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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리바람이 불면~
옆지기랑 엄마에게 가는 길, 먼산 위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비안개는 회색 구름을 하늘 가득 깔아놓고 길은 시원하게 뚫려있다. 면회신청하고 한참만에 나오신 엄마는 비몽사몽 정신을 못차리고 딸과 사위가 묻는 말에 잠에 취한 엄마는 '응~ 으응'으로 모든 대답을 대신하셨다. 음악을 들려드리고 어떤 얘기를 해도 순간순간 잠속에 빠져드는 엄마를 바라보다 면회 30여분만에 방으로 모셔드렸다. 걍 편히 주무시라고..... 오늘 엄마는 자식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불삼아 면회시간 내내 주무셨다.
지난주엔 내내 일정이 애매하게 꼬여 있어 결국 엄마에게 못가 무거운 마음~ 이번주에도 일정이 애매해 억지로라도 엄마에게 갈수있는 날은 내일뿐이라....... 오늘 아침 내일 엄만테 가자는 옆지기 말에 선뜻 대답을 못했는데, 그런데 오늘 큰오빠네가 엄마면회를 갔다네. 엄마가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 엄마는 여러모로 쾌청하셨다네. 사진에도 쾌청해보여 좋다. 그래도 내일, 열일을 제쳐두고 엄만테 다녀와야 내할일 다하는거라 맘이 편하겠지...... ㅎㅎ
번개1 - 2023. 12. 22. 아주 오랜만에 번개를 쳤다. 무심하게 그냥 알아서 잘살다가 어쩌다 연락이 닿았고 반갑게 만난 그것을 우린 번개라고 이름붙였다. 지난해 연말 문득 날아온 문자 하나, ㄷㄹㅅ형님이다. '시간되면 같이 얼굴보자. 오늘 00시까지 ㅎㄹㄴ형님네로~!' 1-2년에 한 두번 생존만 확인하다 언제 함 보자로 마무리됐었는데...... 드뎌? 우리 '만남'? 서로 다른 삶의자리에서 충실한 날들, 얼굴 한번 맞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지런히 볼 일 끝내고 달려간 ㅎㄹㄴ 형님댁에 곧이어 도착한 ㄷㄹㅅ형님, 오잉~~ 근데 ㄷㄹㅅ형님 혼자가 아니네. 옴마, 놀라워라~ 생각지도 못했던 정ㄷㄹㅅ형님과 이ㅁㄹㅌ형님을 중간중간 픽업한 ㄷㄹㅅ형님의 작품! 그렇게 우리는 오늘, 교구를 떠난 십..
미사모 정모가 있는 날, 날씨도 좋은 오늘 오랜만에 동탄으로 달려 간다. 기세 좋게 내비가 가라는 대로 잘 달려왔는데 오잉~? 요기가 아니라네. 오늘 우리가 갈 곳은 남도연프리미엄인데 여기가 아닌겨? 동탄에 남도연이 또 있었다니..... 내비야 어케 된거니? cgv건물로 들어오면 남도연이 있다고 했는데 내비가 길안내를 종료한 남도연엔 cgv가 읎다. 이런~ 어쩔~ 티맵이나 카카오맵은 아직 써보질 않았고......ㅠㅠ 큰길로 나와 아날로그로 행인에게 묻는다. 여기 cgv가 어딨어요? 그렇게 찾아간 cgv 건물은 레이크꼬모 쇼핑몰, 지하2층으로 내려오라는 2동탄주민 ㄱ라라 형님 말쌈에 지하2층 입구를 찾아 그 넓은 주차장을 돌고 또 돌고~ 애초에 없는 지하2층을 찾아 헤맸으니 당연 못찾을 수 밖에~ ㅎㅎ 결..
엄마간식으로 두유와 바나나, 삶은고구마와 카스테라를 아주 조금씩 챙긴다. 오늘, 엄마는 무엇을 드시겠다하려는지...... 첫목요일이라 엄마 봉성체가 있으려나 싶어 시간맞춰 달려갔는데 성당에 무슨 사정이 있어 이번달은 봉성체가 없나보다.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오늘은 지난주에 견줘 얼굴표정도 밝고 나름 쾌청하다. 저물고 있는 엄마의 시간은 흐렸다가 맑았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오늘처럼 쾌청하기도 했다가 나날이 변화무쌍이다. 그렇게도 좋아하던 달달구리 믹스커피를 엄마는 어떻게 한순간 잊으신걸까? 커피를 마시려 딸을 기다린다던 엄마는, 옆구리 찌르며 커피를 청하던 엄마는 이제 없다. 면회실 창밖으로 쌓인 눈을 보며 엄마랑 나누는 겨울이야기~ '엄마~ 창밖엔 눈이 내려 쌓여있어. 눈은 어떻게 내리지? 눈이 왔어? 눈..
2023년 마지막 날이며 주일, 송년 뮤지컬 공연 관람으로 2023년을 보내주기로 했다. 교중미사가 끝난 뒤 잔치국수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서울가톨릭연극협회 배우들이 열연한 연극 혹은 뮤지컬?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관람! 무대는 단촐했고 소품도 단순했다. 붉은벽돌로 쌓은 벽 한면을 나타내는 '펼침막' 하나와 구두수선용 앞치마, 작업용 걸상과 수선 구두 한짝, 손님용 걸상 하나와 차가 끓고 있는 난로, 책상 위의 십자가와 성경책...... 배우들은 맛깔스런 대사와 함께 부르기 쉬운 생활성가, 따라하기 좋은 단순한 춤사위로 관객(교우들)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랑이 있는곳에 신이 있다'는 그렇게 고등동성당 무대에서 마틴의 이웃사랑을 통해 하느님사랑법을 보여주었다. 사랑하는..
2023년 올한해 또 잘보냈다. 전지모 회원들 모두 크게 아프지 않고 집집마다 별일없이 한해 잘보냈으니 고마운 일이다.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 전지모 2023년 12월 정모, 송년회인만큼 목에 힘을 좀 주기로~ ㅎㅎ 앗싸다~! 단독 건물에 나름 주차장이 넓고 가격대도 제법 ㅎㄷㄷ한 우설화에서 점심을! 맛있는 고기 뒤에 당근 냉면으로 입기심을 해야쥐~ ㅎㅎ 후식까지 야무지게 먹고난 뒤 회비에서 송년 선물로 갈비탕 2인분씩 포장하기로...... 근데 포장 25만원이 넘으면 1병에 만원씩에 판매한다는 오징어식해를 서비스로 준다네. 울방 담당 이모님 영업 멘트 한 말쌈에 '오잉~? 이게 몬일? 이건 분명 행운이야~ ㅎㅎ' 고민없이 지름신강림, 갈비탕 하나씩 추가하고 맛있는 오징어식해 한병씩 받으면 더 존거쥐 모~..
엄마에게 가는 길, 혹시 싶어 음료 두가지를 준비한다. 오늘 엄마는 어떤 컨디션으로 딸을 맞아주실까? 면회실로 나온 엄마는 아주 차분하시다. '누가 왔을까요? 딸이 왔겠지. 어떤 딸? ㅁ수닌가 ㅁ수긴가..... ㅁ수니가 왔지. 그릉가? 잘있었어요?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고 화장실도 잘가고? 그럼, 잘먹고 잘자고 다 잘해. 걱정하지 마. 에고~ 울엄마 다 잘했다니 상줘야겠네. 엄마~ 오늘 딸이 모갖고 왔을까? 몰라~ 두유하고 복숭아쥬스갖고 왔는데 모 드실려? 복숭아쥬스 맛있을거 같은데 함 드려볼까? 아니 그냥 두유줘. 두유~ 알써. 두유 조금 마셔보고 복숭아도 드시고 싶음 말해. 그럼 복숭아 쥬스도 드릴게. 싫어. 두유만 먹을래. 그래요. 두유만 드셔. ㅎㅎ' 두유 반컵을 드시고 더 안드시겠단다. '글믄 ..