네~' 하신다. 그래요~ 엄마, 비그치면 추워질거야. '추워지는 때를 모라하지? 추워짐 겨울이지~ 울엄마 잘아네. 추워짐 겨울이지? 겨울엔 비가 아니라 뭐가 오더라~? 겨울엔 하얀눈이 펑펑와서 소복소복 쌓여~ 울엄마 오늘 으뜸! 생각잇기를 아주 잘했어~ 상으로 모줄까? 상? 커피..

오늘 엄마 컨디션 쾌청이라는 큰오빠네 전언~ 커피도 맛나게 드시고 이쁜 큰며느님과 얘기도 즐겁게 나누고......

어제 : 앞이 안보일만큼 무섭게 쏟아지던 비-엄마에게 가려던 생각을 접는다.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자연 앞에서 겸손해 질 날이 곧 올까? 오늘 : 언제 비가 쏟아졌었나 싶을만큼 쾌청한 날씨, 하늘은 파랗다 못해 유리처럼 투명하다. 하루 늦춰 엄마에게 달려가는 길, 엄마는 저 파란 하늘처럼 오늘, 쾌청하게 딸을 맞아줄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저 파란 하늘처럼 아주 쾌청하다. 요양사 선생님이 휠체어를 밀고 나오며 '오늘 누가 왔을까요?' 묻는 말에 'ㅁ수니가 왔겠지.' 엄마는 당연한? 대답을 하신다. 오~ 오늘은 시작부터 쾌청인데......! 엄마~ 잘지냈어요? 밥은 잘드셔? 밤에 혼자 얘기 안하고 잠은 잘주무셨어? 그럼,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 하지. 아~ 글쿠나~ 잘하셨어. 잘드시고,..

이러구러 바쁘게 한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이 아니면 엄마에게 못가고 한주가 넘어갈 상황, 아들과 부지런히 점심을 챙겨먹고 서둘러 은행일까지 보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별일없이 신나게 달려가는 길, 여주 근처에서부터 차가 많아지더니 급기야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이게 몬일이래? 어쩔~ 여주 좀 지난 곳에서 도로정비중이라며 중부내륙이 갈라지기 전 4개 차로를 1개 차로로 운영하고 있었던 것! 에고~ 이러다 엄마 저녁시간 때문에 면회가 제대로 안되는 거 아녀? 마음은 바쁜데 길은 꽉막혀 차는 움직이지 않고 엄마에게 도착했어야 할 시간에 아직도 여주~ 다행히 공사구간을 지나며 길이 열려 열심히 달렸으나 3시 38분에서야 가까스로 요양원 도착!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그냥 기분이 좋다. '누가 왔을까요?' 휠체어를..

지난주엔 막내(6일)부터 시작해 큰오빠네(10일), 작은오빠네(11일)까지 엄마가 면회로 바쁜주였지. 이번주엔 내가 주 후반에 실실 엄만테 간다. 이번주도 계속 쾌청하시려나? 오늘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요근래와는 아주 딴판이다. '누가 왔게요? 몰라요.' 시큰둥한 엄마, '유춘자씨~ 네. 유춘자씨 맞아요? 예, 유춘자 맞아요. 아~ 그렇군요. 유춘자씨, 그럼 저는 누굴까요? 몰라요. 정말 몰라요? 네, 누군지 몰라요. 그럼 김ㅁ수닌 알아요? 김ㅁ수니요? 김ㅁ수니가 난가? 유춘자랑 김ㅁ수니가 같은 사람예요? 아닌가? 잘모르겠네.' '에이~ 어떻게 유춘자가 김ㅁ수니예요. 유춘자는 엄마고 김ㅁ수니는 딸이고...... 이제 생각이 좀 나요? 그릉가? 목소릴 들어보니 우리딸 같기도 하고~ 에고~ 이러면 제가 섭하..

담주에 엄만테 같이 가자던 큰언니랑 담주가 된 오늘, 엄만테 간다. 근데 이번엔 큰형부도 같이 가신다네. 오우~ 승차감 좋은 언니네 고오급 세단을 타고 간다니 형부는 힘들겠지만 나는 아싸~다. ㅎㅎ 엄마가 계신 요양원 정원은 키큰 소나무와 붉은단풍나무 아래 향기 짙은 작약도 피고 늘씬한 데이지도 피어나며 파란 하늘아래 제법 그럴듯하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오늘도 쾌청하다. 큰딸과 큰사위도 왔다니 사뭇 기분이 좋은 엄마는 사위 이름도 바로 기억해내고...... 뒤이어 자식들 이름도 '모였더라 모였더라' 열심히 생각하며 묻는대로 천천히 기억소환! ㅎㅎ 어렵사리 손주들 이름을 말하다가 뜬금포로,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은경이 이름이 그렇게 생각이 안나더라고~'. 누워서 자식. 손주들 이름을 기억하려해도 자꾸..

일주만에 커피 한나 싸들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오늘 만나게 될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 오늘도 흐린 정신으로 심드렁하니 면회실로 나오시려나?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의외로 쾌청하다. 늘 감고 있던 눈도 번쩍 뜨고 지난주와는 다르게 숸 딸이 왔구나 바로 알아도 보고...... 이런저런 일주간의 안녕을 주고받다가 열심히 기다리는 커피시간~ '너도 마셔~' 처음으로 같이 커피를 마시자 권하던 엄마는 커피를 마시며 사뭇 행복하다. '지난주엔 엄마 커피 마시면서 손을 많이 떨더니 오늘은 안떠네. 무서운게 없나보지. 그러니가 안떨겠지.' 엄마는 무심하게 진담같은 농담을 던지고 ㅇㅎㅎㅎ 기분좋게 웃는다. '상식이 왔었어요? 아니~ 근데 왔었는데 내가 까먹었는지도 몰라~ 날마다 까먹기만하거등...... 영자가 델꼬 왔었는..
우리 지역 성당청소가 있는 날! 3층 대성전과 계단참까지 꼼꼼히 쓸고 닦고 소독제로 손잡이며 계단난간까지 닦아내는 걸로 마무리~ 코로나 때문에 수업들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며 특고자인 나는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수업일정과 성당 일정이 맞지 않아 청소같은 봉사는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의도치 않은 실업상태는 또 다른 면에선 긍정적이기도 했다. 우리구역은 특성상 어르신들이 많은 상황, 많이 힘드실텐데도 기쁘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제 코로나로 멈춘 일상을 되돌아보며 이 참에 모든 수업을 접으리라 생각을 굳힌다. 코로나 시국이라 간식을 나눌수도 함께 점심을 먹을 수도 없다. 잠깐 숨을 돌리고 돌아가는 상황 공지도 받고 그리고 끝~ 코로나가 빨리 잡혀 별일없..
헌혈증서와 상품권 gs상품권으로 산 음료수 성당교우님이 갑자기 많이 아프다고 톡에 뜨고, 성당으로 연락이 왔다. 혈액형 B형, 교우님들의 긴급 지명 헌혈이 필요하다고~ 마음은 컸지만 젊은피가 필요한 상황, 씁쓸하게도 내피는 더 이상 젊지 않다. 집에서 가까운 헌혈센터를 찾아 큰놈이 헌혈을 하고 왔다. 친구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헌혈하고 받아온 상품권으로 음료수를 사왔다. 음료수 색이 선명하다. 교우님이 헌혈이 더 필요하지 않게 건강찾아서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