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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을 자꾸 둘러보게 된다. 요며칠은 책장을 다시 정리해 책장 한 칸을 비웠다. 책 첫 속장에 써놓은 책사는 '변'도 읽어보며 혼자 실실 웃기도 했다. 그때 그때 얼치기 철학이 들어간 메모들이 재밌다. 고등학교 때부터 끼니를 굶으면서도 사들였던 책들이 3000여권 정도. 이사할때마다 이삿짐센터 님들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던 책들을 끌어안고 살다가 몇년전부터 정리하기 시작해 이제 700여권으로 줄였다. 쓸만한 책들은 도서관에도 기증하고, 너무 오래돼 누렇게 변하고 맞춤법도 바뀐 책들은 아깝지만 재활용으로 묶어 내놓았다. 내가 사는게 아니라 짐이 살고 있는 우리집, 정리 좀 더하자. 참 많이도 가지고 있는 내 삶이다.
1. 정리 하나 (2020. 9. 16.)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멈추게 했다. 이런 애매한 분위기로 거의 한해를 애써서 버티는 중~ 이웃에게 혹시 모를 민폐가 될수 있다는 생각에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꼭꼭 눌러 다잡는 요즘이다. 오늘, 갑자기 오오래 들추지 않던 사진첩을 꺼내들었다. 구석구석 안보이게 자리를 차지한 채 집을 좀먹는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또 한구석 차지한 채 숨어있던 사진첩이 눈에 띈 것! 사진첩엔 젊은 아낙과 어린 아들들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아아~ 우리에게 이런 때도 있었구나, 잊고 있던 유년의 내 아이들과 그만큼 젊은 사진첩 속의 내가 그립다.' 웬만큼 자란 아이들로 사진이 바뀐 사진첩 뒷부분, 아주 낡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오~ 엄마랑 아이들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